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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문화재단 실학박물관 ‘중국에서 그려 온 초상 使行肖像 : 순간의 기록에서 영원한 기억으로’

청풍김씨 문의공파와 전의이씨 청강공파 기증 김육·이덕수 초상, 국내 현존 9점 중 4점을 선보여...발달장애 예술가와 함께 전통과 현대를 잇는 포용적인 무장애 전시로 선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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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안용호⁄ 2025.11.16 16:31:04

김육 초상 화첩본. 사진=실학박물관
이덕수 초상 유복본. 사진=실학박물관

경기문화재단 실학박물관(관장 김필국)은 오는 11월 19일(수) 청풍김씨 문의공파와 전의이씨 청강공파 후손들이 기증한 초상으로 무장애 특별기획전 《중국에서 그려 온 초상使行肖像: 순간의 기록에서 영원한 기억으로》를 개최한다. 지난 2008년 청풍김씨로부터의 ‘김육 초상’과 작년 2024년 전의이씨로부터 기증받은 ‘이덕수 초상’을 중심으로 조선시대 사행초상의 역사․문화적 의미를 새롭게 조명하고자 마련한 전시이다.


초상은 단순한 인물의 형상을 담은 그림이 아니라, 시대의 정신과 사회의 구조를 반영하는 귀중한 기록물이자 예술 작품이다. 조선시대의 외교 현장에서 제작된 초상은 문화 교류의 산물이자 신문물의 수용을 보여주는 생생한 역사적 증거로서, 오늘날의 사진과 영상에 비견될 만큼 사실적이고 세밀한 표현으로 남아 있다.

1부 ‘기록, 초상으로 남기다’에서는 조선시대 사행은 단순한 외교적 행위가 아니라, 문화 교류의 장이었음을 살펴본다. 사신단은 중국으로 건너가 명·청나라의 황제와 대신을 만나고, 신문물을 접하며, 그 경험을 글과 그림으로 기록했다. 이러한 기록에는 의례화儀軌, 행사기록화, 지도, 산수화, 그리고 사신 자신의 모습을 담은 초상화를 포함했다. 중국 화가의 붓끝으로 남겨진 ‘기록된 초상’은 국제 외교의 현장을 생생히 전하며, 당시 조선이 마주한 세계의 면모를 보여준다.

2부 ‘신문물, 초상으로 이어지다’에서는 초상화를 통해 서양의 투시법, 명암법, 선염법이 반영되며 입체감과 사실성이 한층 강화됨을 확인할 수 있다. 명나라 화가 호병胡炳이 그린 김육 초상, 청나라 화가 시옥施鈺이 제작한 이덕수 초상은 그 대표적 사례로, 서양화법이 동아시아 초상에 스며든 과정을 사실주의의 두 가지 시선으로 살핀다. 먼저 당대 실학자들이 반응한 서양화에 대한 반응이며, 다른 하나는 19세기 새롭게 등장한 카메라 옵스큐라라는 사진기술에 대한 인식이다.

3부 ‘영원, 초상으로 기억하다’에서는 초상화는 사람의 얼굴뿐 아니라 정신을 담는 예술로서, 조선의 초상은 사실寫實과 전신傳神, 두 가지 가치를 함께 추구했음을 볼 수 있다. 이 시기 초상은 임금의 어진御眞이나 공신 초상뿐 아니라, 가족과 제자를 위한 추모의 기록으로도 제작되었다. 도화서 화원들이 그린 섬세한 초상은 후손에게 조상의 정신을 전하고, 사회의 도덕적 이상을 구현한 그림으로 자리하였다. 초상만이 가지는 초본草本, 이모본移模本, 추사본追寫本 등의 제작 기법을 통해 인물을 온전히 전하려 당시의 시대상을 이해하고자 한다.

박종선_매형, 켄트지에 아크릴, 53.4x38. 사진=실학박물관
이소민,사랑하는엄마45.5x60. 사진=실학박물관

마지막 4부 ‘순간의 기록에서 영원한 기억으로’에서는 발달장애 예술가들과 함께 초상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였다. 과거의 초상이 한 시대를 기록했다면, 오늘의 초상은 ‘공존의 얼굴’을 담았다. 예술가들은 자신만의 시선으로 인간의 얼굴과 존재를 탐구하며, 기록과 기억의 경계를 넘어 새로운 감각의 초상을 제시하고자 한다. 실학박물관은 무장애·포용의 가치를 예술의 언어로 실천하고자 한다.

전시 포스터. 이미지=실학박물관

이번 전시는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의 ‘2025년 무장애 문화향유 활성화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모든 관람객이 차별 없이 예술을 향유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접근성을 마련하였다. 전시장 내에는 완전한 무장애 동선, 수어 영상, 자막·음성 해설, 촉각 자료 등이 제공되며, 발달장애 예술가들의 협업 작품을 통해 포용적 전시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김필국 관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찰나를 붙든 붓끝은 한 사람의 생김을 넘어 한 시대의 질서를 그려냅니다. 외교의 현장에서 태어난 초상은 가장 생생한 역사의 증언이자, 오늘의 우리에게 건네는 기억의 초대장입니다.”라며, 이번 전시를 통해 역사와 예술이 만나 전통과 현대를 잇는 깊은 울림을 느껴보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문화경제 안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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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문화재단  실학박물관  사행초상  발달장애예술가  중국에서 그려온 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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