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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마케팅③] 뷰티 기업이 캐릭터와 콜라보에 진심인 이유

캐릭터 마케팅에 진심 ‘아모레퍼시픽’, 웹툰 세계관에 제품 녹인 ‘LG생활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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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61호 김예은⁄ 2023.12.04 16:35:46

마이클 잭슨은 음악에서만 시대를 앞선 인물이 아니라 라이프스타일에서도 수십 년을 앞서간 인물인지 모른다.


그는 늙지 않는 아이처럼 살겠다는 다짐으로 1980년대 ‘네버랜드 목장 Neverland Ranch’라는 이름의 저택을 지었다. 잭슨은 약 1092만㎡에 달하는 대목장 부지를 사들이고, 이곳을 자신이 꿈꾸던 거대한 테마파크로 만들었다.


네버랜드 건설을 위한 부지 매입 시점인 1987년을 기점으로 평가할 때 무려 36년을 앞서간 행보였다. 아이처럼 살고 싶다는 욕망을 대중에 공개하고 이를 현실화한 그의 행동은 당시 사람들에겐 정상 범주의 행동이 아닌 것으로 치부됐다. 하지만 30여 년이 지난 현재, 늙지 않고 아이처럼 살고 싶다는 욕망은 오히려 시대의 흐름이 됐다.


'트렌드 코리아 2023'의 저자 김난도 교수는 현대 사회에서 나이 들기를 거부하는 피터팬들이 많아지는 흐름을 '네버랜드 신드롬'이라고 규정하고, 우리 사회의 유년화가 단지 일부의 취향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사고방식’, 나아가 ‘생활양식’이 되고 있다고 평했다.


이는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 추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일본의 캐릭터 전문 기업 산리오는 올해 상반기 매출액이 전년 대비 43% 증가한 439억엔,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49% 증가한 133억엔, 순이익은 무려 전년 대비 249% 성장한 105억 엔의 경이로운 실적 증가세를 기록했다. 산리오는 아시아, 북미, 유럽 등에 자회사를 가지고 글로벌 캐릭터 라이센스 비즈니스를 추진하는 일본의 라이센스 관련 대기업으로 ‘헬로키티’, ‘마이 멜로디’, ‘시나모롤’ 등 오리지널 캐릭터를 다수 개발한 캐릭터 전문 기업이다.


NH투자증권의 김채윤 연구원은 산리오가 2009년 이후 최고 매출액을 경신할 것으로 전망하며 특히 콜라보 상품 및 이벤트를 통한 글로벌 수요 확대, 인기 캐릭터 상품 확충을 통한 매출 증가 등을 주요 성장 요인으로 꼽았다.


현재 산리오의 지역별 매출 동향을 살펴보면, 북미에서의 라이센스 수입이 전년 대비 95%로 대폭 증가하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360%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일본 국내 매출도 전년동기 대비 42% 증가하고, 영업이익 139%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7월 글로벌 캐릭터 기업 산리오코리아와 콜라보를 통해 '갤럭시Z플립5 시나모롤 에디션' 한정판을 선보였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국내에서도 삼성전자-산리오 콜라보 '갤럭시Z플립5 시나모롤 에디션' 한정판 출시를 비롯해 세븐일레븐, 넷마블, 던킨, 이디야커피, 아모레퍼시픽 등이 산리오와 캐릭터 콜라보 상품과 굿즈를 선보이고 있으며, 스마트폰부터 염모제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다각적인 상품군에서 콜라보레이션이 두드러지고 있음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제 사람들은 더 이상 어른이와 같은 행동을 부끄러워하거나 숨기지 않으며 당당하게 표출한다. 또한 그러한 어른이들의 니즈에 걸맞게 다양한 캐릭터 콜라보 제품이 시장에 출연하며, 소비자의 지갑을 공략하고 있다.

