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五十肩, 가볍게 여기다 ‘큰병’으로 키운다

신체 디자인 이상에서 오는 어깨 통증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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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76호 편집팀⁄ 2010.06.28 15:51:51

설준희 연세의료원 심장혈관병원 교수 최근, 원인도 모르는 채 어깨에 통증이 오는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을 조사해본 결과, 소위 ‘오십견’뿐 아니라, 어깨가 바위처럼 굳어지고 이두박근이 긴장을 못 이겨 끊어진 경우를 많이 본다. 이 정도의 증세가 왔더라도 어깨가 밤에 잘 때나 작업 또는 운동을 할 때만 아픈데다 치료 방법을 몰라 그대로 내버려두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증세가 심하지 않다고 방치하다가는 시간이 지날수록 치료 효과가 늦게 나타날 뿐만 아니라 상당 기간 통증으로 고생을 해야 한다. 우리는 어깨 또는 등의 통증을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어깨는 간단한 몇 가지 검사로 디자인의 이상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지식이나 관심이 별로 없는 것이 문제이다. 큰 부상이나 질환에 의한 것이 아니라면, 어깨의 디자인 이상 여부를 확인하여 신체 디자인 운동요법으로 치료를 하면 아주 건강한 어깨를 새로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어깨에 통증을 유발하는 질병들 어깨에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은 많다(표1). 그러나 여기에서는 어깨 구조의 이상, 특정 질환 및 전신질환으로 인한 경우, 큰 부상 등을 제외하고, 자신이 생각하기에 별다른 원인이 없는데도 어깨에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만을 다루기로 한다. 일반적으로, 어깨의 통증은 주로 잘못된 자세, 어깨 운동을 거의 하지 않는 경우, 어깨를 많이 쓰는 작업이나 운동(골프·테니스·야구)을 과도하게 하는 경우, 그리고 여기에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퇴행성 변화 등의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한다. 이렇게 해서 생기는 어깨 통증을 부위에 따라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근육·힘줄 그리고 주위의 문제에서 발생하는 굳은어깨 증후군과, 인대를 늘어나게 하는 오십견으로 나누어 설명할 수가 있다.

굳은어깨 증후군이나 오십견은 엄밀히 말해서 질병의 이름은 아니다. 단지, 증세를 통틀어서 환자들에게 설명하기 쉽게 하기 위한 용어로 이해하면 된다. 즉, 여러 복합적인 증세를 통틀어서 말하며, 어떤 특수한 질환이나 큰 부상에 의한 것이 아닌 경우이다. 굳은어깨 증후군(rocky shoulder syndrome)은 공식적인 명칭은 아니며, 미국의 스포츠 의학자 모임에서 오십견(frozen shoulder)과 다르게 점점 진행하면서 주로 근육과 힘줄이 굳어지고 칼슘이 침착되어 나이가 들수록 더욱 진행되는 증세 통합군이다. 대개 골프·수영·테니스·야구 등의 운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많이 나타나는데, 팔을 뒤로 올리는 검사로 확진할 수 있다.

오십견(五十肩·frozen shoulder) 어깨관절의 관절낭(關節囊·윤활주머니)이 퇴행성 변화를 일으키면서 염증을 일으키는 유착성 관절낭염이다. 견불구라고도 한다. 관절낭 아래 부위가 달라붙어 어깨 운동이 제한받고 심한 통증이 나타난다. 즉, 상완골(上腕骨·위팔뼈)의 윗부분에 있는 소켓 모양의 관절(그림1)은 서로 어느 정도 간격을 두고 떨어져 있으면서(마치 전기스탠드의 갓과 전구처럼) 자유롭게 움직이게 되어 있는데, 이 사이(정확히 말하면 소켓에 해당하는 관절낭과 상완골의 머리 부분)가 좁아지고 수축되면서 관절낭 아래 부위가 달라붙어 주위 조직에도 손상이 옴으로써 어깨관절의 움직임에 제한이 오고 통증이 수반되는 질환이다.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어깨를 움직이기 어렵고 통증이 심하다. 특히 밤에 심해져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뒷목이 뻣뻣하며, 통증이 있는 방향으로 돌아눕기가 힘들다. 주로 40~70대 연령층에서 발생하는 질병이며, 50세 이후에 특별한 원인이 없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그러나 젊은 연령층에도 생길 수 있으며, 팔을 많이 사용하는 사람이나 주부에게 많이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여성들의 경우는 어깨를 거의 사용하지 않아서 오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밝혀져 있다.

