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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서두원 “벅찬 감동은 무대나 링이나 똑같아”

‘남자의 자격’ 합창단원으로 눈길 끈 이종격투기 선수 서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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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86호 이우인⁄ 2010.09.06 17:15:46

최근 TV엔 ‘오디션 열풍’이 불고 있다. 케이블 채널 Mnet이 지난해에 이어 진행 중인 대국민 오디션 ‘슈퍼스타K2’를 비롯해 KBS2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의 합창 단원 오디션, MBC ‘무한도전’ 멤버들의 아이돌 되기 오디션까지 다양한 성격의 오디션이 TV와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이들 오디션의 공통된 매력은 무명 스타를 발굴한다는 점이다. ‘슈퍼스타K2’를 통해 화제로 떠오른 장재인과 김지수-이보람-이재성-김그림, 남자의 자격으로 톱스타 못지않은 인기를 모은 박칼린(음악감독), 최재림(뮤지컬배우), 배다해(그룹 바닐라루시), 서우(리포터), ‘무한도전’을 통해 보컬트레이너로 새롭게 주목받은 브라운아이드소울의 정엽 등이 이른바 ‘오디션 스타’다. 오디션 스타 가운데 가장 의외성을 띈 인물은 바로 이종격투기 선수 서두원(29)이다. 서 씨는 7월 18일 방송분에서 가수 환희의 발라드곡 ‘소원’을 감미롭게 불러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시청자들은 “의외의 모습에 소름이 돋았다” “왠지 추성훈(이종격투기 선수)이 떠올라서 한동안 정신을 못 차렸다” “서두원의 정체가 뭐냐” 등의 반응을 쏟아내며 관심을 보였다. “지하철과 버스를 타고 다니는데요, 예상 외로 저를 많이 알아보더라고요. 반응이 귀찮으냐고요? 아뇨. 알아봐 주니 너무 신기하고 좋기만 한 걸요. 하하.” 십년지기인 개그맨 윤형빈의 소개로 이번 오디션을 보게 된 서 씨는 요즘 행복해 죽을 것만 같다. 지난해 ‘네오파이트12 웰터급 토너먼트’ 우승자로, 이종격투기 선수로는 인정을 받았지만 배고픈 현실은 그대로인 그에게 또 다른 꿈을 이룰 기회가 찾아왔기 때문이다. 서 씨에게 선수가 아닌 가수로 계약을 제안한 곳도 벌써 네 군데나 된다. “방송과 합창대회 때문에 10월에 있는 시합 준비를 제대로 못 해서 가수 제안은 고사했어요. 음원은 논의 중인데요, 그것도 ‘남자의 자격’이 끝난 다음에나 생각해 보려고요(웃음).” 합창대회를 불과 나흘 앞두고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서 씨와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평소 사람들과 커피를 마시면서 이야기 나누기를 즐긴다는 서 씨는 인터뷰 내내 즐거운 듯이 콧소리를 흥얼거렸다. -합창대회 연습은 어떻게 하고 있나요? “방송 녹화는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 있는데요, 제가 멤버들(합창단원)에게 문자를 보내서 따로 만나 연습하고 있습니다.” -출연진과 정도 많이 들었죠? “네. 멤버들과 일주일에 3~4번씩 만나서 술자리를 갖다 보니 저절로 친해졌어요(웃음). 여자 멤버들과도 친해져서 주말이면 ‘오빠 뭐해?’라는 문자도 온답니다.” -여자 친구가 있나요? 합창단원 중에 이상형을 꼽는다면요? “여자 친구는 없어요. 