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국립현대미술관, MMCA 다원예술 《숲》... 인간과 숲의 관계를 다양한 예술적 접근으로 바라봐

임고은, 하이너 괴벨스, 최상민, 토시키 오카다 & 텃페이 카네우지, 카티아 엥겔 & 아리 에르산디, 홍이현숙, 곽소진, 이정은 등 작가 8팀

  •  

cnbnews 안용호⁄ 2025.04.04 09:39:41

임고은, 〈그림자-숲〉 제작 스틸, 작가 제공2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김성희)은 MMCA 다원예술《숲》(2025)을 5월 23일(금)부터 2026년 1월 25(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개최한다.

〈MMCA 다원예술〉은 2018년부터 장르의 경계를 허물고 예술의 영역을 확장하며 미술관의 역할과 예술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다학제·융복합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

역대 다원예술이 진행해 온 프로그램 중 《모두를 위한 미술관, 개를 위한 미술관》(2020)에서는 미술관의 접근성과 포용성을 확장하는 실험을, 《멀티버스》(2021)에서는 기술과 예술의 결합을 통한 새로운 감각과 사유 방식을 탐구했다. 《미술관-탄소-프로젝트》(2022)는 미술관의 환경적 책임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중요한 논의를 시작했으며, 《전자적 숲; 소진된 인간》(2023)에서는 현대 디지털 사회에서 사색, 명상, 평온의 가능성을 다루었다. 그리고 지난해 《우주 엘리베이터》(2024)에서는 우주를 향한 인간의 상상력과 욕망을 예술적 관점에서 조명했다.

임고은, 〈그림자-숲〉 제작 스틸, 작가 제공

3일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기획을 맡은 성용희 학예연구사는 "우주와 연결된 사유와 인식의 지평으로 숲을 가져와 얘기해보려고 하고 있다며, 숲을 많은 것들이 그 안에 있을 수 있다라는 다원성의 공간으로 봤다"고 말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숲의 양상들을 '정동의 숲', '공생의 숲', '보살피는 숲', 회복하는 숲'이라는 키워드로 담아냈다. 먼저 정동의 숲은 숲과의 깊은 교감들이고 그것들이 이 정동이라는 것이 어떤 개인적인 감정이라기보다는 사회적 공유의 정서이며, 그 정서가 어떻게 움직이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이 부분은 소로의 '월든'이라는 책에서 영감을 받았다.

 

공생의 숲은 역동적인 연결망 안에 인간도 들어가 있고 위계적인 지배를 넘어서 다양한 생명체가 서로의 다원성을 존중하고 관대하게 지내는 공간으로 숲을 봤다.

 

보실피는 숲과 회복하는 숲은 어떤 공생의 가능성, 우리가 보살핀다라는 게 아니라 보살핌의 행위들이 혹은 보살핌을 받는 것을 통해서 보살핌이 지니는 동시대적인 의미와 역할들을 좀 다르게 생각해 보기를 기대한다.

하이너 괴벨스의 피아노 연주 퍼포먼스. 사진=문화경제 안용호 기자 

기자들을 위해 30분 여에 걸쳐 진행된 프리뷰에서는, 하이너 괴벨스가 피아노 건반이 아니라 피아노 줄, 부속품을 통해 연주하는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악보가 없는 이 연주는 스크린의 영상과 함께 묘한 감동을 자아냈다.

 

올해 MMCA 다원예술《숲》은 인간활동이 지구 환경을 바꾸는 인류세 시대에 미술관의 역할에 대한 비판적 질문을 던지고, 인간과 숲 사이의 복잡한 관계를 탐구하는 프로젝트이다. 2025년 5월부터 2026년 1월까지 8팀의 퍼포먼스, 공연, 무용, 영화, 설치 등 다학제적인 프로젝트를 차례로 선보인다. 그간 다원예술에서 다루고 제시한 다양한 문제의식에서 시작하여 숲의 양상을 다각도로 이야기해보고, 동시대 사회에서 숲과 인간이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여러 예술로 다뤄보고자 한다.

최상민, 〈4_04〉. 작가 제공

서울과 암스테르담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영화감독이자 시각예술가인 임고은(1981~)과 현대 음악, 연극, 설치 미술의 교차점에서 독보적인 작업 세계를 구축해 온 작곡가이자 공연연출가 하이너 괴벨스(1952~)는 수필가이자 철학자인 헨리 데이비드 소로(Henry David Thoreau, 1817~1862)의 수필집 『월든(Walden)』의 사유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작업을 선보인다.

