한원석⁄ 2023.11.21 18:39:16
전국 40개 의과대학이 2025학년도에 최대 2847명, 2030학년도엔 3953명까지 입학 정원을 확대할 수 있다며 정부에 증원을 요청했다. 정부가 이를 모두 받아들일 경우 현재 3058명인 의대 정원은 2배 이상 늘어난 7000여 명으로 급증하게 된다.
21일 보건복지부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의과대학 입학 정원 수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전국 40개 의대 모두 정원 확대를 희망했다. 정원 확대 첫해인 2025학년도에는 최소 2151명에서 최대 2847명까지 늘릴 수 있다고 답했다. 최소 수요는 각 대학이 현재 보유한 교원·교육시설로 의학 교육이 이뤄질 수 있다고 판단한 수치로, 바로 증원할 수 있는 규모다. 최대 수요는 추가로 교육 여건을 확보할 때 희망하는 규모다.
대학들이 제출한 이후 연도별 최소·최대 증원 수요는 △2026학년도 2288~3057명 △2027학년도 2449~3419명 △2028학년도 2649~3696명 △2029학년도 2719~3882명 △2030학년도 2738~3953명 등이다.
최대 희망 정원까지 늘어나게 되면, 한 해 의대 입학 정원은 2006년부터 19년간 동결 중인 3058명에서 7011명으로 2.3배 가량 증가한다. 정부는 대학들이 실제 교육할 여력이 있는지 점검해 2025학년도 정원을 정하기로 했다.
정부는 2025학년도엔 기존 대학을 중심으로 증원 여력이 있는 대학 정원을 우선 늘리고, 2026학년도부턴 대학별로 교육 역량 확보를 위한 투자 계획 등을 따져 단계적으로 증원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의학계·교육계·평가 전문가와 보건복지부·교육부 관계자가 참여한 의학교육점검반을 구성해 대학들이 제출한 서류를 검토 중이며, 점검팀을 꾸려 현장 점검에 나선다. 이후 지역 여건과 대학의 수용 가능성 등을 고려해 2025학년도 전체 입학 정원을 결정할 예정이다.
의학교육점검반장을 맡은 전병왕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대학이 추가 투자를 통해 현 정원 3058명 대비 두 배 이상까지 학생을 수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전 실장은 이어 “정부는 수요조사 결과를 면밀히 검토해 2025학년도 총 정원을 결정하며, 확충된 의사인력이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는 지역·필수의료 정책패키지를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종로학원, “의대 집중도 더 높아질 듯”
한편 정부의 이번 의대 모집정원 조사와 관련해 이날 종로학원은 “의대 모집정원 확대에 따라 의대 집중도가 현재보다 더 높아질 수 있는 상황”이라면서 “문이과가 통합되는 2028학년도부터 이과 쏠림과 의대 쏠림 현상이 더 커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모집정원이 최대 4000명으로 늘어날 경우 의대 합격점수는 현재보다 국수탐 백분위 300점 만점 중 6.9점, 의대 지원가능권 응시자의 국수탐평균은 95.3점에서 93.0점으로 각각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른바 ‘SKY(서울대‧연세대‧고려대)’를 비롯한 성균관대, 서강대 합격권도 의대 합격권으로 진입하게 되면서 상위권 학생들의 연쇄적 상향 이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했다.
종로학원은 “내년도 의대 모집정원 확대에 따른 기대심리가 작동해 2024학년도 정시 지원부터 영향을 받아 이과 상위권 응시자의 소신 지원 경향이 나타날 수도 있다”면서 “의대 진학을 위한 상위권 이공계 대학의 반수생이 증가하고, 일부 지역대학 지역인재 전형 등의 수시 모집지원에서 현재보다 경쟁률이 크게 떨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문화경제 한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