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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아트센터 올해 ‘예술가들 시리즈’, 웨인 맥그리거가 연다

현대무용과 최첨단 기술 결합한 최신작 ‘딥스타리아’ 국내 초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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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금영⁄ 2026.03.09 15:33:14

웨인 맥그리거 딥스타리아, 웨인 맥그리거 무용단(Jasiah Marshall and Jordan James Bridge), Laban Theatre, London. 2024. ⓒRavi Deepres

GS아트센터가 올해 ‘예술가들 시리즈’ 일환으로 ‘예술×기술 혁신의 아이콘’인 영국 안무가 웨인 맥그리거의 예술 세계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예술가들 시리즈는 ‘경계 없는 예술, 경계 없는 관객’을 모토로 지난해 개관한 GS아트센터의 기획 시즌으로, 동시대 대표 예술가들을 집중 조명한다. 올해는 시각예술, 미디어, 패션, 건축, 기술, 영화, 무용 등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며 새로운 예술 지형을 그려온 탐험가이자, 디지털 시대, ‘과학기술과 인간의 몸’에 대한 호기심으로 일찍부터 예술을 통해 두 분야를 밀접하게 이어온 혁신가들을 소개한다.

안무가 웨인 맥그리거는 영국 로열발레단 첫 상주 안무가이자 베니스 비엔날레 댄스 파트 디렉터 임명, 그리고 파리오페라발레단, 아메리칸발레시어터, 마린스키발레단 등 세계 발레단에서의 끊임없는 안무 의뢰 등의 이력을 지녔다.

그는 지난 30여 년 동안 예술과 과학, 기술 등 다양한 영역을 넘나드는 선구자적 실험으로 무용을 넘어 창작 전반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 왔다. 올해 ‘올리비에상’ 무용 분야 공로상을 수상하고, 2024년에는 영국 국왕의 기사 작위를 수여받기도 했다.

맥그리거는 1990년대부터 안무 작업에 VR(가상현실), 홀로그램, AI(인공지능) 등 당대 최신 기술을 적극 활용하며 몸의 무한한 가능성을 탐구했다. 특히, AI를 ‘11번째 무용수’라 칭하며 창작 파트너로 삼아온 그는, 구글과 함께 AI 안무툴-AISOMA(2025), 리빙 아카이브(2019)를 공동 개발해 무용 아카이빙과 창작, 그리고 공유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안하고 있다.

웨인 맥그리거 딥스테리아, 웨인 맥그리거 무용단(Naia Bautista, Salome Pressac), Laban Theatre, London. 2025. ⓒRavi Deepres

이 모든 실험의 원동력은 인간 몸에 대한 호기심이다. 신비로운 인간의 몸, 특히 그 감각과 움직임이 지닌 무한한 가능성을 끌어내고자 신경과학자를 비롯해 기술, 과학, 미디어 분야 전문가들과 지속적인 협업을 진행 중이며, 캠브리지대학교 실험심리학과에서 리서치펠로우를 지내기도 했다. 이러한 신체 지능(Physical Intelligence)에 대한 진지한 탐구는 최근 발간한 저서 ‘우리는 움직임이다(We are movement)’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웨인 맥그리거 무용단이 9년 만에 내한해 선보이는 ‘딥스타리아’(2024년, 몽펠리에 댄스 페스티벌 초연작)는 맥그리거의 예술×기술 실험의 선구자적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무대다.

깊은 바다에서 끊임없이 형태를 바꾸는 해파리 종에서 이름을 빌려온 딥스타리아는, 현대무용과 최첨단 기술을 결합해 끝을 알 수 없는 심해와 우주를 배경으로 인간의 삶과 소멸, 그리고 존재의 본질을 탐색한다. 각종 기술을 적극 사용하되 오히려 ‘춤’과 ‘음악’이 지닌 가장 순수한 관계성이 드러나는 작품을 탄생시키며 또 다른 차원의 경지를 보여준다.