이상형은 이지애 KBS 아나운서입니다. 농담이지만 ‘나중에 이지애 아나운서와 사귈지도 모른다’고 자랑하고 다녔는데, 결혼 기사를 보고 깜짝 놀랐어요(웃음). 합창단원 중에는 배다해 같은 스타일을 좋아해요. 다해는 정말 매력적이에요. 목소리도 너무 예뻐요. 털털한데 섹시한 모습도 마음에 들고요. 섹시한 여자가 이상형이냐고요? 아뇨. 전 보수적인 면이 강한 남자라서 시각적으로 섹시한 여자는 싫어요. 마인드 자체가 특별한 친구가 좋다는 말이죠.” -멤버 중 부러운 실력의 소유자가 있나요? “조용훈과 정진우(엠투엠 멤버)요. 용훈은 노래를 정말 잘하고 진우는 진짜 슬퍼요. 용훈은 성악을 전공했는데요, 음악적인 열정도 뛰어나고 클래식뿐 아니라 힙합도 좋아하고 춤도 잘 춰요. 그래서 좋아하죠(웃음). 진우와는 노래방에 자주 갔는데요, 바이브의 ‘다시 와주라’를 부르는 진우의 노래를 들으면서 눈물이 핑 돌았어요. 노래로 사람의 가슴을 움직인다는 사실을 깨달았죠. 그 이후로는 진우와 매일 만나고 운동도 함께 해요.” -멤버들이 출전하는 거제 합창대회(제7회 거제전국합창경연대회)의 결과를 어떻게 보나요? “벌써 금요일(3일)이네요. 박칼린 감독님은 ‘우리가 할 수 있는 데까지 끌어올리는 게 목표’라고 하셨지만 저는 우승이 목표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두원 씨에게 어떤 의미가 될까요? “인생의 전환점입니다. 어제(8월 29일) 방송을 못 보고 새벽에 보는데요, 가슴이 찡하더군요. 링에 처음 섰을 때의 모습을 시간이 지나고 봤을 때처럼 설레는 기분이 들었어요. 꿈인 노래를 이뤄나가고 있다는 사실에 가슴이 벅차지만 한편으론 슬프답니다. 이 방송은 곧 끝날 테고 정해진 목표 하나를 위해 하모니를 이루고 의지한 멤버들과도 헤어지게 될 테니까요.”

-박칼린 감독의 카리스마를 느꼈나요? “처음에는 누군지도 몰랐다가 언제부턴가 빠지게 됐어요. 베이스 파트가 잘 못해서 박 감독님이 따로 날짜를 잡아 교육을 해줬는데요, 그 뒤로부터 감독님의 눈빛을 볼 때마다 전율이 흐르는 거예요. 눈으로 이야기하는 그녀의 카리스마에 멤버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못한다고 생각하여 소극적이었던 저는 점점 열정적으로 변했습니다.” -박칼린 감독이 뮤지컬로 러브콜을 보내면 응할 생각이 있습니까? “무조건 할 겁니다. 작은 역할이라도 무조건 하고 싶어요. 물론 ‘운동선수가 무슨 노래냐, 정신 차려라’라고 하는 안티도 많지만 노래를 하는 일도 운동하는 것만큼 제게는 간절한 꿈이에요. 그동안은 기회가 없어서 못했던 것뿐입니다. 박칼린 감독님과 함께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경기가 별로 없는 겨울에 감독님이 운영하는 아카데미를 다닐까도 고민 중이에요. 어디 가서 감히 말하고 싶어요. 내가 박칼린 감독의 제자라고요. 박 감독님이 저를 제자라고 말씀해주시면 저는 아마 미칠 거예요(웃음).” -방송에 출연하는 운동선수를 바라보는 시각이 좋지만은 않은데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죠? “방송 때문에 운동 시간이 줄어드는 것은 맞아요. 하지만 저는 정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운동해서 먹고 사는 일은 정말 힘들어요. 운동을 하기 위해서 돈을 벌어야 하니까요. 거의 모든 이종격투기 선수가 ‘투잡(Two Job)’입니다. 그런데 한 번 생각해 보세요.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한 다음에 저녁에 1~2시간 운동하고 뻗는 게 나을지, 잠깐잠깐 방송 활동으로 돈을 벌면서 운동에 집중하는 편이 나을지를 말이죠. 