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급락과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개인투자자들의 자산이 연일 줄어들고 있다. 그 동안 주식과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은 60% 가까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주식은 하루 만에 70조 원을 허공에 날리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으로 금융투자자들은 전세자금과 결혼비용을 날리는가 하면, 일부는 아예 절반 이상이 날아간 펀드의 환매에 나서고 있다. 한때 높은 성장을 기록했던 펀드가 이처럼 바닥으로 추락하면서 대부분의 금융투자자들이 리스크가 높은 주식보다 안전상품을 선호하고 있다. 그렇다면, 금융위기가 초래된 현 시점에서 안전자산 상품은 무엇이 있을까? 가장 대표적인 상품이 예금과 적금이다. 한국은행이 이달 기준금리를 인하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에 전혀 반영되지 않고 고금리 예·적금이 봇물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 은행 예금·적금 금리 7% 안팎 우선, 하나은행은 하나금융 소속 김인경 선수의 LPGA 우승을 기념해 이달 말까지 만기 6개월 금리 연 7.19%, 만기 3개월 연 6.56%인 정기예금을 1조 원 한도로 판매한다. SC제일은행과 외환은행은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로 각각 최고 연 7.2%와 7.1%를 쳐준다. 농협의 하이킥플러스 예금과 기업은행의 1년 만기 중소기업금융채권(중금채) 금리는 각각 최고 연 7.0%, 7.6%에 이르지만, 가입 금액이 1000만 원 이상이다. 산업은행·신한은행·우리은행·국민은행 등의 1년 만기 상품 금리도 최고 연 7%에 육박하고 있다. 산업은행 1년 만기 유베스트 자유적금 금리는 연 6.96%, 우리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 영업점장 전결 금리는 최고 연 6.75%다. 예금자 보호가 안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플러스 예금은 연 6.95%까지 이자를 쳐준다. 국민은행이 KB금융지주 출범 기념으로 내놓은 이파워정기예금의 금리는 최고 연 6.9%다. 인터넷으로만 가입할 수 있다. 신한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고객 우량도에 따라 최고 6.8%. 다만, 은행 예금은 5000만 원 한도 내에서 예금자 보호를 받을 수 있다. 또한, 모든 고객이 최고 7%대의 금리를 받는 것은 아니다. 예치금액, 거래기록, 신용카드 사용실적 등에 따른 고객 우량도와 지점 상황에 따라 금리가 달라진다. ■ 저축은행 예금금리 연 8% 돌파 저축은행 예금금리는 시중은행의 잇따른 금리인상으로 연 8%를 돌파했다. 영풍저축은행은 1년 정기예금을 200억 원 한도에서 연 8.0%로 특별 판매한다. 이 상품은 복리로 계산하면 연 8.29%에 이른다. 영풍저축은행은 금리인상과 함께 1개월 및 6개월 회전 정기예금을 각 6.25%, 7.5% 이자로 새롭게 선보였다. 푸른저축은행에 따르면, 12개월 이상 가입시 금융권 최고 금리인 7.9%(단리)를 확정 보장하며, 연복리로 환산하면 8.192%이다. 또한, 단기 금리도 3개월 7.0%(단리), 6개월 7.5%(단리)의 고금리를 보장한다. 또, 푸른저축은행 전지점 및 자회사인 푸른2저축은행에서도 가입이 가능하고, 판매 한도는 500억 원이다. 제일저축은행과 신안저축은행은 최근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7.9%로 올렸다. 제일저축은행은 7.6%에서 7.9%로, 신안저축은행은 7.5%에서 7.9%로 인상했다. 단리 기준이다. 이를 매월 지급되는 이자를 만기 때 한꺼번에 찾아가는 복리로 선택할 경우 세전 수익률은 8.19%에 달한다. 1000만 원을 예금했을 경우 세전 기준으로 81만1900원의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삼성저축은행도 최근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를 7.2%에서 7.7%로 인상했다. 1년 뒤 상환받는 복리의 경우 연 7.97%에 이른다. 인터넷뱅킹으로 이 회사 정기예금에 가입하면 우대금리 0.1%가 추가된다. 따라서, 복리예금에 가입하면 금리는 8.07%나 된다. 신라저축은행도 1년 만기 정기예금의 복리 이자율이 연 7.97%다. 솔로몬저축은행도 지난 9일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연 7.4%에서 7.6%로 0.2%포인트 올렸다. 복리의 경우 연 7.87%다. 10월 현재 저축은행의 1년 정기예금 금리는 평균 6.9%다. 지난 5월의 6.3%에 비해 0.6%포인트 올랐다. 이처럼 저축은행이 고금리 경쟁에 나서는 이유는 시장에 맞추기 위해서다. 특히, 저축은행은 최근 경기위축으로 기업대출과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 규모가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저축은행의 한 관계자는 “연 8%대 고금리를 내놓기는 사실상 힘든 상태지만, 1금융권의 잇따른 금리인상으로 어쩔 수 없이 올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11월 기준금리가 인하되고 시장 반응이 원활하게 움직인다면 거기에 맞춰 금리도 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한시적인 금리인상이라는 분석이다. ■ 외화예금 금리도 연 8~9%대 쏠쏠 국내뿐 아니라 해외 예금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제3국 외화예금 금리가 최근 몇 개월간 급등해 외화 실수요자뿐 아니라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뉴질랜드 달러에 대한 예금금리는 연 10%를 훌쩍 넘었고, 영국의 파운드와 호주 달러도 각각 9%, 8%대를 기록하는 등 일반 정기예금 금리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먼저, 외환은행 ‘하이파이 플러스 정기예금’ 6개월 만기 기준으로 뉴질랜드 달러에 대한 금리는 연 10.16%로 최고치이고, 영국 파운드는 9.36%, 호주달러는 8.03%로 저축은행의 예금금리와 비교해도 약 1.5~2.0% 가량 높은 수준이다. 미국·영국·호주·뉴질랜드 등 7개국 통화에 대한 예금금리는 현재 평균 7.51%로 올해 1월(약 5.37%)과 비교해 2% 이상 올랐다. 외화예금 금리는 해당 국가의 현지 금리에 연동되며 은행의 내부 금리가 더해져 결정된다. 뉴질랜드와 영국·호주 통화에 대한 금리가 높은 이유는 이들 국가의 시장 금리가 높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세계 금융위기로 은행들이 외화 유동성 위기를 우려해 외화예금 금리를 일제히 올리면서 제3국 통화에 대한 금리는 더욱 높아졌다. 특히, 최근 단기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3개월, 6개월 등 단기예금 금리가 더 높아 외화예금에 가입한 고객들은 짧은 시간에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었다. 은행 관계자는 “최근 몇 개월 간 조달 금리가 상승하고 장기 해외차입이 막혀 외화예금 금리가 많이 올랐다”며 “지금은 단기 외화자금 시장의 숨통이 트여 앞으로 예전처럼 많이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