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2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다음 달 3일 중국 항일전쟁 승전(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 열병식에 참석한다고 북-중 양국이 동시 발표한 데 대해 “관련 내용을 사전에 인지했고, 그런 내용이 이번 한미정상회담에도 영향을 줬다”고 밝혔다.
김 국무위원장이 중국 전승절 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처음이며, 다자 외교 무대에 등장하는 것도 처음이다.
김정은, 다자 외교 무대에 첫 데뷔
김 위원장은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마찬가지로 집권 후 다자 외교 무대에 선 적이 없다. 2018년 3월 방중 이후 싱가포르, 베트남, 러시아를 방문했지만 모두 양자관계 차원이었지 다자 무대는 아니었다.
다자 외교 무대에서는 여러 지도자 중 한 명으로 국가 원수가 참석하는데 이는 북한의 이른바 ‘유일 영도 체계’, 즉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주인공이라는 이념설정과 잘 맞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중국 전승절에는 한국의 우원식 국회의장을 비롯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베트남, 라오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몽골, 파키스탄, 네팔,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벨라루스, 이란 등의 정상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28일 중국 정부가 발표했다.
강 비서실장은 28일 “관계기관을 통해 (김 위원장의 방중 계획을) 미리 알았고, 오늘 발표될 것이라는 것도 오늘 아침에 보고받았다”고 전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반도에도 평화를 만들어달라. 김정은도 만나달라”고 했고 이에 트럼프는 “추진하겠다. 올해 만나고 싶다”고 화답했다.
"향후 남북 대화채널 여는 데 도움 될 것"
강 실장은 “(북미 대화의) 공간이나 방식, 시기 등을 확정할 단계는 아직 전혀 아니다”면서도 “적어도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대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대화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향후 남북 간 채널을 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 “기본적으로 우리는 중국과의 관계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안정의 방향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며 “(이를 위한) 남북 간 대화와 협력 채널은 늘 열려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