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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망치는 ‘인터넷 음란물’

음란물에 무한 노출된 자녀들, 부모들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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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9호 박성훈⁄ 2008.06.03 11:14:52

“7살 남자아이가 유치원에서 여자친구들의 옷을 벗기려 하고 민망한 성추행을 계속해 선생님을 당황하게 하였다. 원인을 찾아보니, 아빠가 가끔씩 밤 늦게 음란 사이트에 접속했는데, 낮에 유치원에서 돌아온 아이가 인터넷을 하다가 우연히 아빠가 접속했던 음란 사이트에서 야한 음란물을 본 것이었다. 그리고 음란 사이트에서 본 장면을 재미있는 놀이로 이해한 아이는 유치원에 가서 여자친구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놀이를 직접 해본 것이었다. 청소년들에게 질문해 보면, 음란물 접속은 초등학생에서 시작되어 중학생 때 정점을 이루고 고등학생이 되면 졸업한다고 한다. 그리고 음란물 접속에서 졸업한 고등학생은 이성친구와의 성관계 실습에 관심을 집중한다. 그런데 현실을 보면 일부이긴 하지만, 어린이집 유치원에 다닐 나이에 접속이 시작되어 초등학교 3학년부터 정점을 그리는 아이가 있고, 초등학교 4학년쯤에 이미 실습단계에 돌입하는 아이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컴퓨터생활연구소 어기준 소장 칼럼 중> 한국컴퓨터생활연구소 어기준 소장은 청소년을 비롯한 아이들의 인터넷 음란물 접촉으로 인한 심각성이 이미 수면 위로 떠올라 있다고 지적한다. 최근 사회를 떠들썩하게 한 대구 초등학생 집단 성폭행 사건이 인터넷 음란물을 모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자녀들의 음란물 오염을 걱정하는 학부모들이 많다. ■미성년 성범죄, 왜 이지경이 됐나 부산 명서초등학교 김영주 보건담당 교사는 “최근 언론에 보도된 대구 모 초등학생 성폭력의 가해 학생은 주로 인터넷에서 음란물을 접한 후 흉내 내는 방식으로 학교 안, 부모가 없는 집, 놀이터에서 성폭행을 저질러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며 “어린 학생들은 아직 그릇된 정보에 대한 판단 능력이 부족하여 잘못된 성지식이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현상에 대해 국회 교육위원회에서는, 인터넷 음란물의 무분별한 유통으로 아동들의 성의식이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아동들의 성범죄가 발생했다고 진단하고 있다. 상임위 위원들은 이를 막기 위해서는 인터넷 음란·폭력물 피해방지 법안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지난 밀양 성폭행 사건 이후 대책을 만들긴 했지만 그 후에도 개선된 사항이 발견되지 않는 점을 문제 삼으며, 교육당국의 소규모 토론식 성교육과 인성교육을 대안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한나라당 주호영 의원은 “학교 현장에서 인터넷을 하는 학생을 파악해 음란물 접근을 감시하는 프로그램을 부모와 상의해서 구축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경숙 의원도 “교육의 목표에서 인성교육이 실종됐다”며 “정부의 대책이 매번 똑같다”고 교육당국의 무성의한 대처를 질타했다. ■음란물 노출 환경, 아이들 성범죄자 만들 수도 정책적으로 음란물 규제를 펴서 청소년들을 성범죄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는데 이견을 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음란물 접촉의 문제는 획일적인 정책적 규제로는 근절하기 어려울 정도로 청소년들의 피부에 가까이 닿아 있다. 음란물을 접할 수 있는 길은 인터넷상에 널려 있다. 전체 이메일 중 30~40%는 음란물 관련 스팸이며, 미성년자든 성인이든 가리지 않고 전송된다. 스팸메일로 뿌려지는 음란물 광고 영상과 게시판, 배너 광고, 팝업 창, 링크 사이트 등 인터넷을 돌아다니다 보면 어렵지 않게 성인 사이트로 접속할 수 있게 된다. 