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수오⁄ 2026.04.09 10:54:18
세계 최초 CDMA 상용화 30년을 맞아 대한민국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이 추격자를 넘어 글로벌 선도국으로 도약한 과정이 재조명되고 있다.
1996년 CDMA 상용화는 국내 통신 인프라를 전국 단위로 확장시키며 ICT 산업 성장의 결정적 전환점이 됐다. 당시 2.2%에 불과했던 GDP 내 정보통신산업 비중은 2025년 13.1%로 확대됐고, 규모 역시 17조8000억원에서 304조원으로 급증했다.
IT 수출도 같은 기간 412억달러에서 2643억달러로 약 6.4배 증가하며 국가 경제를 견인하는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 이동통신 인프라는 반도체, 단말기 산업은 물론 게임·음악·드라마 등 K-콘텐츠 확산의 기반이 됐다.
CDMA는 하나의 주파수를 여러 사용자가 동시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2세대 이동통신 핵심 기술로, 당시 글로벌 표준이던 TDMA 대신 선택된 ‘가보지 않은 길’이었다. 정부와 기업, 연구기관이 협력해 기술 개발과 상용화를 동시에 추진하며 세계 최초 상용화에 성공했다.
특히 1994년 한국이동통신 민영화를 통해 SK그룹이 인수하면서 현재의 SK텔레콤이 출범했고, 경쟁 체제 도입이 기술 상용화를 앞당기는 계기가 됐다. CDMA 상용화는 2024년 IEEE 마일스톤으로 선정되며 글로벌 ICT 역사에서도 혁신적 성과로 인정받았다.
이후 이동통신은 세대 진화를 거치며 산업 생태계를 확장해왔다. 3G 시대에는 모바일 데이터와 콘텐츠 산업이 본격화됐고, 4G LTE는 스마트폰과 플랫폼 경제 확산을 이끌었다. 5G는 산업 디지털 전환과 AI 기반 서비스 확산의 기반이 됐다.
통신 인프라는 단순한 연결 수단을 넘어 산업 전반의 혁신을 촉진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았다. CDMA 도입 이후 1996년부터 2001년까지 관련 산업은 연평균 37.2% 성장하며 생산유발 125조원, 고용유발 142만명에 이르는 경제 효과를 창출했다.
이제 ICT 산업은 새로운 전환점에 서 있다. 과거 ‘통신 고속도로’ 구축을 통해 사람과 사람을 연결했다면, 앞으로는 데이터와 인공지능을 연결하는 ‘AI 고속도로’ 구축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전문가들은 초고속·초저지연 네트워크와 데이터센터, AI 모델이 결합된 인프라가 향후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내찬 한성대 교수는 “CDMA 상용화가 ICT 도약의 출발점이었다면, AI 인프라는 향후 30년 경쟁력을 결정할 핵심 요소”라고 평가했다.
이종훈 SK텔레콤 네트워크전략 담당은 “AI 시대의 네트워크는 데이터를 전달하는 수준을 넘어 학습과 처리를 수행하는 지능형 인프라로 진화하고 있다”며 “산업 전반의 생산성과 혁신 속도를 좌우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화경제 황수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