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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움미술관, ‘신라백지묵서 대방광불화엄경’ 보존 심포지엄 열어

신라 사경·일본 사경 비교해 동아시아 사경 문화 교차점 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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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금영⁄ 2025.11.27 09:23:12

‘다시 피어나는 경전’ 심포지엄 포스터 이미지. 사진=삼성문화재단

삼성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리움미술관이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사경(寫經)인 ‘신라백지묵서 대방광불화엄경(新羅白紙墨書大方廣佛華嚴經)’(이하 신라백지묵서)의 보존을 주제로 한 심포지엄을 연다고 27일 밝혔다.

‘다시 피어나는 경전’ 심포지엄은 다음달 5일 오후 1시, 리움미술관 강당에서 열린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유물의 현황과 향후 보존 과제를 다각도로 논의할 예정이다.

‘신라백지묵서’는 통일신라 경덕왕 13년(754)에 황룡사 연기법사(緣起法師)가 발원해 제작을 시작해 이듬해인 755년 2월 14일에 완성된 것으로 기록된 사경이다. 약 6개월 14일에 걸쳐 제작된 이 경전은 현존하는 신라 사경 중 제작 연대가 명확히 확인되는 사례로, 한국 불교미술·사경사·전통제지 연구에 있어 중요한 사료적 가치를 지닌다.

1978년 처음 공개된 후 1979년 국보 제196호로 지정된 이 사경은 두 개의 두루마리로 구성돼 있다. 이 중 한 축은 1989년 보존처리가 완료돼 리움미술관 고미술 전시장(M1)에 전시돼 왔으나, 다른 한 축은 지금까지 한 차례도 공개되지 않은 보존처리 미실시본으로 제작 당시 모습을 거의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심포지엄은 이 사경의 상태와 재질 등의 구체적인 정보를 처음으로 공유하는 자리가 될 예정이며, 보존 전문가들과 함께 향후 보존처리 방향에 대한 논의도 이뤄진다.

또한 이 사경에 사용된 닥종이는 현대 기술로도 재현이 어려울 정도로 뛰어난 신라의 제지기술을 보여준다. 두루마리 끝부분에 적힌 제작기록(造成記)에는 발원자, 종이를 만든 장인, 필사자, 표지화를 그린 화사 등 제작 과정에 참여한 인물들이 상세히 기록돼 있어, 유물의 진정성과 역사적 배경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자료로 평가된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이승혜 동아대학교 조교수가 8세기 신라 불교에서 경전 신앙과 사리 신앙이 결합해 사경이 제작된 배경을 설명하고, 후지타 레이오(前 문화청 서적·전적·고문서 부문 주임문화재조사관)가 일본의 고사경과 그 보존 사례를 소개한다.

이어 남유미 리움미술관 보존연구실장이 유물의 현황과 보존 과제를 발표하고, 스즈키 유타카 일본국보수리 장황사연맹 명예이사가 유물의 원형을 보존하기 위한 미래지향적 보존 전략을 제안한다. 종합 토론은 정제규 국가유산청 상근 전문위원이 좌장을 맡아 보존의 기준과 개입 범위 등 핵심 쟁점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심포지엄 참여 신청은 리움미술관 홈페이지를 통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심포지엄을 기획한 남유미 리움미술관 보존연구실장은 “신라백지묵서는 경전이자 뛰어난 제작기술·문헌·회화가 결합된 복합 유산”이라며, “이번 심포지엄이 신라 사경의 원형을 더 깊이 이해하고 그 가치를 오래도록 이어갈 보존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취지를 밝혔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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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문화재단  리움미술관  신라백지묵서  유물  국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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