더 심각한 부분은, 주소를 인터넷 창에 잘못 입력할 경우 자동 연결되거나 건전 사이트인 것처럼 위장돼 있는 등 특정 사이트를 의도적으로 입력하지 않아도 우연히 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있다. 한국컴퓨터생활연구소 어기준 소장은 “청소년들의 음란물 접촉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청소년들에게 왜곡된 성의식을 갖게 하는 것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일단 음란물을 접한 청소년들은 성적 행위에 강한 호기심을 갖게 되고, 그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 더 자극적인 음란물을 접하려 한다. 그러다 보면 그 속의 성범죄나 변태행위가 마치 정상적인 성적 표현인 것처럼 왜곡된 이해를 갖게 된다. 이는 신체적 성장과 성적 정체성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결국 청소년들 스스로 성폭력의 가해자가 되는 주요 원인이 된다. ■음란물 접속, 8가지 대처방법 어기준 소장은 “무분별하게 접속한 음란물이 청소년들의 성의식에 악영향을 미치고, 모방 성관계와 원조교제를 조장하며, 다양한 형태의 음란물을 제작 유포하는 범죄의 주범이 되게 한다”며 “이러한 결과는 청소년의 인생에 돌이킬 수 없는 걸림돌이 되거나 치유할 수 없는 상처로 남게 된다”고 전했다. 자의든 타의든 음란물을 접하는 자녀를 본 학부모들은 매우 당황하게 된다. 으레 자신의 자녀들은 음란물의 유혹으로부터 자유로울 것이라는 안이한 생각을 갖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부 학부모들은 너무 실망한 나머지 아이에게 화를 내거나 심하게 다그치기도 한다. 그러나 음란물을 접촉한 아이들을 무조건 야단치는 것은 오히려 아이들에게 수치심을 안겨줄 뿐 역효과만 발생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김영주 보건교사는 “음란물에 접촉한 아이를 무조건 꾸짖거나 야단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음란물에 묘사된 내용은 과장되고 왜곡된 것이라는 사실을 설명해 주고, 음란물에 접촉했을 때의 대처 요령을 가르쳐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음란 사이트에 우연히 접속했거나 음란 메일을 받았을 경우, 부모에게 이야기하도록 하고, 채팅 도중 상대방이 이상한 말을 건네 오면 대화방에서 빠져 나오도록 한다고 조언한다. 무엇보다, 음란물에 대한 호기심을 부모님이나 선생님과의 대화를 통해 해소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다. 한국컴퓨터생활연구소는 자녀들의 음란물 접속에 대처하기 위한 방안으로 다음의 8가지를 제시한다. ① 바른 성교육을 한다 청소년들은 컴퓨터 음란물을 자의 반 타의 반 접하고 있으므로 바른 성교육으로 음란물의 실체를 바르게 알게 해야 한다. ② 컴퓨터를 가족 공용화한다 컴퓨터를 가족 모두가 쓴다면 음란물을 넣어 놓기가 어렵게 된다. 그리고 가족 공용의 공간에 컴퓨터를 설치하면 음란물 접촉을 견제할 수 있다. ③ 밤 늦은 컴퓨터 사용을 자제시킨다 밤 늦은 컴퓨터 사용은 음란물 접속을 떠나 생활 리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므로, 늦은 컴퓨터 사용을 자제시킨다. ④ 부모가 컴퓨터를 배운다 부모가 컴퓨터를 다룰 줄 아는 경우, 자녀의 음란물 접속은 현저히 줄게 된다. 그리고 컴퓨터를 배우면 자녀와의 공통 관심사가 늘게 된다. ⑤ 컴퓨터 외에 다른 취미 활동을 권한다 자녀가 음란물과 컴퓨터에 몰입하지 않도록 운동과 같은 현실적인 취미 활동을 권한다. ⑥ 개인정보를 잘 관리한다 음란 사이트는 무료라고 유혹해 신용 카드 번호를 요구하기도 한다. 신용 카드 번호 입력은 회원가입 과정이고 요금이 부과되므로 신용 카드를 잘 관리한다. 그리고 이름, 주소,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를 음란 사이트에 노출하지 않도록 지도한다. ⑦ 음란물 대응 프로그램을 활용한다 음란물에 대응하는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인터넷 차단 프로그램과 스팸메일 차단 프로그램이다. 무료로 제공되는 프로그램도 있으니 대응 프로그램의 필요성에 대하여 아이와 충분히 대화를 하고, 동의하에 설치한다. ⑧ 유해정보가 발견되면 신고한다 인터넷을 사용하다가 음란 사이트와 음란 정보가 발견되면 당국에 신고한다. 