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피랍사태가 40여일 만에 인질전원 석방으로 일단락됐지만 적지않은 후유증을 남겼다. 거액의 몸값지불설과 고 심성민 씨 유족의 배상요구 움직임, 인질석방을 위해 들어간 인력과 비용에 대한 구상권 행사 등이 이어질 전망이어어서 그동안 인질들의 안전을 고려해 자제해왔던 책임규명 등이 본격 제기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태해결의 핵심열쇠를 쥔 아프가니스탄과 미국정부의 무성의와 비협조 속에 비록 배형규 목사와 심성민 씨가 희생되긴 했지만 우리정부의 끈질긴 설득과 적극적인 협상노력이 결실을 맺어 사태는 일단락됐다. 하지만 국가행정력과 예산이 낭비되고 정부를 궁지로 몰아넣고 전국민을 내내 불안에 떨게 했던 피랍사태의 원인은 무엇인 지, 아프간 피랍사건을 계기로 본 해외 선교활동의 문제점을 살펴본다. 이번 아프가니스탄 피랍사건의 원인은 무엇보다 정정이 불안한 아프간 현지의 선교봉사활동을 기획, 주관한 한민족복지재단의 안전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무리한 사업추진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여기에 무모한 해외선교와 타종교에 대한 배척감과 우월의식, 피랍자들이 아프간 방문자들에게 납치위험을 알리는 경고표지판앞에서 V자를 그리며 웃을 만큼 철없는 경솔함도 한 원인으로 지적된다. 출국 전 이미 화를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미 사고는 시간의 문제였을 뿐 이전부터 예고된 사고였던 것이다. 위험경고 표지판앞에서 V자를 그리며 위험을 무시할 만큼 여유와 자신에 찬 젊은이들이 승리의 V자를 그리며 웃는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봉사활동을 하러 떠나는 사람들이 가져야 할 태도인 지 의문을 갖게한다. 특히, 목적지가 종전 상태이지만 전쟁이 계속되고 있고 납치 인질사건이 발생했던 사지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들의 태도는 이해하기 힘들었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탈레반 반군의 입장에서 보면 한국은 탈레반 정권을 전복시킨 미국과 현 아프간 정부를 돕기 위해 파병을 한 적대국이자 점령국으로 간주되고 있는 현실이다. 탈레반이 인질석방 조건의 하나로 한국군의 철군을 요구한 것도 이런 시각을 뒷받침한 것이다. 아프가니스탄이 회교원리주의에 입각하고 있는 반군세력이 여전히 굳건한 상황에서 이슬람은 물론 다른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배타적 태도를 가진 기독교 단체의 방문은 일종의 모험이었던 것이다. 실제 십자군 전쟁 이후 최근까지 벌어지고 있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70~80년대의 레바논·시리아 등 중동전을 비롯해, 미국과 이라크전 등 대부분의 중동지역 전쟁은 기독교와 이슬람교 간의 전쟁이었다. 기독교와 이슬람교는 종교 창시 이래 오랫동안 충돌해왔고 현재도 문화적 충돌이 이어지고 있는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간과 내지 무시했다는 지적이다. ■ 한국교회 선교부흥 원년 선포 재발 가능성 높아 한국개신교는 한국교회 100주년을 맞아 ‘한국교회 선교 부흥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교세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해에도 기독교인 수천명이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에서 대규모 종교행사를 가지려다 종교적 충돌을 우려한 아프간 정부의 반대와 우리정부가 티켓 강제취소를 하고 전세기를 보내는 등 적극 만류해 대규모 종교충돌 위험을 피했다. 하지만 행사에 참석하지 못한 기독교인들은 정부를 상대로 수천억원대의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는 움직임까지 보인 바 있다. 한국교회의 적극적인 선교 활동은 해외 곳곳에서 위험성을 안고 있다. 한국교회가 주 선교대상으로 삼고 있는 곳도 미국 등 다국적군이 지배하고 있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등 주로 회교국가를 대상으로 하고 있어 현지민과의 충돌을 항상 내포하고 있다. 더구나 한국교회는 한국선교활동 원년으로 선포하고 해외선교활동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한국교회는 “10만명의 선교사를 최전방 지역에 파견키로 하고 아프간 피랍사태를 한국교회에 대한 사탄의 도전”으로 규정하고 있다. 전재옥 한국이슬람연구소장과 서경석 목사, 전호진 한반도국제대학원 석좌교수 등이 고문으로 참여하고 최한우 한반도대학원대학총장, 한정국 세계선교협의회 총무 등이 편집위원으로 참여하고 김경일 한민족복지재단우즈백지부장, 강요한 인터콥교사 등이 칼럼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기독교계 신문인 ‘글로벌미션네트워크(GNB뉴스)’는 칼럼 등을 통해 아프칸 피랍사건을 한국교회에 대한 사탄의 도전이라며 오히려 전심으로 헌신하며 신속한 지구촌복음화를 위해 나가야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십자가 없이 부활도 없고 십자가 없이 하늘의 영광도 없다”는 것. ■ 위험국 여행금지 세속정부 탄압으로 규정, 재발가능한 현재진행형 이 신문은 특히 정부가 전쟁위험국에 대해 종군기자 및 인도주의적 차원의 활동을 제외한 특정 위험국가 여행을 금지하는 ‘국민해외여행규제법’이 지난 7월23일부터 발표된 것과 관련 한국교회는 감각이 없다. 선교에 참여하는 이들 중 이법을 지지하는 자가 있다며 한심하다고 비난했다. 최근들어 목회자들이 뉴라이트 운동에 참여하며 정치적 성향을 띠면서 현 정부에 비판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뉴라이트 계열의 목회자들이 해외선교에 주도적으로 나서고 있는 점도 재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여행규제를 놓고 세속정부의 핍박이라며 인도주의적 활동에 기독교선교를 포함시켜야한다고 주장해 아프간 사태는 언제든 재발될 수 있는 현재 진행형이다. <이철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