맥그리거는 빛을 99.965% 흡수하는 ‘밴타블랙’ 기술을 활용, 무대를 끝없는 암흑이 내려앉은 미지의 우주로 변모시킨다. 완전한 암흑에 이르는 단계적 리허설을 거친 무용수들은 시각 의존을 넘어 감각을 신체 전체로 확장하고, 유약해 보이지만 불멸하는 신비한 해파리처럼 암흑 속을 부유한다.

모태의 울림과 심연의 진동을 연상시키는 사운드는 인공지능 오디오 엔진 ‘브론즈 AI’ 프로그램을 통해 매 공연마다 다르게 구성되며 움직임의 변형을 주조한다. 브론즈 AI는 머신러닝 기반의 오디오 기술로, 기존에 녹음된 사운드를 끊임없이 변형·확장하는 프로그램이다. 무용수들은 매 공연마다 바뀌는 사운드에 반응하고자 신체 감각을 예민하게 조율하고, 그 결과 예측하지 못했던 움직임과 그 어느 때보다 생생한 에너지가 무대 위에서 펼쳐진다.

연계 전시로는 ‘기계와 몸: 무한의 변주’가 이달 24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전개된다. 이 기간 동안 GS아트센터 로비에서 ‘퓨처 셀프’, ‘AISOMA’ 등 몸과 기계가 상호 반응하며 새로운 차원의 대화를 보여주는 조형물들과 영상을 경험할 수 있다. 특히, 이달 25일과 26일에는, 웨인 맥그리거 무용단의 무용수들이 퓨처 셀프와 함께 선보이는 특별 퍼포먼스도 진행된다.

인터랙티브 조명 설치 ‘퓨처 셀프’. Photo: Company Wayne McGregor(Kevin Beyer) with Future Self(2012) Random International+Wayne McGregor+Max Richter. Part of Wayne McGregor Infinite Bodies exhibition at Somerset House. Photo by Ravi Deepres

퓨처 셀프는 오랜 작업 파트너인 영국의 미디어아트그룹 ‘랜덤 인터내셔널’, 작곡가 ‘막스 리히터’와의 협업작이다. 1만 개의 LED 조명이 관람객의 전신 이미지와 움직임을 인식, 3차원의 빛의 패턴으로 실시간 구현하는 퍼포머티브 조명 설치물이다.

AISOM는 구글 아트 앤 컬처와 협업 개발한 AI안무툴이다. 30년에 걸친 맥그리거의 안무 아카이빙을 머신러닝으로 학습한 인터랙티브 플랫폼으로, 기 개발한 ‘리빙 아카이브’(2019)를 전문가뿐 아니라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한 최신 버전이다. AI가 관람객의 움직임을 분석하여 맥그리거 안무에 기반한 움직임을 제안하다.

연계 공연 ‘인프라’도 한국 초연으로 5월 8~10일 선보인다. GS아트센터와 국립발레단이 협력 소개하는 인프라는 2008년, 맥그리거가 상주 안무가로 활동 중인 영국 로열발레단을 위해 창작한 작품으로, 맥그리거 특유의 안무 언어가 잘 드러나는 대표 현대발레다. 시각예술가 줄리언 오피와 현대음악가 막스 리히터와의 협업작으로도 유명하다.

라틴어로 ‘아래’를 뜻하는 제목처럼 도시의 분주한 표면 아래 숨겨진 인간의 내면과 고독을 날카롭게 포착한다. 무대 뒤편을 가로지르는 18m 길이의 LED 스크린에는 줄리언 오피 특유의 ‘걷는 사람’ 이미지가 반복되며 도시의 차가운 군상을 드러낸다. 그 아래 12명의 무용수들이 겉으로 표현되지 않는 감정의 층위를 섬세하게 그려내고, 막스 리히터의 음악은 느리게 흐르며 관객을 깊은 사유와 명상으로 이끈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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