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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장애인이 이용하기 편리한 ‘편의점’은 어떤 모습일까?

편의점에 도입된 ‘모두를 위한 디자인’... 장애와의 행복한 동행 위해 기업·지자체 힘 모으고 외국과도 손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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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78호 안용호⁄ 2024.08.26 17:27:27

한국장애인개발원(이하 개발원, 원장 이경혜)은 지난 3일(토)부터 11일(일)까지 청계광장에서 운영하는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 이하 UD) 전시·체험 공간’을 열었습니다.

유니버설디자인(UD)이란 성별, 연령, 국적, 장애 유무 등에 관계없이 누구나 제품, 환경, 서비스 등을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디자인 개념입니다. ‘모두를 위한 디자인’이라고도 불리죠.

본 전시는 동네에서 가장 흔하게 접할 수 있는 공간인 ‘편의점’에 UD를 적용하여, 편의점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관람객이 경험하며 UD를 체험할 수 있게 했습니다. 또한 관람객의 이해를 돕기 위해 오전 10시부터 2시간 간격으로 매일 4회 전시해설(도슨트) 프로그램을 운영했습니다.

전시·체험존은 편의점에 들어가 상품을 선택하고 결제하기까지의 모든 동선이 단차, 경사 등 장애물 없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공간으로 구성돼, 누구나 편리하게 접근·이동할 수 있었습니다. 기존 편의점의 좁은 통로와 달리 UD을 적용하여 통로를 1.5m 이상으로 넓게 조성하였고, 이를 기존 편의점 통로와 한눈에 비교할 수 있도록 점선 등으로 거리감을 표현했습니다. 또한 출입문은 휠체어, 유아차 등이 이용할 수 있는 치수와 규격을 맞추고 단차 없는 자동문을 설치하였습니다.

편의점 안으로 들어가면, 원하는 상품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상품의 카테고리를 촉각(점자, 양각), 음성(QR) 등 다양한 감각으로 안내합니다. 또한 제품 패키지에 컬러UD를 적용해 색각이상자와 저시력자도 상품을 쉽게 인지하고 구분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무인계산대, 상품진열대, 현금인출기 등의 모든 시설은 어린이나 저신장 장애인, 휠체어 사용자 등 모두가 스스로 이용할 수 있도록 조성되었습니다.

2024 유니버설디자인 전시체험 현장. 사진=한국장애인개발원

편의점 냉장고의 손잡이는 누구나 잡기 편한 수직 손잡이 형태로 설치하고, 현금인출기(ATM)는 그래픽과 음성 안내, 큰 글씨 기능을 넣어 저시력 중심시야 장애를 가진 사람들도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현금인출기를 거쳐 전시되어 있는 UD제품을 선택하고 무인계산대에서 결제하는 과정을 세 가지 체험을 통해 할 수 있었는데요. 휠체어 카트를 이용하는 휠체어 체험, 잘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상황에서 무인계산대에서 결제하는 시청각 동시 장애 체험, 전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점자 컵라면과 점자 연고를 찾는 전맹체험이 있었습니다.

또한 휠체어를 이용하는 지체장애인의 불편함을 몸으로 경험할 수 있는 가상현실(VR) 체험과 관람객이 직접 프로그램을 활용해 점역을 진행하고, 점자 표지를 만들어보는 점자 키트 체험도 있었습니다. 점자키트 체험을 통해 만든 점자 촉각 단어 카드와 키링 등은 기념품으로 제공했습니다.

한국장애인개발원 이경혜 원장은 “우리 사회는 아직도 일정 규모 이상의 시설만 장애인 편의시설이 설치돼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 등은 편의점 등 소규모 근린생활시설 접근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며 “이번 UD적용 편의점 전시·체험행사가 UD의 필요성을 직접 체감하고 UD가 모두를 위한 디자인임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이번 호 문화경제는 ‘장애와의 특별한 동행’을 실천하고 있는 기업들을 특집기사로 소개합니다. 코웨이는 지난 7월 23일 구로아트밸리예술극장에서 코웨이 ‘물빛소리 합창단’의 첫 단독 공연을 열었습니다. 이 합창단은 전원 시각장애인으로 구성됐는데, 이번 무대는 ‘빛의 소리’를 주제로, 무엇이든 환하고 밝게 만드는 빛처럼 음악을 통해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올해 첫 발걸음을 내딛는 현대엘리베이터의 장애인 합창단 ‘오르락’은 충주 내 20명의 장애인을 현대엘리베이터가 직접 고용해 합창단을 결성한 것으로, 기업의 ‘선한 영향력’ 전파와 지역사회 상생의 대표적 사례로 회자하고 있습니다.

게임사들도 ‘장애와의 특별한 동행’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넥슨은 중증 발달장애인을 직접 고용해 장애인 연주단을 창단하고 발달장애 청년이 자립할 수 있도록 다양한 캠페인을 진행하며 지원하고 있습니다. 넷마블은 게임사 최초로 조정선수단을 창단해, 각종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습니다.

올여름 서울 노원구가 운영하는 ‘꿀잼워터파크’에서는 하루 관내 장애인과 가족이 안전하게 물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이들만을 위한 물놀이장으로 운영했습니다. 꿀잼워터파크에 참여한 한 장애인은 “중증 장애가 있어 물에 들어가기 어렵지만,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함께 어울린다는 그 자체가 의미 있고 참 기쁘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소개한 한국장애인개발원은 일본 관세이가쿠인대학교 건축대학과 8월 21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유니버설디자인 관련 정책연구 교육 활성화를 위해 상호협력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장애인을 위해 국경을 넘어 한국과 일본이 손을 잡은 거죠. 장애와의 특별한 동행을 위해서는 기업뿐만 아니라 외국과의 과감한 교류도 필요한 시점입니다.

관련태그
한국장애인개발원  코웨이  현대엘리베이터  넥슨  넷마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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