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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슈머를 잡아라①] 가전업계, MZ세대가 체험하고 노는 놀이터 되다

삼성·LG전자·코웨이 등 체험 공간 공격적으로 넓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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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74호 김금영⁄ 2024.06.18 09:29:32

'삼성 강남'이 방문객들로 북적거리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단순 제품 광고로는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지 못한다. 소비 주축인 MZ세대를 중심으로 직접 해당 제품, 서비스를 체험하고 구매를 결정하는 트라이슈머(Trysumer)가 주요 소비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이들을 잡기 위한 마케팅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재용도 직접 현장 찾았던 삼성전자 ‘삼성 강남’

지난해 9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 강남' 현장을 깜짝 방문해 매장을 둘러보고 고객과 이야기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사진은 2020년 당시 이재용 부회장이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삼성디지털프라자 삼성대치점을 찾아 직프리미엄 가전제품을 체험해 보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가전업계는 체험형 매장을 적극 선보이고 있다. 국내 전자업계 양대산맥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MZ세대를 아우르는 놀이터 콘셉트의 체험 공간이 눈길을 끈다.

삼성전자는 체험형 플래그십 ‘삼성 강남’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6월 말 문을 연 삼성 강남은 강남역 10번 출구 인근에 위치한 삼성전자 제품 매장이다. 삼성전자는 단순 제품 전시·판매장을 넘어 체험하고 즐기고 쉴 수 있는 공간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린다는 목표 아래 삼성 강남을 오픈했다.

같은 해 9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 강남 현장을 깜짝 방문해 매장을 둘러보고 고객과 이야기하는 모습이 포착되는 등 삼성 강남은 고객과의 소통 차원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삼성 강남 오픈 당시 열린 미디어 브리핑에서 정호진 삼성전자 부사장은 “삼성 강남은 한국에서 최초로 오픈하는 체험형 매장”이라며 “강남역은 젊은 층 중심으로 여러 사람이 경험을 중요시하는 공간이다. 삼성 강남이 만남의 장소와 휴게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콘셉트”라고 소개했다.

'삼성 강남' 건물 외관. 사진=삼성전자

삼성 강남은 대규모 플래그십 스토어로 지하 1층부터 지상 5층까지 총 6개층 약 2000㎡ 규모로 구성돼 있다. 삼성전자는 이 공간을 ‘MZ세대를 위한 플레이그라운드’로 정의하고 차별화된 경험을 선보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혁신 스토리를 고객과 공유하고 소통하는 대표 브랜드 커뮤니티 공간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1층은 대형 전시물과 포토존을 통해 브랜드 메시지를 전하는 공간이다. 2층엔 갤럭시 스마트폰, 태블릿, TV, 생활가전 등 최신 삼성전자 제품 체험이 가능한 ‘리테일 도슨트’ 부스가 마련됐다. 방문객은 원하는 삼성전자 제품을 선택해 영상으로 제품 설명을 들을 수 있고, 진열되지 않은 제품의 스펙도 비교할 수 있다.

현재는 삼성전자의 평면 16:9 비율의 ‘오디세이 올레드(OLED)’ 2종을 알리는 공간으로 활용 중이다. 삼성전자는 6월 11~29일 삼성 강남에서 오디세이 OLED 게이밍 모니터 3종(G93SC, G80SD, G60SD)를 한 자리에서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올 레디. 오디세이 올레드(All Ready. Odyssey OLED)’를 진행한다. 직접 게임을 하거나 콘텐츠를 감상하면서 자연스럽게 제품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높이는 데 주안점을 뒀다.

'삼성 강남' 2층 헬스케어 존에서 고객이 갤럭시 워치의 헬스 기능을 체험하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3층에는 삼성전자의 TV와 생활가전 제품을 가상으로 체험해 볼 수 있는 ‘비스포크 홈메타’ 부스가 조성돼 있다. 방문객은 자신의 집과 유사한 구조의 3D 가상주택에서 원하는 제품과 색상을 선택 및 배치하고 체험해볼 수 있다.

4층은 8K 해상도를 지원하는 600인치 크기의 초대형 디스플레이 ‘더 월’이 설치됐다. 삼성전자는 이 공간을 브랜드 협업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실제로 호요버스와 협업으로 삼성 강남 공간에서 3월 28일~4월 10일 진행한 은하 판타지 RPG ‘붕괴: 스타레일’ 팝업 이벤트 ‘다음역, 삼성 강남 – 페나코니 꿈의 상점’엔 8000명이 넘는 방문자가 다녀가며 흥행했다.

