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호 안산산재병원 내과 과장 근로복지공단 안산산재병원(원장 임호영) 경영기획팀 직원들은 최근 심각한 족부화상으로 힘들어하고 있는 동료 직원을 방문해 십시일반 거둔 성금 50여만 원을 전달했다. 이 모 씨(남, 56세)는 오랜 기간 앓은 당뇨병 때문에 발 감각이 둔감해지는 바람에 지난 겨울 발 근처 가까이 온풍기를 틀어놓고 밤새 자다가 살이 녹아내리고 인대가 끊어지는 상처를 입었다. 살을 붙이는 수술을 3~4번 받은 뒤에도 아직 완쾌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일명 ‘당뇨발’이라 불리는 당뇨병성 족부궤양은 이처럼 심각한 장애를 남길 수 있다. 하지절단 장애인 중 외상에 의한 것보다 당뇨병 등 혈관질환의 합병증을 막지 못해 다리를 잃게 된 사람이 훨씬 많다는 통계도 있다. 당뇨발은 당뇨망막증, 신장병과 더불어 당뇨환자의 3대 합병증 중 하나다. 당뇨병은 주로 혈관질환, 다양한 형태의 신경병증, 족부변형 등 발 건강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의 결과다. 말초혈관 질환은 당뇨발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당뇨발은 걸쭉해진 혈액이 모세혈관과 신경을 망가뜨리면 생긴다. 그리고 영양과 산소를 공급받지 못해 상처 회복이 늦고 심하면 썩기 시작한다. 또한 말초신경계의 기능적 장애 및 병적 변화를 나타내는 신경병증은 당뇨발 발생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당뇨병이 악화되면 다리 혈관이 좁아져 피가 잘 통하지 않고 발이 차갑게 느껴지며 저린 증상이 나타난다. 초기엔 휴식을 취하면 나아진다. 하지만 이를 방치하면 가만히 있어도 발이 저리고 감각이 무뎌져 상처가 생겨도 잘 감지하지 못하는 상태까지 이르게 된다. 발의 감각이 무뎌진 환자의 경우 발 손상을 잘 인식 못하기 때문에 족부손상의 위험이 증가한다. 발 땀샘의 자율신경에 이상이 생기면 피부가 건조해지고 궤양이 생기게 된다. 신경병증이 있는 환자는 종종 운동기능에 이상이 발생하며 이는 외상 위험을 높임과 동시에 2차적으로 공간에 대한 발 감각을 잃게 만드는 부작용을 일으키기도 한다. 당뇨발 악화의 위험 요인은? 아래와 같은 족부병변 위험인자가 있을 때 절단의 위험이 증가한다. △보호기능의 감각이 소실된 말초신경병증이 있을 때 △신경병증이 있으면서 생체 물리적인 변화가 있을 때 △압력 증가의 증거가 있을 때(발적/發赤, 굳은 살 아래에 출혈이 있을 때) △발의 기형이 있을 때 △말초혈관 질환(발의 맥박이 감소하거나 소실된 경우)이 있을 때 △족부 궤양이나 절단 과거력이 있을 때 △심한 손톱, 발톱 병변이 있을 때
당뇨발을 예방하려면? 이러한 당뇨발 관리를 위해서 아래와 같이 기본적인 사항을 지켜주면 좋다. 모든 당뇨환자는 매년 위험인자를 인식하기 위해 발 검사를 받아야 한다. 특히 당뇨병성 신경병증이 있는 환자는 병원 방문 때마다 전문의에게 발을 검사받아야 한다. 검사 항목은 감각기능, 발의 구조, 발의 생체물리, 혈관상태, 피부의 견고성 등이다. 족부병변 위험인자가 존재하는 환자는 더 자주 검사를 받아야 한다. 대칭성 다발성 말초신경병증은 당뇨발과 절단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이다. 가능한 정상에 가깝게 혈당조절을 하면 신경병증의 발생을 늦출 수 있다. 혈관질환 합병증 발생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금연이 필수이다. 당뇨발 관리 11계명 ① 땀 흡수가 잘 되는 부드러운 (면)양말을 신는다. ② 조이는 양말은 신지 않는다. ③ 편안한 신발을 고른다. ④ 발톱을 다듬을 때 일자로 깎고, 구석을 파내지 않는다. ⑤ 발톱에 색 있는 매니큐어를 칠하지 않는다. ⑥ 매일 발 피부를 관찰한다. ⑦ 뜨거운 탕에 들어갈 때 발을 먼저 담그지 않는다. ⑧ 보습크림, 로션을 매일 발라 건조해지지 않도록 한다. ⑨ 발에 직접 닿는 전열기구, 난로는 사용하지 않는다. ⑩ 발톱 색깔이 변하고 두꺼워지면 치료를 받아야 하며, 굳은살과 티눈이 심하다고 혼자 칼, 가위, 손톱깎이로 제거하지 않는다. ⑪ 화학적인 자극이 강한 티눈약이나 머큐로크롬 등은 바르지 않는다. 당뇨 환자는 발 관리와 더불어 궁극적으로 당뇨병 치료를 위해 전문의와 상의 아래 적정한 음식조절과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당뇨환자는 술과 담배, 고혈당을 일으키는 안주를 자제하고 칼로리가 없는 물, 다이어트 음료 등을 하루 1리터 이상 복용하는 것이 좋다. 권장운동으로는 체조, 걷기, 수영, 고정식 자전거 타기, 계단 오르기 등이 있으며 고혈압, 허혈성 심질환, 당뇨병성 망막증, 족부 변병이 있을 경우에는 운동을 삼가야 한다. 주치의와 운동요법에 관해 미리 상담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