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전 경기도 지사가 오는 6월 17일 자신의 독자적 정치세력인 ‘선진평화연대’의 출범을 앞둔 가운데 비공개 워크숍을 개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진평화연대’는 현역의원 30명, 추진위원 1000명, 발기인 3만여명으로 구성돼있다. 지난 26일 천안에 위치한 청소년 수련원에서 개최된 이번 워크숍에는 400여명의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선진평화연대 추진위원 모임 간 활발한 토론이 이어졌다. <헤럴드 경제> 30일자 보도에 따르면 이날 워크숍은 손 전 지사의 민주화 운동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인 김지하 시인의 강연 등 자신의 정치색을 공고히 하는 자리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범여권 대통합 손학규 앞으로 당초 손 전 지사측은 기자들에게 지난 주말 공식일정은 없는 것으로 알리는 등 극비리에 행사를 진행했을 정도로 이번 워크숍의 내용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손 전 지사는 최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도 ‘선진평화연대’의 출범에 대해 “핵심만 단단히 굳으면 그 다음은 눈덩이 굴러가듯 커질 것”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특히 이번 워크숍에서 손 전 지사와 가까운 열린우리당의 김부겸 의원과 경기 시흥을 지역구로 가진 조정식 의원이 참석해 6월 14일 이후 열린우리당 2차 탈당 및 범여권 대통합 기류에 손 전 지사의 역할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또한 5월 29일에는 열린우리당 신학용 인천시당위원장을 비롯해 안영근·한광원 의원이 손 전 지사의 인천대 특강에 자리를 함께 해 범여권 대통합을 위한 의원 접촉이 활발해지고 있음을 드러냈다. 이날 강연 전 오찬에는 송영길·문병호·김교흥 의원이 참석해 오고 간 대화의 내용에 대해 더욱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孫, “보수 진보 대결 안돼” 잇따른 의원들의 접촉배경을 설명하듯 손 전 지사는 이날 강연에서 보수와 진보를 따지지 말 것을 주문했다. 융화동진(融和同進 : 모두 화합해 함께 전진함)의 정신을 역설하는 가운데 “진보와 보수를 따지는 곳은 우리나라밖에 없다”며 통합의 중요성을 거론한 것.
더욱이 손 전 지사는 통합의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지금이야말로 정치가 단순한 정계개편이 아니라 정치 세력과 구도가 크게 개편될 수 있는 호기”라고 진단했다. 오는 6월 15일 전후로 열린우리당 탈당파 의원들은 ‘대통합신당 창당추진위’를 결성한다는 계획이다. 인천대 강연에서 손 전 지사가 “앞으로 세계와 미래로 나가면서 실질적인 수행능력을 갖는 실용적인 개혁세력이 다시 대오를 정비해야 겠다”고 발언한 것도 시기적으로 교묘히 일치한다. 손 전 지사는 40대를 전후한 화이트칼라 세력의 대오를 정비해 주류를 형성하고 이들의 결집을 통해서 보수세력과 겨루면서 우리나라 정치의 중심에 설 것이라는 다짐이다. 반한나라당 기치를 강화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손 전 지사는 강연에서 “4·25 재보선에서 집권당은 거의 궤멸했고, 한나라당은 한군데 빼고 참패했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권위주의적 개발주의 세력과 함께 말로만 진보를 외치며 구체적 내용없이 국민을 분열로 이끄는 세력 모두가 국민에게 신뢰를 주지 못한다는 주장을 이어 나가기도 했다. 국회의원들이 사실상 2008년 총선 때 의원직을 유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벌이고 있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도 손 전 지사는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다. ■ 孫, 누구누구 만났나? 한편, 손 전 지사는 지난 5월 중순 전진 코리아 2차 범국민 토론회에서도 본격적으로 “인물 대장정을 시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2일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의 ‘개성역에서 파리행 기차표를’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축사한 것을 시작으로 공개적인 인물대장정이 이어지고 있다. 탈당에 고심 중인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에 반해, 정 전 의장은 탈당을 결심한 상태다. 전진 코리아 토론회에서는 ‘국민이 원하는 새로운 정치와 중심정당 건설’이라는 주제에 맞춰 신국환 중도개혁신당 통합추진위원장이 자리를 함께 해 주목을 받았다. 한편 손 전 지사측은 ‘선진평화연대’의 대변인으로 배종호 KBS 라디오뉴스 팀장을 임명했다. 배 대변인은 “자기 분야에서 충실하게 일하는 사람들이 새로운 정치의 주역”이라며 “앞으로 손 전 지사가 그려갈 선진 대한민국과 한반도 평화의 미래를 생생하게 국민의 마음속에 전달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처럼 ‘선진평화연대’의 구성이 가시화되면서 손 전 지사측은 독자세력화를 위한 대열정비에 나서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23일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제안한 대선주자 연석회의를 주축으로 한 ‘가설정당’도 새로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최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