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단체가 주최하는 토론회에 대학교가 장소협조 등에 무응답으로 일관하는 등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여 논란이 일고 있다. ‘반전 반자본주의 노동자운동’을 기치로 내걸고 있는 진보단체 ‘다함께’는 오는 7월 14~17일 동안 고려대학교에서 ‘맑시즘 2007’이라는 제목으로 토론회를 열 예정이다. 올해로 8회째인 이번 토론회에서 주최 측은 한미FTA, 미국의 중동전쟁, 한반도 문제, 환경, 대선 등의 다양한 이슈를 다룰 예정이다. 또한, 심상정·권영길·노회찬 민주노동당 국회의원과 임종인 국회의원, 정태인·배성인 교수, 이태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안준관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본부 부장 등 저명한 진보개혁 인사들도 대거 참여할 예정이다. 하지만 고려대학교 학교 당국이 이 토론회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여 토론회 준비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함께 고대모임’은 6월 둘째 주부터 총학생회 집행부가 토론회의 개최에 대한 협조를 학생지원부에 요구했고, 6월 12일에는 총학생회 집행부 1명과 토론회 주최 실무자가 학생지원부에 정식으로 토론회를 위해 고려대학교 우당교양관 6층 강의실 대여요청을 했다. 하지만 학생지원부는 학생들의 협조 요청에 대해 무응답으로 대응하고 총학생회의 거듭된 요청에도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고 있다. 고려대학교 측이 진보단체 주최 토론회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학교 당국은 한일 평화운동단체들과 고려대학교 대학원 총학생회가 지난 5월 26~27일 열기로 했던 ‘반전 반핵평화 동아시아 국제회의’의 강의실 사용을 불허했다. 또한, 지난 3월 ‘다함께 대학생모임’이 주최한 ‘진보적 대학생이 알아야 할 9가지 주제’라는 강연회도 학교 당국이 막판에 불허하는 바람에 많은 진통을 겪어야 했다. 고려대학교 측은 최근 교내 소식지에서 “학생들에게 이익이 되는 행사에 대해서는 외부단체라고 하더라도 강의실 사용을 허가한다”고 밝히고 있다. 다함께 고대모임은 “대학은 학문과 사상의 자유를 보장하는 공간이어야 할 뿐 아니라, 나아가 이런 다양한 사상과 의견이 활발히 토론될 수 있도록 장려해야 한다”며 “학교 당국의 ‘맑시즘 2007’의 고려대 개최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 변화를 간곡하게 촉구한다”고 밝혔다. -오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