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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어휘 출현, “개빠”

‘일부 애견인’, 너나 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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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7호 ⁄ 2007.07.23 14:08:50

‘빠순이’, ‘빠돌이’라는 말이 이제 애완동물 마니아들에게까지 번졌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한겨레신문>의 지난 2월 24일자 기사 “‘로드킬’ 견공(犬公)들의 항의”라는 기사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유기견들인 것 같았어요. 개 두 마리가 위험천만하게도 도로를 거닐다가 지나가는 차에 치여 죽었고, 그 ‘친구’들이 그 개를 치인 트럭에 항의하기 위해 따라가는 장면을 포착한 ‘사진 기사’였습니다. 결국, 이 기사의 댓글 게시판에서는 ‘개’에 관한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운전자의 부주의와 ‘만행’을 비판하는 애완견 마니아들과, 평소 애완견 마니아들에게 불만을 느끼고 있던 누리꾼들과의 논쟁이었습니다. 그러다가 나온, 애완견 마니아들을 일컫는 표현이 바로 ‘개빠’였죠. 솔직히 웃었습니다. 어감이 좀 아름답다는 생각에서요. 하지만, 이건 좀 다른 문제였던 것은 분명합니다. 엄밀히 말해 이건 ‘뺑소니’죠. 말 못하는 동물이기는 해도, 분명히 한 생명을 죽인 것입니다. 어느 운전자 분인지는 몰라도 최소한의 책임은 보여줄 필요가 있었습니다. 물론, “바쁘다”는 이야기를 하시겠지만요. 제가 주목한 것은, 애완견 마니아들과 그 반대 측 누리꾼들의 논쟁이었습니다. 애완견 마니아들 모두가 그런 건 아니지만, 예전에 ‘개똥녀 사태’가 그랬듯이 개에 대한 애정이 지나친 나머지 가끔씩 개념을 흘리는 분들이 있다는 사실도 부정할 수는 없거든요. ■ 보신닷컴 폐쇄, 그리고 ‘초복’ 얼마 전에, 개고기 판매쇼핑몰 사이트 ‘보신닷컴’이 폐쇄됐다죠. 애완견 마니아들의 비판을 이겨내지 못했다는 겁니다. 게다가 ‘개고기’는 ‘허가된 식품’도 아니라고 합니다. 애완견 마니아들, 그야말로 열정적인 공격을 하셨더라구요. 사이트를 허가한 시청 홈페이지에도 항의글을 남겼고, 30여개의 개고기 판매업소가 영업 중이라는 성남 모란시장에서는 애완견 마니아들의 개고기 반대 집회도 복날 전후로 열린다는 겁니다. 결국, ‘보신닷컴’ 운영자는 이 항의를 이겨내지 못한 것입니다. 그러면서 여운을 남겼죠. “체질상 개고기가 필요한 사람이 있는 상황에서 돼지고기와 생선은 먹어도 되고 개고기는 안 된다는 논리에 동의할 수 없다. 오래 전부터 먹던 개고기를 양지로 끌어낸 것으로 나름대로 블루오션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마다 관점이 다를 뿐이다.” 이 한마디로 인해, 논쟁은 더욱 거세졌고, ‘초복’을 앞두고 각 언론과 포털 사이트는 개고기 반대논쟁을 크게 부각시킵니다. ■ 일부 애완견 마니아, 그 일상의 파시즘 민주주의의 핵심은, 내 자유와 권리가 소중한 만큼 남의 자유와 권리도 소중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그걸 부정하면 파시즘입니다. 파시즘, 단어는 거창한데 막상 보면 별 뜻 아니거든요. 내 권리만큼 남의 권리를 인정안하면 그게 파시즘입니다. 개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는 개를 죽여 음식으로 먹는 것이 불쾌하고 안타깝겠지만, 그건 본인들의 취향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사실 케케묵은 이야기라 나올 수 있는 근거도 뻔해요. 