제가 이 오디션에 나갔을 때 처음 한 말이 있습니다. ‘진짜 남자를 대표해서 도전했다’고요. 여기서 진짜 남자는 자기 꿈을 위해 모든 걸 바치는 남자를 말합니다. 돈도 못 벌고 미래도 불투명한 이종격투기를 하다 보니 어느새 서른을 앞뒀는데 이뤄놓은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다른 일을 찾으라고요? 고졸인 사람이 서른 살에 사회에 처음 나온 것과 같은 걸요. 하지만 저는 그걸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이 오디션에 도전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이루고 싶은 소망이 있다면요. “이종격투기 후배들에게 꿈이 되고 싶습니다. 저는 운동을 오래 한 것도 아니고 신체적으로 타고나지도 않았기 때문에 1등 선수로만 살기에 힘든 조건입니다. 하지만 운동 실력이 아닌 나머지 끼와 노래로도 얼마든지 격투기 선수로 살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어요.” -추성훈과 닮았다는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운동도 잘하고 스타일도 좋고 노래도 웬만한 가수보다 더 잘하는 추성훈 씨가 어찌 안 멋있을 수 있겠어요. 제가 요즘 그분의 덕을 많이 보고 있죠.” -‘남자의 자격’ 고정 출연자 중 실제 모습과 가장 다른 멤버는 누구죠? “이윤석 형이에요. 캐릭터가 약골이라 그렇지, 실제로는 진짜 남자답고 성격도 시원시원하고 통이 커요. 거기다 섬세하기까지 해서 사람을 잘 챙겨줍니다. 형에게서는 아우라가 느껴진답니다.” -오디션에 이끌어준 윤형빈은 두원 씨에게 어떤 존재입니까? “형과 저는 의형제입니다. 정말로 아무 생각 없이 모든 것을 맡길 수 있는 사람입니다. 방송이든 비즈니스든 형이 시키는 건 무조건 합니다. 형 또한 저의 선택을 믿고요. 방송에서는 가벼운 이미지로 나오지만 형은 정말 남자 중의 남자예요. 자기 주관이 뚜렷하기 때문에 눈앞의 이익에 현혹되지 않죠. 형이 지금 잘되는 이유는 예전부터 쌓아온 것이 있어서예요. 제가 방송에 남들보다 한 번이라도 더 노출되는 이유는 형빈 형의 동생이기 때문입니다. 형의 됨됨이를 좋게 본 분들이 저를 형과 겹쳐서 보는지 적극적으로 이끌어 준답니다.” -롤 모델이 있다면요. “윤형빈처럼 되고 싶습니다. 방송도 그렇지만 살아가는 방식에 있어서 형빈 형처럼 되고 싶어요. 형 또한 남을 짓밟고 더 빨리 잘될 수 있었지만 진솔 되게 살았거든요. 그렇게 살다 보니 저절로 기회가 온 거고요. 저도 형처럼 나름의 고집을 가지고 잘 살 겁니다.” -노래와 격투기 둘 중 어느 쪽이 두원 씨를 더 행복하게 만들어 주나요? “아직 무대에 올라가 보지 못해서 모르겠어요(웃음). 이번 주에 알게 되겠죠?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어요. 제가 생각하는 것 이상의 것을 무대에서 얻는다면 모든 것을 포기하고 음악을 할 수도 있어요. 저의 운동 선생님인 전찬열 선생님이 그랬거든요. ‘산 정상에 가면 다른 산의 정상이 더 잘 보인다’고요. 1등을 해본 사람은 생활습관 때문에 또 다른 정상도 남들보다 쉽게 오를 수 있대요.” -앞으로의 계획을 듣고 싶습니다. “케이블이나 다른 방송의 출연 섭외가 많긴 하지만, 합창대회가 끝나면 격투기에 다시 올인할 생각입니다. 10월 24일에 열리는 ‘로드FC’에도 많은 관심을 부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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