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천장형 전기차(EV) 충전시스템이 개발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난 게 ‘주차 공간’이었다.
평소에는 넓어 보이는 주차장이지만 내 차 하나 꾸겨 넣으려면 한두 바퀴 빙글빙글 돌아야 했던 경험, 차주(車主)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있다. 최근에는 늘어나는 전기차에 충전시스템까지 갖춰지면서 주차장은 그 어느 때보다 좁아 보인다.
천장형 전기차 충전시스템의 이해를 돕는 그림을 보자니, 언뜻 일반 주유소의 모습이 떠올랐다. 주유소 직원이 천장에서 내려오는 커넥터를 자동차 주유구와 연결하는 바로 그 장면이다. 어느샌가 셀프 주유소가 늘면서 그 행위는 직원에서 차주로 대체되기도 했다.
천장형 전기차 충전시스템도 딱 그 모습이다. 말 그대로 천장에서 커넥터가 내려온다. 차주는 순간 주유소 직원이 되는 셈이다.
아파트 단지 주차장의 이 시스템은 분명한 장점이 있다. 충전시스템을 설치할 별도의 공간을 확보하지 않아도 된다. 그 점이 가장 먼저 머리에서 떠올랐다.
국내 최초 천장형 EV 충전시스템 개발
2023년 9월 25일, 한화 건설부문은 국내 최초로 천장형 전기차 충전시스템인 ‘포레나 EV 에어스테이션’을 개발했다고 세상에 알렸다. 특허출원이나 전자파 적합성 등의 인증을 완료하고 상용화를 위한 준비를 마쳤다. ‘포레나’는 한화 건설부문이 2019년 론칭한 새로운 주거 브랜드다.
기존 전기차 충전시설은 공간점유와 전력공급 문제로 설치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EV 에어스테이션은 천장을 활용하므로 자유로운 설치가 가능하고, 아울러 전력분배 기술로 운영효율을 극대화해 이런 문제를 개선했다.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친환경자동차법)에 따라 공동주택과 공중이용시설(공공기관 및 업무·문화·판매·숙박·의료·운동 시설 등)은 총 주차대수의 10% 이상 전기차 충전시설 설치를 의무화해 향후 관련 수요는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공공기관이나 일반건축물, 기존 아파트 단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EV 에어스테이션의 도입 요청이 증가하고 있어, 올해 본격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한화 건설부문은 국내 대표 이동통신사인 LG유플러스와 손을 잡았다. 2022년 12월 모바일 멀티플 차저(Mobile Multiple Charger·MMC) 개발·사업제휴 계약을 맺고, 8개월여의 개발과정을 거쳐 충전시스템과 공유형 충전기를 결합한 EV 에어스테이션을 정식 출시했다.
이 시스템은 LG유플러스 통신망을 활용해 안정적인 시스템 운영과 직관적인 사용환경을 제공한다. 무엇보다 운영 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여, 전기 요금이 기존 공급가보다 낮다는 점은 입주민에게 큰 호응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장점은 또 다른 장점을 낳는다. 천장형 EV 에어스테이션은 이미 준공한 단지에도 위치 제한 없이 설치할 수 있는 확장성까지 확보했다. 더구나 하나의 충전기로 전기차 세 대까지 동시에 충전할 수 있다.
또 있다. 천장에서 케이블이 내려오고 충전이 끝나면 자동으로 올라가니, 누군가에겐 무거울 수 있는 커넥터를 일부러 들지 않아도 된다. 특히, 커넥터가 올라갈 때 일정 무게가 감지되면 자동으로 동작이 멈추는 기능도 탑재해 안전사고에도 대비했다. 더할 나위 없다.
한화 건설부문 건축사업부 관계자는 “포레나 EV 에어스테이션은 (바닥형) 전기차 충전시설 확대로 인해 기존 공동주택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개발한 시스템”이라며 “주거생활 개선을 위한 포레나만의 차별화된 상품과 기술을 앞으로도 계속해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화재감지 기능까지 추가… 올해부터 도입
한화 건설부문은 최근 기존 EV 에어스테이션에 화재감지 기능까지 추가했다. 이를 올해부터 ‘한화포레나’ 단지에 도입한다.
이 시스템은 기존 전기차 충전시설의 화재 위험과 충전기 부족 문제를 동시에 개선했다. 제품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2025 미래혁신기술박람회’에서 최고혁신상도 수상했다.
이 모델에는 화재감지 기능의 센서와 카메라, 배터리·충전기 정보 교환이 가능한 PLC(Power Line Communication)를 탑재해, 이상 징후를 일찍이 감지하고 화재 위험을 선제 차단한다.
한화 건설부문은 전기차 화재 제로(0)를 목표로 올해 한화포레나 입주 단지에 EV 에어스테이션을 우선 공급할 예정이다.
한화 건설부문 건축사업본부 관계자는 “EV 에어스테이션은 화재감지 기술을 포함해 공간 제약 없이 전기차 충전시설 기준을 충족하는 혁신적인 전기차 충전 솔루션”이라며, “한화포레나 단지를 시작으로 전기차 이용자들에게 안전하고 편리한 충전 인프라를 제공하도록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화 건설부문은 지난해 12월 23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천장형 전기차 충전시스템 첫 시범 도입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고, ‘과천 S11BL 행복주택’과 ‘대구연호 A2BL 아파트’에 처음으로 설치할 계획이다.
한화 건설부문은 지난해 5월 28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소방안전박람회’에서 LH와 3중 화재 예방기술을 추가한 EV 에어스테이션을 선보였다. △가연성 가스 감지 △배터리 제어 전력선 통신(PLC) △AI 카메라 화재감지 기술을 통해 화재 예방 성능을 극대화했다. 아울러 일정 무게가 감지될 때 자동으로 충전을 정지하는 안전장치도 탑재했다.
〈문화경제 김응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