이슬람권의 돼지 혐오 문화와, 인도의 소 신성화 문화 등이 오래전부터 근거로 거론됐는데, 사실 이 정도 얘기했으면 ‘민주주의’의 뜻이 뭔지 알아듣고 그쯤에서 멈췄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여전하답니다. “어떻게 인간의 친구인 개를 그렇게 잡아먹느냐”고 통곡을 합니다. 글쎄요. 그렇게 따지면, 소는 정말 너무 억울하죠. 소가 어디 보통 동물인가요? 일해 주죠. 우유 주죠. 요즘이야 턱도 없는 이야기지만 옛날에는 팔면 자녀들의 학비도 나왔죠. 그리고 결국에는 자기 자신을 희생해 고기까지 제공합니다. 소는 ‘친구’를 넘어서, ‘인간 세상의 숨은 영웅’이에요. 그렇다고 소가 포악한 동물인가요? 아니에요. 소가 얼마나 착한데요. 눈도 얼마나 예쁘구요. ‘친구’의 죽음에 앞서, 일단 ‘영웅’의 죽음부터 반성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하지만 우리나라는 인도가 아니죠. 소 먹는다고 ‘야만인’ 취급하는 일은 없습니다. 그런데 잣대가 왜 이리 제멋대로인가요? 결국 자기 맘에 안 드는 짓한다고, ‘인간의 친구’ 운운하고 외국병이라도 든 것인지 문화적 배경도 다른 ‘외국’ 운운하면서 남의 ‘먹을 권리’를 제한하는 것 아닙니까? 이런 게 바로 ‘파시즘’인 겁니다. 요즘 심심하면 나오는 얘기가 “개 팔자가 상팔자”라는 거죠. 정말 상팔자더라구요. ‘박형준’도 잘 못하는 염색은 기본이고, 예쁜 옷도 입고 예쁜 언니들의 사랑을 듬뿍 받습니다. ■ ‘개’에 대한 폭력, 일부 애완견 마니아들이 더 심각하다 물론 그럴 자격 있죠. 저는 안귀엽지만, 개는 귀엽습니다. 그건 절대 인정합니다. 그렇다고 저 보고 “개만도 못한 놈”이라고 하지는 마시구요. 털 염색, 의상 선택은 개에 대한 충분한 애정표시이긴 합니다만, 가끔 도를 넘어서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는 듯해서 우려가 됩니다. 개의 입장에서는 가뜩이나 말 못하는 동물인 것도 열 받을 텐데, 그나마 울음소리도 내지 못하게 성대도 제거해버리고 거세까지 하죠. 그뿐인가요? 자기 집에서는 절대 대소변 가리게 훈련시키면서, 공원에서는 아무데나 실례해도 후다닥 도망가는 얌체 애견가들도 있습니다. 게다가, 앞서 언급한 <한겨레신문>의 기사 “‘로드킬’ 견공(犬公)들의 항의”에 나온 개들, 그거 다 ‘기르는 사람’이 버린 유기견들입니다. 이렇게 더 심각한 폭력을 저지르고도, 남이 고기 먹는 거만 뭐라고 그럴 건가요? 모란시장에서 시위하기에 앞서, 일부 애견가들의 행태에 대한 자성하는 시위부터 하길 바랍니다. “개고기는 식용이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그건 당신들의 주장이죠. 합의는커녕, 제대로 된 공론화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 ‘개빠’ 소리 듣지 않으려면… 간단합니다. 나중에 귀찮고 식상해졌다고 함부로 버리지 말고 자기 개나 잘 기르세요. 소 기르는 농부 분들이 소고기 먹는다고 항의집회하는 꼴 보셨습니까? 아니면, 인도인들이 한국에 와서 소고기 먹지 말라는 시위한 거 보셨습니까? 개 먹지 말라는 캠페인이 정 그렇게 하고 싶으면, 브리지트 바르도의 집에 가서 함께 오붓한 촛불 행사나 하는 게 좋을 겁니다. 아, 그런데 보니까 그 할머니는 ‘동물보호가’라면서 밍크코트를 자주 입더라구요. 개는 그래도 영양 보충과 생존의 차원에서 희생되지만, 밍크코트는 일부 돈벼락맞은 졸부 아주머니들의 전혀 안 어울리는 멋을 위해 희생된다죠. 코트 한 벌에 희생되는 밍크가 16마리래요. 개고기 반대하는 애견인들은, 밍크코트 반대시위에 대해 먼저 생각해보면서 브리지트 바르도의 앞뒤 안 맞는 꼬락서니부터 바로잡길 바랍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게 우선인 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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