 

'캐릭터 발굴에 진심' 아모레퍼시픽, 올해만 9종 콜라보 제품 출시


캐릭터 콜라보에서 두드러진 움직임을 보이는 기업 중 하나로 아모레퍼시픽을 꼽을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자사가 보유한 다양한 브랜드와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채로운 캐릭터와 연계시키는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며 올해에만 9가지 캐릭터 콜라보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차용한 캐릭터도 산리오부터 게임 캐릭터, 아티스트 김세동 작가의 캐릭터 작품에 이르기까지 반경을 넓히며 지속적으로 새로운 캐릭터를 발굴하고 차용하는 캐릭터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이 아모레몰에서 엔씨소프트의 퍼즐 게임 ‘퍼즈업 아미토이’ 컬래버레이션 굿즈를 출시했다고 11월 6일 밝혔다. 본 콜라보레이션에서 아모레퍼시픽은 퍼즈업 캐릭터와 테니스를 테마로 한 굿즈 3종(스포츠 타올, 아크릴 키링, 댐프너)를 선보였다. 사진=아모레퍼시픽 제공

아모레퍼시픽은 12월 4일 자사의 대표 더마 브랜드 ‘에스트라’가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 ‘오롤리데이(oh, lolly day!)’와 협업해 한정판 기획 세트와 굿즈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오롤리데이’는 삶을 더 행복하게 만드는 일상 속 아이템을 선보이겠다는 브랜드 가치를 발산하며 20·30세대를 중심으로 탄탄한 팬덤을 유지하고 있는 기업으로, 마스코트 ‘못나니즈’를 운영하고 있다.


이번 캠페인은 에스트라의 대표 제품인 ‘아토베리어365 크림’과 오롤리데이가 만나 ‘해피어 배리어(HAPPIER BARRIER)’를 테마로 진행한다. 아모레퍼시픽은 캠페인 기간 아토베리어365 크림 본품 2개, 오롤리데이의 마스코트 ‘못나니즈’의 모습이 담긴 코듀로이 파우치와 스티커를 함께 구성한 기획 세트를 선보이고, 구매 조건에 따라 머그컵과 담요 등 한정판 굿즈도 제공된다고 덧붙였다. 에스트라 제품 연구원으로 변신한 못나니즈의 귀여운 모습이 담긴 애니메이션도 공개된다.


앞서 11월 1일에는 아모레퍼시픽의 피부 장벽 솔루션 브랜드 프리메라가 아아티스트 샘바이펜(SAMBYPEN, 김세동)과 협업해 '히어로즈 시너지(HEROES SYNERGY)' 한정판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프리메라가 아티스트 샘바이펜과 협업해 '히어로즈 시너지(HEROES SYNERGY)' 한정판 제품을 출시했다고 11월 1일 밝혔다. 사진=아모레퍼시픽 제공
프리메라는 아모레성수에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며 아티스트 김세동의 감각으로 재탄생한 프리메라 캐릭터들로 꾸며진 공간을 선보였다. 사진=아모레퍼시픽 제공

프리메라는 의미 있는 사물들을 독창적인 시각으로 재해석하는 아티스트 샘바이펜과의 이색적 만남을 통해 리미티드 에디션을 선보였다. '히어로즈 시너지'라는 콘셉트 하에 브랜드와 아티스트의 협업, 브랜드 대표 제품끼리의 조화가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의미를 담았다. 여기에 홀리데이 시즌에 걸맞은 다채로운 색감과 트렌디한 감각의 그래피 아트를 패키지에 담아 소장 가치를 더했다.

이번 협업은 지난 9월 공개된 프리메라의 브랜딩 영상 '디 에볼루션(The Evolution)-씨드의 진화' 편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영상 속 배경을 포함한 주요 사물들이 캐릭터로 재탄생한 것이 특징이다. 뿐만 아니라 프리메라의 마스코트로 사랑받고 있는 '수달' 역시 아티스트만의 시각으로 재창조해 한정판 패키지에 함께 담았다.


패키지는 브랜드의 대표 슬로우 에이징 세럼이자 히어로 세럼을 한 번에 만나볼 수 있도록 구성했으며, 알루미늄 캐리어 파우치를 증정한다. 또한 파우치를 자유롭게 꾸밀 수 있는 샘바이펜의 특별한 아트워크 스티커도 함께 동봉했다.


프리메라는 12월 3일까지 아모레성수에서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며, 하나의 공간을 캐릭터 전용 공간으로 마련하기도 했다. '왓츠 넥스트(WHAT’S NEXT)'라고 명명된 팝업 스토어 내 공간은 아티스트 김세동(SAMBYPEN, 샘바이펜)의 감각으로 재탄생한 프리메라 캐릭터들로 꾸며졌다. 아모레퍼시픽은 그 공간에서 한정판 엽서로 소중한 사람에게 마음을 전할 수 있는 포스트 박스 이벤트를 진행하고, 현장 인증샷 이벤트 참여자 대상으로는 추첨을 통해 샘바이펜의 사인이 담긴 특별한 제품을 증정하며 고객 참여를 증대시켰다.