'삼성 강남' 매장 내부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에 앞서 지난해 9월엔 넥슨과의 협업으로 메이플스토리의 팝업스토어 ‘몬스터하우스’를 운영했다. 첫 오픈 후 이틀 동안 사전예약제로 운영된 몬스터하우스는 당시 주말 방문 사전예약이 1분 안에 매진되는 등 많은 관심을 받으며 삼성전자와 넥슨 모두 윈윈 효과를 거뒀다. 또 올해 2월엔 게임 ‘포켓몬고’와 협업해 삼성전자 갤럭시 S24 시리즈의 게임 성능을 체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게임뿐 아니라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해 음식, 책, 패션, 여행, 반려동물 등 주제별로 특화된 체험 팝업, 이벤트를 꾸준히 전개 중이다.

또 삼성전자는 자사의 최신 모바일·가전제품을 활용해 다양한 콘텐츠를 경험하며 배우는 맞춤형 체험 프로그램 ‘컬처랩’을 운영 중이다. 클래스는 삼성전자 제품 활용법, 자기개발, 컬래버레이션 등 다양한 주제로 구성됐다. 삼성 강남뿐 아니라 전국 30여 개의 삼성스토어에서도 삼성 컬처랩을 운영하며 소비자 경험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상반기에만 총 246회의 클래스가 전국에서 진행됐고, 누적 3000여 명이 참가했다.

LG 전면에 드러내지 않아 더 주목받는 LG전자 ‘그라운드220’

감각적인 그림이 돋보이는 LG전자의 '그라운드220' 외관. 사진=LG전자

LG전자의 그라운드220은 건물 외관부터 심상치 않다. 색과 패턴으로 유명한 영국 런던 출신 일러스트레이터 린다 바리츠키의 아트워크로 건물 전체를 꾸몄다. 지난해 12월 정식 개장한 그라운드220은 LG전자의 제품뿐 아니라 제품과 연관된 다양한 프로그램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잠재 고객인 Z세대와 소통을 강화하고, Z세대에게 LG전자와 함께하는 다양한 일상을 제안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올해 1월엔 LG 그램 프로의 체험 공간을 그라운드220에 운영하기도 했다. 방문객은 LG 그램 프로·프로 360으로 AI 이미지를 만들고, 이 가운데 매일 선착순 20명은 직접 생성한 이미지로 꾸민 나만의 티셔츠를 받는 경험을 했다. LG 그램 프로 360과 전용 펜을 활용한 드로잉 체험 이벤트도 함께 진행했다.

그라운드220 웹 애플리케이션(웹 앱)에 회원 가입하면 체크인 데스크에서 원하는 제품을 빌려 편안한 장소에서 사용해 볼 수 있다. 기존의 제품 체험존과 차별화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포인트다. LG전자 제품과 서비스를 자신의 일상과 조화시키는 장소인 셈이다.

LG전자의 Z세대를 위한 경험공간 '그라운드220' 내부 모습. 사진=LG전자

그라운드220 경험을 아카이빙할 수 있는 아기자기한 웹 앱도 재미 요소다. 웹 앱을 통해 간단한 성향 테스트를 하고 자신에게 잘 맞는 경험 루틴을 추천받을 수 있다. 루틴 후기를 남기면 그라운드220에서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로 보상이 주어진다. 자신만의 캐릭터를 생성해 꾸미는 재미도 있다.

그라운드220 내부는 ▲제품과 함께하는 일상을 자유롭게 경험하는 ‘루틴 그라운드’ ▲제품을 활용한 전문가 클래스로 취미와 생활을 탐구하는 ‘커뮤니티 그라운드’ ▲신제품을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팝업 그라운드’ 등으로 구성됐다.

'그라운드220' 내 커뮤니티 그라운드에서 진행된 뜨개질 클래스에서 고객들이 스탠바이미를 활용해 뜨개질을 배우고 있다. 사진=LG전자

루틴 그라운드에는 스탠바이미·스탠바이미고(Go)를 체험하기 좋은 쇼파석과 LG그램·그램+뷰·그램 폴드 등을 이용할 수 있는 노트북석이 마련됐다. 커뮤니티 그라운드에서는 브리즈, 프라엘, 톤프리 등을 활용한 클래스가 열린다. 팝업 그라운드에서는 LG트윈스 우승 기념 스페셜 에디션으로 제작된 홈브루를 만나볼 수 있다. 전체 공간에 걸쳐 LG 로고를 전면에 드러내지 않은 점이 특징이다. 입장 전부터 가질 편견을 버리고, 콘텐츠에 제약을 두지 않으려는 의도가 느껴지는 지점이다.

