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EU간 FTA를 계기로 우리나라의 지적재산권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도 중국의 짝퉁으로 인해 많은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 이에 따라 국내 경제계는 정품에 의한 유통정의 실현에 많은 관심을 쏟아붇고 있는 상황. 그런데 생산자의 불법 모방상품 문제는 점차 개선되고 있는 반면, 소비자가 주문한 것과 휴사한 제품이 배달되는 이른바 짝퉁배달사고가 대기업 일부에서 빈번히 벌어지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짝퉁이라는 낱말은 기능·디자인 등의 측면에서 높은 소비자 인지도를 가진 특정 제품과 거의 흡사하게 모방한 것을 말한다. 이는 특정 상품의 생산자가 개발 과정을 거쳐 소비자들 사이에서 명품으로 인정받기까지의 쏟아부은 비용과 노력을 고스란히 가로채는 지적 절도에 해당하는 것. 대다수의 소비자들은 짝퉁을 정품으로 오인하거나 혹은 대리만족을 느끼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한다. 그러므로 짝퉁이 만연하게 되면 그만큼 정품의 가치는 떨어질 수 밖에 없는 것. 그러나 이같은 생산자가 다른 짝퉁상품의 피해는 다음해 명품 생산권자의 경영실적에서 고스란히 드러나고 적발시 적절한 법적 조치가 취해지는 반면 생산자의 배달사고로 인해 발생되는 소비자 짝퉁은 인지하기도 힘들거니와 추후 밝혀지더라도 사과 한마디 외에 다른 피해보상은 받기 힘든 실정이다. ■ 백화점서 구매한 PDP TV, 하이마트용으로 배달 그런데 이같은 LG전자발 짝퉁배달에 대한 소비자민원이 심심치 않게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알져지고 있다. 짝퉁배달이란 롯데 백화점에서 LG전자의 TV를 주문 후 결제를 마치면 실제 배달되는 물건은 LG전자가 대리점 혹은 전자전문상가 용으로 납품하는 TV를 배달해 오는 것을 말한다. 이 경우 실제 계약한 물건과 배달된 것이 동일한 LG전자의 TV라는 점에서 구분하기 힘들다. 하지만 LG·삼성 등 가전제품 업계의 관행상 대규모 거래 고객에 해당되는 백화점·할인마트 등에는 그에 맞춰 약간의 기능과 부품을 차별적으로 업그레이드한 상태로 납품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같은 회사의 동일한 제품이라도 백화점에서 사는 것이 하이마트·용산전자상가 등 전자전문점 제품보다 좋고 전자전문제품이 가전 대리점보다 약간 뛰어나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이와관련 21일 제보한 이 모씨에 따르면 작년 1월 혼수용품으로 구입한 42인치 PDP TV가 실제로는 하이마트 납품용으로 제작된 상품이 배달된 것으로 밝혀졌다고 분개했다. 그는 “작년 1월 시어머니와 혼수용품 장만을 위해 롯데 백화점에 갔고 그 곳에서 문제의 PDP TV를 구입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녀가 최근 고장수리하던 과정에서 계약서 제품번호를 TV와 비교해 본 결과 전혀 다른 물건이었다는 것. 이와관련 이 제품을 구매한 롯데백화점 관악점의 관계자는 “고객님이 구매한 제품은 하이마트용이라 우리와는 관계없다”는 말을 들었던 것. ■ LG전자 LCD 구입했지만 중소기업 TV 배달 또다른 소비자 문 모씨는 서울 용산전자상가 내 GS마트에서 지난 5일 LG전자의 LCD TV를 구매한 후 결제를 마쳤다. 당시 문 씨는 LG전자의 42인지 LCD TV라는 특정제품을 지정한 후 전자상가를 방문했다. 하지만 당시 매장 담당자였던 박 모 실장은 문 씨에게 LG필립스사에서 생산한 최신 2007년 4월 모델을 강권했다. 이에 문 씨는 LG에서 생산된 제품에 사인 후 결제를 한 것. 그런데 정작 배달된 제품은 LG전자가 아닌 지피엔씨라는 중소기업의 LCD TV. 이와관련 문씨는 “나는 GS마트의 실장으로부터 LG전자보다 품질이 더 좋고 잔상도 남지 않은 LG필립스의 최신형 모델을 권장받아 이를 구매했다”며 “그런데 정작 받고 보니 LG와는 전혀 무관한 중소기업 제품이었다”고 분개했다. ■ 롯데, “매장은 판매와 결제, 배달은 LG에서” 이와관련 롯데백화점의 한 관계자는 “물론 우리도 잘못이 있다. 소비자에게 엉뚱한 제품이 넘어갔다는 점에서 이를 부정하려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그러나 백화점의 가전제품 유통방식은 일단 고객이 특정 상품을 고른 후 매장에서 이를 계산하게 되면 백화점은 그 전표를 해당회사에 넘기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므로 문제의 고객이 고른 제품을 실제로 배달한 곳은 롯데백화점이 아닌 LG전자였다는 것. 또한 전자 할인마트 업계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LG전자 등 대기업 가전업계는 동일한 상품에 대해 대리점·시장 등에 보편적으로 깔리는 내셔널 브랜드와 수출용·명품용으로 특별히 제작되는 특정유통망 브랜드, 그리고 백화점·할인마트 등 대형 고객들을 타깃으로 하는 일부 전용상품 브랜드 등 3개 브랜드로 차별화된 생산을 하고 있다. 이와관련 전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무래도 일반 대리점보다는 할인마트가, 그보다는 백화점이 구매력이 더 높다”고 그 이유를 밝히고 있다. 그리고 할인마트와 백화점은 그 물량만큼 단가의 할인을 요구하게 되는 것. 그러나 이 문제는 전속 대리점들의 반발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른 대안으로 나온 것이 바로 전용상품 브랜드. 이는 백화점과 할인마트들의 구매단가를 할인해 주지 않음으로써 대리점들을 만족시킨 반면 자신들만의 상품을 납품받음으로써 우량고객들을 만족시키는 절묘한 선택으로 각광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관련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업계 현실상 각 매장마다 차별화된 제품을 진열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각 유통망별 브랜드는 반드시 지켜줘야 하는 것이 당연한 전제”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만약 롯데백화점과 GS마트에서 발생한 이같은 제보가 사실이라면 이는 있을 수 없는 중대한 과실로 양 유통업계뿐 아니라 LG전자·LG필립스에서도 이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고 유통망을 더욱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박현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