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의 성추문에 이어, ‘지금까지 1만2775명의 여자와 잠자리를 했다’는 미국 영화 배우 워렌 비티 이야기가 최근 터져 나오면서 스타들의 성생활이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이런 얘기들을 듣다 보면 “드러나지 않았을 뿐 모든 남자 스타들은 성중독자가 아닐까?”라는 의문도 생긴다. 연예인이 행사장 등에 나타날 때 터져 나오는 여성 팬들의 비명 소리와 열광적인 태도, 그간 드러난 일부 사례 등을 보면, ‘여자들이 저렇게 따르는데 어쩌랴’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국내 최초로 섹스중독자를 위한 SAA(Sex Addicts Anonymous) 모임을 만들어 운영 중인 서울중독심리연구소 김형근 소장은 “절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유명 스타의 경우 유혹과 기회는 많겠지만 그렇다고 바로 문란한 성생활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대답이다. 김 소장에 따르면, 섹스중독자에 공통되는 특징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스스로를 달래는 기능’이 떨어진다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스스로를 통제 못 한다’는 특징이다. 스스로를 달래는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성행위라는 극도로 강한 자극을 통해 자신을 달래려 들며, 성충동이 일어날 때 이를 통제하지 못하고 계속적으로 빠져들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결국 파멸적인 결과에 이를 때까지 성행위에 대한 탐닉을 멈추지 못하는 것이 성중독자의 특징이라는 것. 인기 스타, ‘기회’는 많지만 성중독에 빠지는 것은 개인차 커 보통 사람은 물론이고, 인기 스타도 유혹이 다가올 때 흔들리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유혹을 덥석덥석 받아먹지는 않는다. 취사선택과 위험관리 과정이 관여하기 때문이다. 절세의 인기 스타이면서도 추문 하나 일어나지 않는 경우는 이 같은 관리가 잘 이뤄지는 사람이라 할 수 있다. 김 소장은 “연예인이란 직종의 특성이 성중독증에 빠지기 쉬운 요소를 품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연예인으로 인기를 끌려면 보통 사람과는 달라야 하며, 그 다른 점은 대개 스스로를 과시하고자 하는 ‘자기애(自己愛)적 성향’, 그리고 사회가 정해놓은 경계선을 넘나드는 ‘경계선 병리적 성향’이 강한 데서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스스로를 과시하려는 성향과 사회가 그어놓은 경계선을 넘나드는 연예인 자체의 특성에다 극성 팬들의 유혹이 끊이지 않기 때문에 연예인·스타는 상대적으로 성중독증에 빠질 더 큰 위험에 놓인다는 분석이다. 대대적인 성적 유혹과 자극에 노출된 것은 연예인·스타만이 아니다. 인터넷을 통해 음란 동영상을 순식간에 대량으로 내려받을 수 있으며, 여성들의 노출과 성개방 풍조가 점점 심해지는 현실에서 남성과 여성은 모두 성중독증에 노출되기 쉬운 환경에 살고 있다고 할 수 있디. 성행동에 관한 자기절제와 충동조절이 더욱 요구되고, 성중독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필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