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은⁄ 2025.09.18 14:38:00
미래에셋자산운용 김남기 ETF운용부문 대표는 18일 미래에셋센터원에서 열린 ‘TIGER ETF 기자간담회’에서 “커버드콜 2.0 ETF는 은퇴 후 자산을 계획적으로 인출하기 위한 솔루션”이라며, “연금을 적립해야 하는 20~30대 투자자에게는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ETF 분배금을 주식 배당으로 혼동하거나, 고분배율 상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커버드콜 2.0 ETF는 기초 자산을 기반으로 콜옵션을 매도해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확보하는 구조를 가진 상품이다. 그러나 지난 2년간 일부 투자자들이 ETF 분배금을 주식 배당으로 오해하거나, 상품의 원래 목적과 달리 장기 적립용으로 사용하면서 상품 본질이 왜곡되는 사례가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이날 김 대표는 ETF 분배금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는 데 주력했다. 그는 “월 분배 상품이 등장하면서 투자자들이 이를 배당과 혼동하는 경우가 많아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며, “ETF 분배금은 세금 납부를 위해 현금을 인출하는 구조로, (원본 주식 가치 훼손 없이 제공하는) 기업의 주식 배당과 그 성격이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높은 분배금이 투자 수익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는 투자자의 자산 일부를 현금화해 돌려받는 과정일 뿐, 실질적인 수익 증가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럼에도) 많은 투자자가 분배금을 주식 배당처럼 추가 수익으로 오해하거나, 높은 분배율이 더 많은 분배금을 보장한다고 혼동한다”며, “높은 분배율은 원금을 잠식해 장기적으로 분배금마저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분배율이 과도하게 높게 유지하게 되면 분배락이 커지게 되고, 분배락이 커지게 되면 순자산 가치, 즉 투자 원금이 지속적으로 감소해 분배율이 유지되더라도 장기적인 분배금(투자 원금에 분배율을 적용한 금액)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15% 분배율로 시작한 ETF가 원금을 잠식하면 10년 후 분배금은 초기 1,500원에서 600원으로 감소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커버드콜 전략은 기초 지수를 이길 수 없지만, 은퇴 후 생활비 인출 시 발생할 수 있는 ‘마지막 인출 증후군’을 완화하는 솔루션”이라고 설명했다.
윤병호 전략ETF운용본부 본부장은도 고분배 ETF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국내 KOSPI 200 기반 ETF의 분배율이 12~17%까지 경쟁적으로 상승했으나, 이는 20년 평균 수익률 8%의 두 배를 초과하는 수준이다. 그는 이를 “지속 불가능하다”고 비판했다. 이는 장기적으로 원금 잠식과 분배 소멸 현상을 초래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일본의 사례를 언급하며, 과도한 분배율로 인해 금융당국이 규제를 강화하자 월 지급식 펀드가 급감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금융감독원이 2025년 1월 유사한 우려를 제기했으며, 해외 운용사 인베스코 역시 고분배율의 위험성을 경고한 바 있다.
윤 본부장은 테슬라(TSLA)를 기반으로 한 TSLY ETF 사례는 고분배의 리스크를 잘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TSLY는 상장 후 주가가 50% 상승했지만, 같은 기간 테슬라 주식은 170% 상승했다. TSLY의 높은 분배금은 원금을 70% 감소시키며, 결국 투자 수익률은 50%에 그쳤다. 윤 본부장은 “고분배율은 원금을 잠식하고, 결국 분배금도 줄어드는 ‘분배 소멸’을 초래한다”고 경고했다.
미래에셋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정 분배율 7%를 제안하는 ‘타이거 7% 위클리 커버드콜 ETF’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 상품은 KOSPI 200의 장기 평균 수익률(8%)에 맞춘 7% 분배율을 목표로, 지속 가능성과 원금 성장을 모두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윤 본부장은 “7%는 옵션 매도 비중을 낮춰 시장 상승의 80~90%를 추종할 수 있다”며, “2025년 1월부터 8월까지 KOSPI 200이 35% 상승했을 때, 7% 타겟 커버드콜은 32% 수익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2030년 KOSPI 5,000포인트 시나리오를 가정했을 때, 7% 분배율은 원금을 17,700원까지 성장시키지만, 20% 분배율은 원금을 680원으로 줄인다. 그는 “20% 분배율을 유지하려면 KOSPI가 8,900포인트에 도달해야 한다”며, 고분배의 비현실성을 지적했다.
또한 은퇴자의 금융소득 2억 945만원을 가정할 경우, 7%의 분배율은 월 122만 원 수준의 현금 흐름을 확보할 수 있으며, 국민연금과 합쳐 약 300만 원의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선보이는 상품은 ‘TIGER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ETF(A0104N0)’, ‘TIGER 코리아배당다우존스위클리커버드콜ETF(A0104P0)’ 다. 새 ETF는 KOSPI 200 기반 ‘타이거 200 위클리 커버드콜’과 배당 성장주 중심 ‘타이거 코리아 배당 다우존스 위클리 커버드콜’ 두 가지로 구성된다. 두 상품 모두 장기 투자자를 위해 연 0.25%의 보수율을 적용하며, 상장은 다음 주 화요일 예정이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커버드콜 ETF의 본래 목적은 은퇴 후 지속 가능한 현금 흐름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투자자 교육과 투명한 정보 공개를 강화해 신뢰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문화경제 김예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