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능할 것처럼 보였던 ‘코스피 지수 5000’의 벽이 마침내 무너졌다. 2026년 1월 22일, 코스피 지수가 장중 사상 최초로 5000포인트를 돌파한 것. 이날 지수는 최대 5019.54까지 치솟았다. 비록 종가는 4952.53에 머물렀지만, 이 역시 역대 최고치였다. 한국 증권시장 70년 역사에서 멀기만한 목표였던 ‘꿈의 지수’가 드디어 현실이 됐다.
국가기록원에 따르면, 한국 증권시장의 출발점은 1956년 출범한 대한증권거래소다. 이 당시 한국 증시에 상장된 기업은 12개에 불과했다. 코스피 지수는 30여 년이 지난 1983년 1월 4일이 되서야 처음 공표됐는데, 이때 수치는 1980년 1월 4일의 시가총액을 기준(100)으로 산정한 122.52였다. 이후 유가·금리·달러 등 ‘3저 효과’에 힘입어 한국 경제가 급성장했고, 1989년 3월 31일 코스피 지수는 최초로 1000을 돌파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1992년 외국인 직접 투자가 전면 허용되면서 우리 증시는 한껏 몸집을 불렸다. 하지만 1997년 외환 위기가 찾아오면서 277.37(1998년 6월 16일 기준)까지 급락했고, 당시 수많은 기업들이 상장폐지되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이후 IT 열풍과 거품 붕괴 등을 거치며 한국 경제는 다시 일어섰다. 2007년 7월 다시 2000대로 상승했지만, 불과 1년 후인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가 닥치며 지수는 다시 1000 이하로 내려앉았다.
2017년 세계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 닥치며 2500대로 날아오르는가 싶었지만, 2020년 3월 코로나19 여파로 다시 1500선까지 추락했다. 이후 글로벌 초저금리 영향으로 주가가 다시 급등, 2021년 1월 4일 3000선을 돌파하고, 6월 25일 3316.08 포인트를 기록하며 최고치를 찍었지만, 이후 미중 무역갈등, 글로벌 경기침체가 이어지며 오랜 기간 2000대에 머물렀다. 급기야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시도로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늘어난 2024년말 코스피 지수는 2400선 이하로 무너져내렸다.
다시 3000선을 회복한 것은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직후인 2025년 6월 20일의 일이었다. 무려 3년 6개월만의 3000선 복귀였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기 무섭게 코스피 지수가 3000선을 회복하자 시장의 기대치는 한껏 높아졌다. 이재명 대통령이 선거 당시 공약한 ‘5000 돌파’가 가능할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졌다.
그리고, 예언은 생각보다 빠르게 현실이 됐다. 불과 4개월 후인 10월 27일 4000선을 가볍게 돌파했고, 이후로도 파죽지세로 성장, 다시 3개월이 지난 2026년 1월 22일 5000 고지에 올라섰다.
이쯤되면 슬슬 코스피의 다음 고점을 예상하고 싶어진다. 이미 몇몇 글로벌 투자사들은 낙관적 전망을 내놨다. 매쿼리는 2026년 내 6000선 접근 가능성을 제시하며 강한 상승 모멘텀을 예상했고, JP모건도 지난해 10월 “12개월 안에 5000을 넘을 것이고, 강세장에 진입할 경우 6000도 가능하다”는 보고서를 공개했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올 연말까지 지수가 5000에서 5500선 중반을 유지할 것이라며, 보수적인 상승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외국인 매수가 안정적이지만, 실물경제 성장률 저하와 주가의 괴리가 지속 가능성을 흔들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어떤 전망이 현실에 부합할지는 미지수지만, 아무쪼록 당분간은 한국 증시의 상승세가 과감한 우상향 그래프를 그릴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문화경제 정의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