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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철 전 주미 대사 한미동맹 맹비난

켈리 전 미 차관보 직접 겨냥 … 신랄한 비판 주고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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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8호 ⁄ 2007.07.03 09:18:16

남북 열차 시험운행이 성사되는 등 남북관계의 진전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가운데 한미동맹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제기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주미 대사를 지낸 양성철 고려대 석좌교수가 “한미동맹은 양국 정부의 오만과 무지에서 비롯된 실수와 잘못된 정책방향에도 불구하고 반세기 이상 지속되고 있다”고 비판한 것. ■ 양 전 주미대사, 켈리 전 미 국무부 차관보와 설전 양 전 대사는 14일 세종연구소와 미국 브루킹스연구소가 공동 주최한 ‘2007년 서울-워싱턴 포럼’에서 한미동맹의 일방성을 지적하며, 부시 미 대통령의 외교정책에 대해 거침없이 일갈했다. 특히 ‘한미관계의 신뢰회복과 역동성’을 주제로 한 이번 포럼은 한미 전직 관리들이 참석한 만큼 그 무게와 비중에 있어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서울 프라자 호텔에서 열린 이번 포럼에는 제임스 켈리 전 미 동아태 담당 차관보, 잭 프리처드 전 대북교섭담당특사,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차관보, 홍순영 전 외교통상부 장관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2000년부터 2003년까지 주미대사를 지낸 양 전 대사는 “부시의 안보외교정책 의도가 시작부터 남북통합을 더디게 하거나 뒤엉키게 하기위해(putting a cart before the horse)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본말이 전도된 남북통합을 이루려는 것이라면 이미 목적을 달성한 셈”이라고 강공했다. 그러면서 “부시의 안보외교 자문단이 근시안적이고 이원론적인 도덕성의 함정에 빠져 국제사회의 도덕적인 지도자로서의 책무를 망각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경고했다. 양 전 대사와 비슷한 시기 대북정책 담당관이었던 제임스 켈리 전 미 동아태 담당 차관보를 향해서도 신랄하게 비판했다. 켈리 전 차관보는 당시 미 정부의 특사로 북한을 방문해 강석주 당시 외무성 부상과 회담하면서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HEU) 문제를 제기한 이른바 ‘2차 북핵위기’의 당사자다. 켈리 전 차관보의 HEU 보유추궁에 강 부상은 “HEU보다 더한 것도 가질 권리가 있다”고 말했으며, 미국측은 HEU 보유를 인정했다고 해석해 94년 제네바 합의가 수포로 돌아가게 된 바 있다. 양 전 대사는 2기 부시행정부는 HEU의 존재여부에 대해 1기 행정부의 평가를 완전히 뒤집었다며 “새 정보에 의한 것이냐”고 켈리 전 차관보를 직접 지목했다. ■ 스트라우브, 北 HEU 보유 인정 주장 이에 제임스 켈리 전 미 동아태 담당 차관보는 양 전 대사의 발언에 강하게 이의를 제기하고 공방의 한 축을 형성했다. 켈리 전 차관보는 HEU에 대해서는 “이런 회의 말고 다른 방식의 토론이 필요하다”며 한발 물러섰다. 이 자리에서 논의하기에는 부적절하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미 행정부의 2002년 여름 정보에 따르면 그 당시에는 결코 무시할 수 없었던 정보가 있었다”고 되받아쳤다. 이어 데이비드 스트라우브 전 미 국무부 한국과장도 켈리 전 차관보를 도왔다. 2002년 평양에 간 미국 대표단에는 대북 온건파에서 강경파까지 다 있었는데, 각자 해석을 달리 할 것을 우려해 통역을 통해 확인해 봤으나 강석주 당시 북한 외무성 부상은 “HEU 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북한이 1990년대 말부터 HEU 프로그램 개발을 추구했다는 확실한 정보가 있었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 “HEU 문제, 94년 제네바합의 해체할 수준은 아니었다” 이에 양 전 대사는 “2002년 10월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HEU 정보를 봤는데 그게 제네바합의를 해체할 만큼 큰 것이었는지 의문”이라고 문제를 제시했다. 또한 부시 행정부가 2002년 당시 북한의 HEU프로그램 개발을 의도적으로 과대 포장했다는 점도 강하게 부각시켰다. 그러면서 양 전 대사는 “2002년 10월의 상황에 참여했던 미국의 정책입안자들은 남북관계의 진전을 막은 기회비용에 책임을 져야 한다”며 켈리 전 차관보의 잘못을 지적했다.

이어 양 전 대사는 지난 2차 북핵위기의 사례와 비교해 현재 6자회담의 최대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는 BDA(방코델타아시아)문제도 거론했다. 부시 1기에서는 국무부가 HEU 문제를 제기했고 2기에서는 재무부가 BDA 문제를 제기했는데, 북한이 BDA를 통해 불법자금을 유통시켰다는 미국의 주장에 근거가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그러면서 BDA 문제를 해결할 방법의 하나는 미 재무부가 BDA의 불법행위에 대한 확실한 증거를 공개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만약 BDA 북한 자금의 불법성이 희박하다면 현재 BDA 송금 지연사태의 해결은 오롯이 미국이 담당해야 한다는 압박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켈리 전 차관보는 한미동맹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우리 정부의 대북 지원정책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나타냈다. 남북이 진행 중인 개발프로젝트가 북한에 현금이나 보조금을 주는 형태로 이뤄져서는 안되며 어디까지나 경제적 현실주의에 입각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한국 사람들이 북한의 핵에 별로 위협을 느끼지 않고 북핵을 단지 미국과 북한의 문제로 보는 것은 아주 위험한 발상이자 심각한 실수”라며 이런 오판을 해서는 안된다고 조언했다. 한미동맹은 “한국과 미국 간 방위조약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확장돼야 한다”며 한미동맹이 양측에 큰 혜택을 줬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심지어 켈리 전 차관보는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문제에 대해 “군사적 효과보다는 한국 국내정치의 정신분열 증상에 대한 사례연구로 더 흥미가 있을 것 같다”며 여야간의 분열적 대립양상을 비꼬기도 했다. ■ 양성철 “정의는 강대국만 누리는 것 아냐” 한편, 양 전 대사는 한미동맹과 한·미FTA 협정의 관계에 대해서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하나의 성과로 본다면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포함한 6자회담은 풀어야 할 큰 숙제”라고 평가했다. 한·미FTA 타결은 남북 통합과 한·중·일 3국의 건설적인 협력에 저해되지 않을 때에만 한미 간 군사동맹과 경제·무역협력 강화를 위한 올바른 수순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역사는 정의가 힘이라는 것을 보여주며 정의는 강대국만이 누리는 특권이 아니라고 강조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특히 양 교수는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소극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노무현 정부를 비판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현재 노무현 정부는 4자 정상회담이 남북 정상회담에 앞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양 교수는 남북관계가 북핵문제보다 한 발짝 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독일을 순방 중인 김대중 전 대통령이 8·15 이전 남북정상회담이 가능하며 정례화 할 것을 역설한 것의 연장선으로 6자회담보다 남북관계가 더 중요함을 언급한 대목이다. 더욱이 최근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 대사가 한국정부 당국자가 ‘남북관계는 6자회담보다 반발짝 뒤처져 진행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고 말해 논란이 거듭되고 있다. 이에 대해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은 16일 정례브리핑에서 “그 문제는 다른사람이 할 얘기가 아니고 한국정부가 판단해서 취해야 할 입장”이라며 불쾌한 내색을 감추지 않았다. -김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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