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금영⁄ 2025.08.08 09:53:18
케이옥션이 20일 8월 경매를 연다고 8일 밝혔다. 이번 경매에는 총 88점, 약 80억원 상당의 작품이 출품될 예정이다.
이번 경매의 표지를 장식한 하이라이트는 1975년 12월,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열린 ‘김환기 회고전’을 통해 대중에게 공개된 이후, 약 50년 만에 처음으로 다시 모습을 드러내는 김환기의 ‘봄’이다.1956~1957년에 제작됐으며, 전통의 모티프와 파리 시기의 추상 형식이 맞닿아 있는 과도기적 걸작이다. 한국적 정서가 짙게 밴 소재 중 여인, 새장, 매화, 꽃수레, 달 등 친숙한 이미지들이 화면에 나열됐다.
본 작품은 제작 시기, 소재, 화면 구성 측면에서 이건희 컬렉션의 대표작인 ‘여인들과 항아리’와 깊은 유사성을 지닌다. 케이옥션 측은 “특히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여인들과 항아리와 나란히 비교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희소성과 조형적 가치는 더욱 부각된다”고 부연했다. 추정가는 별도문의나 경매는 20억원에 시작할 예정이다.
이중섭의 ‘민주고발(民主告發)’은 1953년 출간된 구상 시인의 사회비평집 ‘민주고발(民主告發)’을 위해 제작된 표지화 시안 4점 중 하나로, 지금까지는 자료 이미지로만 존재가 알려졌던 미공개작이다. 이번 경매를 통해 실물이 최초로 대중에 공개된다.
해방의 감격과 기쁨을 여성적인 섬세한 필치로 표현한 우향 박래현의 작품 ‘여인들’도 출품된다. 본 작품은 1946년 6월 3일부터 9일까지 동화백화점 3층 화랑에서 열린 개인전을 통해 소개됐다. 이 작품 또한 1997년 삼성문화재단이 발간한 도록 ‘한국의 미술가 박래현’에만 수록됐을 뿐, 그 외에는 일반에 공개된 적이 없는 작품이다.
이 밖에 장욱진의 ‘가족도’, 김창열의 ‘물방울’ 등 한국을 대표하는 주요 작가들의 작품을 비롯해 로버트 인디애나의 ‘LOVE (Red/Blue)’ 등 세계적 거장의 작품도 경매에 오른다.
마지막으로 무더위가 이어지는 여름의 한가운데서 이번 경매는 풍요롭고 활기찬 색의 언어에 주목한다. 김종학의 ‘여름풍경’은 대담하고 경쾌한 원색을 바탕으로 푸른 산과 하늘, 화사한 자연의 에너지를 담아내며 여름의 정취를 경쾌하게 풀어낸다. 이대원의 ‘바다’는 깊고 풍부한 블루 톤을 통해 탁 트인 바다의 청량함과 함께 해방감, 휴양, 낭만의 심상을 직관적으로 전한다.
김환기의 ‘산월’은 고요히 펼쳐진 푸른빛의 산과 달을 단순하면서도 깊이 있는 구성으로 담아내며, 한국적 자연 정서를 김환기 특유의 서정적 추상으로 승화시킨 작품이다. 안창홍의 ‘양귀비 언덕’은 강렬한 색채로 살아 꿈틀대는 한여름 들녘의 생동과 자유로움을 포착하며, 뜨거운 계절의 정서를 강렬하게 시각화한다. 강요배의 ‘조천’은 짙고 풍부한 색조와 섬세한 붓질을 통해 새벽 바다의 신비롭고도 차분한 순간을 담아내며, 삶과 자연의 경이로움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수작이다.
한편 경매는 20일 오후 4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케이옥션 본사에서 열린다. 경매 출품작을 경매 전 직접 볼 수 있는 프리뷰는 9일부터 경매가 열리는 20일까지 케이옥션 전시장에서 열린다. 프리뷰 기간 중 전시장은 무휴로 운영되며 작품 관람은 예약 없이 무료로 가능하다. 경매 참여를 원하는 경우 케이옥션 회원(무료)으로 가입한 후 서면이나 현장 응찰, 전화 또는 온라인 라이브 응찰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경매가 열리는 20일 당일은 회원가입 여부와 관계없이 누구나 경매 참관이 가능하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