아모레퍼시픽은 11월 3일 대표 이너뷰티 브랜드 바이탈뷰티에서 다이어트 라인 베스트셀러 ‘메타그린’과 인기 캐릭터 ‘포차코(Pochacco)’가 협업해 만든 한정판 스페셜 에디션을 출시했다. 바이탈뷰티의 메타그린 X 포차코 에디션은 쉽고 건강한 다이어트를 원하는 Z세대의 활기찬 라이프 스타일을 겨냥하여 귀여운 포차코 캐릭터를 한정판 패키지와 굿즈에 담은 것이 특징이다.


바이탈뷰티는 이 밖에도 제품별로 다양한 캐릭터 콜라보 제품을 선보였는데, 4월에는 다이어트 건강기능식품 ‘메타그린 슬림업’과 인기 캐릭터 ‘마이멜로디(MY MELODY)’가 협업해 만든 한정판 스페셜 에디션을, 5월에는 수면 건강기능식품 '굿슬립가바 365'와 인기 캐릭터 '벨리곰'이 협업해 만든 한정판 에디션과 굿즈를 선보인 바 있다. 이를 기반으로 건강기능제품의 친숙도를 높이고 MZ세대의 시장 침투율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웹툰 세계관 차용' LG생활건강, 웹툰으로 신제품 앞서 공개
한편, LG생활건강은 11월 30일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닥터벨머에서 기능성 립케어 제품 ‘어드밴스드 핑크 립세린’을 출시하며, 이를 인기 웹툰 캐릭터와 연계시켰다. LG생활건강은 제품 런칭과 함께 인기 웹툰 ‘데뷔 못하면 죽는 병 걸림(이하 데못죽)’과 협업한 굿즈 패키지를 30일 오후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텀블벅’을 통해 선보인다고 밝혔다.

LG생활건강이 진행한 웹툰 '데뷔 못하면 죽는 병 걸림' 53화 닥터벨머 립세린 PPL 장면. 사진=LG생활건강

이번 신제품은 지난 25일 연재된 웹툰 데못죽의 53화 에필로그에서 주인공이 립세린을 사용하는 장면이 등장하며 처음으로 그 모습이 공개됐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통해 7인조 아이돌 그룹이 데뷔하는 내용을 그린 데못죽은 등장인물들에 대한 강력한 팬덤이 형성되며 ‘활자 아이돌 팬덤’이라는 문화를 탄생시키기도 한 화제작이다.


닥터벨머와 웹툰 데못죽이 협업해 텀블벅에서 선보이는 이번 프로젝트 구성품에는 핑크 립세린과 데못죽 주요 캐릭터 관련 굿즈들이 포함됐다. LG생활건강은 텀블벅에 펀딩 일정이 게시된 후 5천 건 이상의 오픈 알림 신청이 등록되는 등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밝혔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닥터벨머 립세린과 데못죽의 협업을 접하게 될 모든 분들이 누군가의 아이돌로, 또한 자신의 세계의 주인공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했다”면서 “앞으로도 위트 있고 유쾌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는 닥터벨머다운 방식으로 고객들의 일상에 즐거움을 선물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LG생활건강은 지난 4월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IPX(구 라인프렌즈)’와 ‘빌리프(belif)’가 협업한 ‘빌리프 라인프렌즈 에코 에디션’ 4종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번 제품 출시는 6월 5일 세계 환경의 날을 기념해 IPX가 전개하고 있는 ‘BROWN ON GREEN’ 캠페인에 클린뷰티 가치를 실현하고 있는 빌리프가 참여하며 성사됐다.

LG생활건강 빌리프 라인프렌즈 에코 에디션 4종. 사진=LG생활건강 제공

‘BROWN ON GREEN’ 캠페인은 환경에 대한 메시지를 친숙하게 전달하고 ‘에코-프렌들리(eco-friendly)’를 지향하는 기업들과의 상품 기획 협업을 통해 가치 소비를 실천하려는 캠페인이다.


빌리프는 수분 에센스, 수분 크림, 나이트 마스크, 선크림 등 브랜드 베스트셀러 4종의 포장재를 재생 용지 소재의 크라프트팩으로 제작하고 올해 캠페인 아트웍(Artwork)을 패키지 디자인에 적용한 기획 제품을 출시하며 특히, 제품 용기 부착 등 다용도로 활용이 가능한 라인프렌즈 DIY 스티커를 전 제품에 포함해 소장 가치를 높였다.

<문화경제 김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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