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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화랑]강종렬, 동백꽃에 길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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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32호 편집팀⁄ 2009.08.25 11:05:33

신병은(시인) 동백꽃이 상징하는 의미는 깊고 넓다. 계절이 오면 누구보다 가장 먼저 몸을 열어 안쪽의 뜨거운 열기를 내뿜어 봄을 열어가는 동백. 봄은 동백이 열어젖힌 몸짓을 통해 시작된다. 겨우내 차가운 바닷바람의 시련을 견뎌내고 2월의 따스한 햇살 아래 봉오리를 여는 봄의 화신(花神) 동백. 그 생태를 보더라도 동백은 꿈과 희망의 심볼로 자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빨강 이미지는 정열의 표상이고 부의 표상이기도 하다. 동백꽃의 매력은 새삼 이야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가장 깨끗하고 싱그러울 때 미련없이 툭 제 자리를 놓아버리고 떨어져 내리는 모습을 보면, 분명 말 그대로 하늘에서도 피고 땅에서도 피는 꽃이다. 동백의 이런 매력은 우리 삶의 이해와 깊숙이 닿아 있다. 진초록의 잎성과 빨간 꽃잎 그리고 샛노란 꽃술의 보색관계는 결코 품위 있는 색감과는 거리가 멀고, 어찌 보면 가장 촌스러운 보색관계가 아니던가. 그럼에도 강종렬의 동백꽃은 이러한 촌스러움을 순수의 본질로 전환시켰을 뿐만 아니라, 여기에 다시 화가의 정열적인 감정 체험을 보태어 원색적인 보색관계를 가장 품위 있고 가치 있는 조형미로 거듭나게 한 것도 예사롭지 않다. 강종렬의 동백은 분명 살아 숨쉬고 있다. 그의 동백은 그냥 눈에 보이는 대로 그린 가시적인 동백이 아니다. 그냥 느낀 감정이 아니라, 생의 이해와 맞닿아 있는 의미 있는 감정 체험의 꽃이며, 한겨울의 해풍과 추위를 견뎌낸 아픈 시간의 의미가 담긴 꽃이며, 순결하고 지조 있는 설화(說話) 속의 꽃이면서, 가장 아름다울 때 떠날 줄을 아는 멋스런 꽃이다. 구상의 중심에서 약간 비껴 선 자리에서 추상적 이미지를 가미한, 초월과 신비감이 융숭 깊게 내장되어 있는 강종렬의 동백꽃. 붓과 나이프로 툭툭 던지듯 터치하는 기법으로 그려낸 동백의 차가운 외적 상황을 펼쳐두고 그 가운데 툭툭 던져놓고 있는 가슴 따뜻한 꽃의 숨결. 지천으로 떨어진 꽃 송이송이에 더 의미를 두고 있는 이유까지 알 것 같다. 뿐만 아니라, 그가 동백꽃을 통해 조형적으로 간파한 은근하고 끈기 있는 한국인의 정서는 보는 사람의 눈길을 끌지 않을 수 없다. 몰입되지 않으면 결코 발견할 수 없는 동백꽃의 의미 체험들이다. 그의 그림은 한결같이 낯익은 시선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상상력과 사유의 발현, 미적 새로움에 대한 노마드(nomad)적 정신이 자리하고 있다. 그래서 동박새 울음소리 맑게 우는 그의 그림 속에 들면 떠나버린 님의 빈자리에 홀연히 피어나는 꽃, 경건한 고요가 몸속까지 밀어올린 고독도 혼자 견뎌내고 있는 사랑의 의미도 알 것 같다. 강종렬의 동백 그림은 그냥 단순한 미적 오브제가 아니라, 몰입하여 바라본 직관에 의해 유추해낸 동백의 존재 이유다. 이러한 태도가 곧 동백꽃이 지닌 순결한 조형미를 불러내려는 강종렬의 진정한 대화법이 아닐까.

강종열 작가 개인전(2000년 이후) 2001 갤러리 바다(여수) 2002 어민공원 위령탑 건립 2003 필리핀 만델리시용 초대전 및 5개도시 초대전 / 필리핀 국립미술관 초대전 / 서림화랑 초대전(서울) 2004 필리핀 풍경전(여수) / 오스갤러리 초대전(전주) 2005 동티모르, 독립인간 자연전 / 순천문예회관, 주영갤러리 / 광주북구문화의 집 5.18 초대전 / 세계평화축전 특별초대전(경기도) / 마린갤러리 초대 2인전(부산) 2007 아름다운 여수 풍경전(여수) / 한국구상미술대전 아트페어(서울 예술의전당) 2008 한국구상미술대전 아트페어(서울 예술의전당) 2008 BIF 2009 부산국제아트페어 2009 BIF 2009 부산국제아트페어 수상경력 및 심사위원 1993 올해의 우수작가상(전남미술협회) 1996 제6회 동서미술상(동서화랑, 마산) / 대한민국 미술대전, 전라남도 미술대전 / 춘양미술대전 심사위원 역임 2008 (사)대한무궁화중앙회 무궁화대상 現 한국미술협회 회원, 한국전업작가 회원, 선과색 회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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