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금영⁄ 2022.09.07 10:59:57
젊은 바이어들이 자신과 비슷한 또래의 MZ세대 트렌드를 읽고 야심차게 선보인 신상품들의 인기가 심상찮다. 조기에 ‘완판’되거나 별다른 홍보 없이도 SNS 등 고객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돌며 빠른 속도로 판매량이 증가하는 등 ‘홈플러스의 인기템’으로 등극하고 있다.
홈플러스(사장 이제훈)는 누구보다 MZ세대를 잘 아는 젊은 바이어들의 남다른 ‘촉’으로 내놓은 신상품들이 잇따라 인기템으로 등극하며 홈플러스의 젊은 고객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고 7일 밝혔다.
최근 TV 예능 등에서 화제를 모았던 ‘얼그레이 하이볼’의 인기를 남다른 시선으로 바라본 장주현 홈플러스 차주류팀 바이어는 SNS 등에서 얼그레이 하이볼 제조법이 인기 게시물로 오르내리는 것을 보며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어렵게 만들어 먹을 것이 아니라, 아예 다 만들어진 RTD(Ready to Drink) 상품으로 만들면, 고객들이 그대로 얼음잔에 담기만 해도 그럴싸한 하이볼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는 아이디어였다.
실제 홈플러스에서 ‘하이볼’ 재료로 인기 있는 짐빔(524%), 산토리(96%) 등의 매출신장률이 전체 위스키 카테고리 신장률(72%)을 크게 상회했다는 데이터가 그의 촉에 확신을 줬다.
이렇게 지난 7월 말 세상에 태어난 ‘얼그레이 하이볼’과 ‘레몬토닉 하이볼’은 불과 1개월여 만에 완판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두 상품은 일부 점포에 남아있는 소량의 재고를 제외하면 전국 대부분의 매장에서 더이상 구매할 수 없을 정도로 소진이 완료됐다.
당초 계획했던 재고 소진 시기보다 2~3배 빠른 속도였다. 유명 인기 브랜드와의 컬래버레이션(협업)하지 않고도 명확한 셀링포인트를 잡고, 여름철 야외 피크닉이나 홈파티 수요를 파악해 적절한 시기에 론칭한 것이 주효했다. 이에 따라 홈플러스는 당초 예상보다 이른 시기이나 조기 재입고를 준비하고 있다.
장주현 바이어가 기획한 또 다른 히트작은 ‘설빙 인절미막걸리’다. 지난 3월 24일 론칭 이후 현재까지 누적 판매량과 매출 모두 막걸리 카테고리에서 각각 1위를 고수 중이다. 막걸리계의 절대 강자로 불리는 ‘서울장수 생막걸리’와 ‘배상면주가 느린마을생막걸리’ 등 유력 상품들을 제치고 단 한차례도 1위 자리를 내어주지 않고 있다.
이 역시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각광받는 저도주 인기와 이른바 ‘할매니얼’ 트렌드를 반영해 선보였던 신상품이었다.
지난해 홈플러스가 3년 만에 대졸 공채를 진행하며 ‘20대 바이어’들을 대거 수혈한 성과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실제 홈플러스는 지난해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대규모 대졸공채를 진행해 신입사원들을 충원한 결과, 바이어들의 평균 연령을 5년 전(2018년)보다 3.6세 낮출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젊어진 신입 바이어들이 의욕적으로 신상품 개발에 몰두하면, 선배 바이어들은 멘토 역할을 통해 그들의 기획에 숨을 불어넣어주는 선순환 구조가 완성됐다.
올해 1월 입사한 이예원 채소팀 바이어는 그동안 ‘곁들이는 음식’ 정도로 인지되던 샐러드가 충분한 한끼 식사로 자리 잡으면서 샐러드에 대한 수요가 커졌다는 점에서 착안해 기존 ‘믹스샐러드’의 상품의 종류를 늘리고 다양한 커스터마이징을 가능하게 제품 라인업을 확대했다.
이예원 바이어는 혼자서도 가볍게 먹을 수 있는 80g 상품부터 여럿이 함께 즐길 수 있는 500g 상품까지 다양한 중량으로 선보이면서도, 자신이 원하는 것이 뚜렷한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게 원하는 토핑과 소스를 마음대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믹스샐러드를 기획했다.
라인업을 확대해 고객의 선택권을 늘려 선보인 첫 달(3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5% 이상 증가했으며, 지난달 말까지 누적 판매량은 무려 155만여 개에 달한다. 특히 가장 인기 있는 상품 중 하나인 대용량 상품 ‘더블팩 샐러드(500g)’의 경우 지난 7월부터 8월까지 2개월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3%나 신장했다.
최근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당당치킨’의 개발 역시 올해 1월 입사한 최유정 델리사업팀 바이어가 적극적으로 참여했는데, 최유정 바이어를 비롯한 팀원 중 약 45%가 대리급 이하 젊은 직원으로 구성된 만큼 델리사업팀은 MZ세대의 트렌드를 가장 잘 따르며 홈플러스에서 가장 좋은 실적을 내고 있는 팀 중 하나로 꼽힌다.
당당치킨 외에도 최근 고물가로 점심식사에 대한 부담감이 커진 직장인들 사이에서 큰 인기몰이 중인 샐러드와 샌드위치, 도시락류의 신제품을 적극 출시하며 높은 매출신장률을 기록 중이다.
8월 한 달 동안 홈플러스의 샌드위치/샐러드류의 매출신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245%나 증가했으며, 도시락류도 185%나 올랐다. 같은 기간 ‘당당치킨’의 인기에 따른 후라이드 치킨 카테고리 매출신장률(75%)보다도 월등하게 높은 실적이다.
젊은 고객들 사이에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비건’ 트렌드를 반영한 ‘비건 요거트’도 올해 1월에 입사한 신입사원 황현주 홈플러스 낙농&냉동팀 바이어의 작품이다.
황현주 바이어가 개발한 ‘제주다믐 비건 요거트 브이’ 3종은 홍보 없이도 출시 직후 10여 일만에 일 평균 3500개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요거트 상품 카테고리에서 주간 판매량 5위 안에 들 정도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홈플러스는 이 같은 젊은 바이어들의 활약상에 힘입어 지속적으로 MZ세대가 추구하는 ‘새로운 경험’을 충족시키는 트렌디한 신상품을 지속 선보이며 보다 ‘젊어진 홈플러스’의 이미지를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창립 25주년을 맞아 25살 동갑내기인 블랙핑크 로제와 배우 여진구를 모델로 기용해 ‘스물다섯 살 신선한 생각, 홈플러스’ 브랜드 캠페인을 전개하는 등 보다 젊어진 홈플러스를 알리기 위해 전사적으로 노력을 기울여 ‘고객이 홈플러스에 와야 하는 이유’를 제시한다는 전략이다.
장주현 홈플러스 차주류팀 바이어는 “홈플러스의 모든 바이어들은 ‘세상에 없는 상품’을 개발하는 일에 매진하고 있다”며 “내가 만든 상품이 누군가의 일상 속에서 도움이 되고, 즐겁게 사용될 수 있는 상품이 된다면 바이어로서 아주 큰 보람을 느낄 수 있다는 사명감으로 보다 많은 고객들이 즐겨 찾을 수 있는 다양한 신제품들을 개발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