오십견은 대개 50대에서 70대 사이의 여성에게 많이 발생하는데, 그 빈도는 남성의 2배나 된다. 증세는 아주 서서히 진행되는데, 처음에는 가벼운 통증과 함께 밤에 자려고 누웠을 때 바닥에 닿는 어깨 부위가 결리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러나 차츰 악화되면서, 잠잘 때 통증이 심해 깨어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하며, 팔을 움직일 때(특히 위로) 통증이 심해진다. 따라서 각종 움직임에 제한을 받게 된다. 어깨에 통증이 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이가 들어 어쩔 수 없이 오는 오십견이라고 숙명처럼 받아들이며, 오히려 활동을 줄이고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 오십견은 지속적인 치료(하루 20분의 운동)로 완치될 수 있으며, 훗날 나타날 수 있는 더 많은 신체상의 문제도 방치할 수가 있는 것이다.

회전근개 부분파열 회전근개는 상완골과 어깨를 붙여주어 어깨가 움직이도록 도와주는 근육과 힘줄의 집합체이다. 4개의 근육과 여러 개의 인대로 구성되어 있으며, 어깨관절에서 상완골의 맨 위쪽에 붙어 팔을 움직이게 하는 역할을 한다. 부상을 당하거나 무리한 작업 또는 운동을 하여 이곳이 찢어지면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되고, 어깨의 운동 범위는 작아진다. 이두박근건염 길고 코드같이 생긴 이두박근은 흔히 남성들이 팔꿈치를 구부리면서 윗팔에 힘을 주어 근육을 자랑할 때 툭 튀어나오는 소위 ‘알통’을 만드는 근육이다. 이 근육은 우리가 팔꿈치를 굽혀 물건을 들어올릴 때 주로 힘을 쓰게 된다. 이 이두박근에 붙은 힘줄에 발생하는 염증인 이두박근건염은 주로 어깨에 이상이 있을 때 생기는데, 특히 회전근개에 이상이 오면 나타날 수 있다. 골퍼나 야구선수 등에게서 많이 볼 수 있다.

어깨관절충돌 증후근 어깨를 주로 사용하는 운동, 즉 골프·테니스·야구·역도 등을 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질환이다. 이러한 운동을 충분한 준비운동 또는 마무리운동이 없이 하거나, 너무 심하게 하는 경우, 그리고 어깨 회전의 법칙을 벗어나서 하는 경우에 생긴다. 어깨를 무리하게 움직이는 과정에서 쇄골이 맞닿는 견봉(견갑골의 끝 부분)에 회전근개 근육들이 지속적으로 충돌하여 손상이 오고, 근육뿐 아니라 견봉도 손상을 받아 두꺼워지면서 결국에는 근육들이 견봉과 상완골두 사이의 좁은 공간으로 끼어들어가 생기는 질환이다. 대표적인 증세로는 어깨의 통증을 들 수 있는데, 특히 어깨를 위로 올릴 때 통증이 심하며, 이 통증은 밤에 좀 더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또한 머리 위로 공이나 물건을 던지기가 힘들어진다. 이 질환에서는 어깨 주위의 근육들이 모두 단축되어 있으므로 어깨 주위 근육의 손상, 특히 이두박근의 부분파열 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넓게는 어깨관절충돌 증후군에 회전근개건염·이두박근파열 등을 모두 포함시키기도 하며, 그 주위 근육의 이상과 함께 바위어깨라는 표현을 하기도 한다.

55세 된 오른손잡이 남성이 어깨 통증을 호소하였다. 그는 하루에 8시간 이상 컴퓨터 작업을 하면서, 주말에는 골프장을 찾고, 주중에도 한두 번은 연습장에 골프공을 치러 다니는 사람이었다. 어느 날부터 어깨에 통증이 시작되자, 흔히 말하는 오십견이라 여기고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밤에 잘 때 뒤척이고 한두 번 깰 정도로 통증이 심해졌다. 어느 때는 공을 멀리 던지려고 하는데, 어깨가 기울어지면서 자세가 잡히지 않고 순간적으로 심하게 통증이 오는 것이었다. 컴퓨터 일도 한두 시간 하고 나면 어깨에 통증이 오고, 마사지를 해보았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이 사람은 신체 디자인 측정에서 머리가 앞으로 나와 있었으며, 견갑골이 앞쪽과 아래쪽으로 처져 있었다. 물론 애플리 테스트(팔을 뒤로 하여 반대편 어깨를 향하게 하는 검사) 결과도 아주 좋지 않았다. 이 경우가 어깨관절충돌 증후군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통계가 잘 나와 있지 않지만, 50세 이상 성인 남성의 50~60%가 이 질환을 갖고 있으면서도 그 심각성을 모르고 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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