 

임고은의 신작 <그림자-숲>은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고립과 성찰 속에서 발견한 내밀한 세계의 흔적들을 포착하여, 이를 빛과 그림자의 풍경으로 변환시킨다. 이 작품은 숲의 물질성과 비물질성 사이를 오가며 현대인의 단절된 자연 경험을 몸과 감각으로 재연결하는 다층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하이너 괴벨스는 명상적이면서도 세밀하고, 압도적이면서도 미세한 ‘목소리의 정원’이자, 빛과 영상으로 구축되는 멀티미디어 퍼포먼스 <겐코-안 03062>로 참여한다. 이 작업은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관찰적 태도, 존 케이지의 우연성, 로버트 루트만의 접근법을 현대적으로 융합하여, 관객이 소리의 정원에서 자신만의 청각적 사색을 경험할 수 있는 독특한 정동을 구현한다.

임고은, <그림자의 숲>. 사진=문화경제 안용호 기자

인도네시아 욕야카르타와 람풍 그리고 베를린을 거점으로 활동 중인 카티아 엥겔(1970~) & 아리 에르산디(1989~)는 <후탄(숲)> 작업에서 인도네시아의 룽간 숲에서 24시간 동안 녹음한 소리를 활용한다. 숲의 소리가 주는 감정적, 심리적, 그리고 사회적 영향에 주목한 작업으로, 세 명의 무용수가 이 소리에 반응하여 움직임을 만들어 내고, 관객들은 소리와 움직임이 결합된 공간을 경험한다. 관객들은 숲과의 대화를 통해 우리가 평소에 인식하지 못했던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새롭게 느끼게 될 것이다.

 

영상, 퍼포먼스, 조각,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는 작가 곽소진(1993~)은 영상 작품 <휘-판>에서 급격하게 개체수가 증가한 야생사슴들이 안마도라는 섬의 인간 거주자 수를 초과하게 된 현상을 포착한다. 이 작품은 사슴과 인간의 영역이 뒤섞인 기묘한 공존의 풍경을 담아낸다. 이로 인해 형성된 생태적 (불)균형은 기존의 경계가 휘어지고 재편되는 과정을 시청각적으로 드러낸다.

 

홍이현숙(1958~)은 퍼포먼스 <오소리 A씨의 초대 2>에서 지하 세계의 거주자인 오소리를 매개로 인간이 감지하지 못하는 땅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는 시도를 보여준다. 작품은 땅속 깊은 곳에서 울려 퍼지는 미세한 진동과 울림을 신체적 경험으로 변환시키며, 인간과 비인간 존재들 사이에 세계의 교차지점을 예술로 드러내고자 한다.

다학제간 연구 프로젝트로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와 관계자가 참여해 숲을 여러 방식으로 탐구하는 프로그램도 마련될 예정이다. 연극, 무용, 퍼포먼스, 음악 등 다양한 형식을 통해 미술관과 숲 사이의 경계를 허물고, 보다 직접적인 체험과 이를 통해 촉발되는 사유로 숲과 인간 사이의 교류를 촉진하고자 한다.

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작가들. (왼쪽부터) 임고은, 마사미츠 아라키, 홍이현숙, 곽소진, 이정은, 하이너 괴벨스. 사진=문화경제 안용호 기자

또한 지난해 새로 도입된 한국현대미술의 해외 확산 및 국제미술계와의 교류, 신진 작가 발굴 프로젝트 〈MMCA 다원예술 쇼케이스〉도 지속된다. 올해는 일본의 대표적인 공연예술 축제인 ‘교토실험축제(Kyoto Experiment)'와 협력한다. 교토실험축제는 일본 내․외의 실험적인 공연예술을 제작ㆍ소개하고, 사회 속에서 새로운 대화와 가치를 탐구하고 창조하는 것을 목표로 개최하는 축제다. 이들과 협업하여 9월에 서울관에서 먼저 쇼케이스를 개최하고, 2026년 10월경 교토 현지에서도 진행될 예정이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MMCA 다원예술《숲》은 인류세 시대에 미술관과 예술의 역할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의 대표 프로젝트”라며, “현대미술의 다양한 실험들로 관객들이 숲과 인간, 예술과 자연 사이의 새로운 관계를 사유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문화경제 안용호 기자>

관련태그
국립현대미술관  다원예술  숲  하이너괴벨스  임고은

배너
배너

많이 읽은 기사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