체험을 내세운 LG전자의 전략은 현재까지 성공적이다. LG전자에 따르면 그라운드220 방문자 중 75%가 2030세대다.

코웨이, 체험 매장 적극적 확장으로 호응·매출도 호조

코웨이 대전 직영점 외부 전경. 사진=코웨이

코웨이는 제품 경험에 가장 주안점을 둔 브랜드 체험 매장을 운영 중이다. 최근엔 대전광역시 서구에 브랜드 체험 매장 ‘대전 직영점’을 열었다. 코웨이 대전 직영점은 강남 직영점, 용인 직영점, 용산 직영점 등에 이은 코웨이의 15번째 직영 매장이다. 충청권에서는 ‘신세계 천안아산 직영점’에 이어 2번째 직영 매장이다.

해당 매장은 약 90평 규모로 조성했으며 침실, 거실 등 실제 집처럼 연출된 ‘쇼룸 공간’, 비렉스 혁신 제품을 체험해볼 수 있는 ‘비렉스 체험 공간’, 다양한 코웨이 제품을 전시해놓은 ‘제품 전시 공간’, 제품 구매 및 상담을 진행할 수 있는 ‘상담 공간’ 등으로 구성해 고객이 제품을 살펴보고,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매장 일부를 실제 침실과 거실처럼 꾸며 집처럼 편안한 느낌으로 제품을 체험해 볼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체험매장으로 운영되는 코웨이 대전 직영점 내부 모습. 사진=코웨이

대전 직영점에는 무더위로 고객들이 많이 찾고 있는 ‘2024년형 아이콘 얼음정수기’부터 최근 출시한 ‘비렉스(BEREX) 리클라이닝 안마베드·척추베드’ 등 다수의 코웨이 베스트셀러 제품이 구비됐다.

코웨이는 2022년 강남논현점에 첫 체험형 매장을 연 이후 수도권에 집중됐던 체험형 매장을 전국으로 확장하고 있다. 올해 5월만 해도 신세계백화점 마산 직영점, 스타필드 고양 직영점을 오픈했다. 신세계 마산 직영점은 신세계백화점 천안아산점에 이은 2번째 백화점 입점 매장이다. 백화점 내에서 코웨이 브랜드를 체험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쇼핑과 문화생활까지 연계해 즐길 수 있도록 했고, 고객이 제품 체험과 구매를 편리하게 할 수 있도록 매장 내 전문 상담 인력도 배치했다.

스타필드 고양 직영점은 스타필드에 입점한 첫 매장이다. 해당 매장은 스타필드 고양 내에 입점해 코웨이 브랜드와 제품을 체험하는 것은 물론 쇼핑과 문화생활까지 다양하게 연계해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스타필드 고양은 쇼핑과 문화, 레저, 힐링, 맛집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수도권 서북부 최대 규모의 복합 쇼핑몰이다.

코웨이 스타필드 고양 직영점. 사진=코웨이

코웨이 전 매장은 ‘코웨이페스타’ 행사 기간인 5월 말까지 체험 예약 후 매장을 방문한 고객 전원에게 스타벅스 커피 쿠폰을 증정하기도 했다. 매장 내 제품 구매 고객에게는 추첨을 통해 다이슨 청소기와 헤어드라이기, 아이패드를 증정하는 경품 이벤트도 진행하며 관심도를 높였다.

코웨이의 체험 매장 운영은 소비자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코웨이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체험 매장으로 리뉴얼 오픈한 용산점의 경우, 월평균 방문객이 1000여 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품을 직접 경험해 보고 구매 시 사용 만족도가 높아 재방문으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코웨이 신세계백화점 마산 직영점. 사진=코웨이

실적도 호조세다. 코웨이는 올해 네 분기 연속 1조 원 이상의 매출을 돌파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웨이의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1조 18억 원, 1937억 원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비교했을 때 각각 5.6%, 10.3% 증가한 수준이다. 향후 코웨이는 전국 주요 도시에 신규 매장을 지속적으로 마련하며 오프라인 진격을 가속하고, 국내외 사업에서 고른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코웨이 관계자는 “고객이 언제든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고, 자사 브랜드와 혁신 제품을 즐길 수 있도록 특별한 공간을 조성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며 “앞으로 브랜드 체험 매장의 확대를 통해 고객이 코웨이 브랜드와 제품을 손쉽게 접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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