부모의 유해정보 근절 노력은 건전한 음란 정보의 확산을 막는다. ■자녀 컴퓨터 관리 프로그램 자녀들의 음란 사이트 접속이 염려된다면, 이를 방지해주는 각종 프로그램을 컴퓨터에 설치하는 방안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부모에게 자녀의 PC 사용내역을 알려주거나, 유해 사이트를 차단해주는 각종 서비스들을 알아두면 좋다. 단, 부모에 대한 신뢰가 훼손되지 않기 위해 사전에 자녀의 동의를 구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 올빼미 서비스 = 자녀의 PC 사용내역을 부모에게 안내해주는 ‘올빼미’ 서비스는 가족 커뮤니티 유패밀리(www. UFamily.co.kr)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자녀들이 PC를 시작할 때부터 종료할 때까지 이용한 내역을 부모의 메일로 자동 발송해준다. 부모는 올빼미 메일을 통해 자녀의 PC 사용 시각과 사용 프로그램 명, 인터넷 주소, 총 사용시간, 사용자 등 PC 사용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올빼미는 자녀가 사용한 인터넷 주소까지 링크를 걸어서 보내주기 때문에 자녀가 어떤 인터넷 사이트에서 어떤 내용을 보았는지 클릭 한 번으로 파악할 수 있다. ■ 엑스키퍼 = 유해 동영상 차단 서비스로, 지란지교소프트(www.xkeeper.com)에서 제공하고 있다. 인터넷으로 유포되는 유해 영상물을 검색하고 탐지해 재생, 편집, 재배포를 차단하고 삭제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자녀가 마음대로 엑스키퍼 프로그램을 삭제할 수 없도록 해주는 관리자 인증기능도 이용할 수 있다. 이 서비스는 드림위즈와 야후 코리아를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요금은 월 3300원. ■ 크린아이 = KT에서는 ‘크린아이’(cleani. megapass.net) 서비스라는 이름의 유해정보 차단 서비스를 제공한다. 인터넷 통신망에서 유해 사이트의 목록을 저장해 두고 원천적으로 사이트 접속을 막아준다. 특히, 웹 로봇이 한 시간마다 유해 사이트의 차단 목록을 업데이트해서 최신 사이트 목록을 작성한다. 수시로 생겨나는 유해 사이트를 막기 위한 조치다. 월 3000원의 요금이 초고속 인터넷 사용요금과 별도로 부과된다. 국번 없이 100번으로 전화를 걸어 신청하거나,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다. ■ 타임코디 = 이 서비스는 부모가 설정한 인터넷 이용 시간에만 자녀들이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이 서비스는 부모가 홈페이지에서 비밀번호를 설정하고 이용시간을 정해 두면, 정해 둔 시간 외에는 인터넷 접속을 차단한다. 자녀들의 인터넷 사용시간을 조절해 특히 부모들이 자녀의 음란물 접촉을 지도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전화 100번으로 신청한 뒤 타임코디 홈페이지(timecodi.megapass.net)에 접속하면 된다. ■ 우리아이 = 하나로텔레콤은 게임과 인터넷 중독 등 과도한 컴퓨터 사용을 관리해 아이들에게 안전한 컴퓨터 환경과 올바른 컴퓨터 사용 습관을 길러주는 ‘하나포스 우리아이’(woori-i.hanafos.com)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자녀가 이용하는 사이트나 게임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자녀의 인터넷 사용 습관에 대해 파악할 수 있다. 이용요금 월 3000원에 전화 1566-6030 및 국번 없이 106으로 신청할 수 있다. ■ 가디언 = ‘가디언’(guardian.hanaro. com)은 인터넷 유해 사이트(음란, 도박, 자살 사이트 등) 접속차단 전용 서버를 설치해, 유해 사이트 접속을 인터넷에서 원천 봉쇄해주는 서비스다. 차단율이 낮은 기존 소프트웨어(SW) 방식의 한계성을 탈피, 유해 사이트 목록을 데이터베이스(DB) 업데이트 센터에서 2시간마다 자동 갱신해 99% 이상의 차단율을 보장한다. 월 이용요금은 3000원. 클린웹 = 파워콤은 유해 사이트 및 음란 사이트를 차단하는 ‘클린웹’(cleanweb. powercomm.com)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인터넷 및 게임 중독을 방지하는 ‘아이케어’ 등 3개의 서비스로 인터넷 중독과 유해 정보를 막아준다. 매일 전세계의 사이트 리스트가 수집돼 150만여 이상의 사이트가 차단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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