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기온이 1도 높아지면 심장사망률이 3~4% 높아진다고 보고된 바 있다. 일반적으로 추운 겨울이 되면 고혈압이나 급성심근경색증으로 사망하는 환자가 늘어나며, 더운 여름에는 심장 사망 환자가 많다. 이러한 위험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우리 몸의 심장혈관계(그림 1)는 외부 온도에 따라 동맥 및 정맥과 모세혈관의 크기(직경)를 조절해 외부 온도가 변해도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시키는 조절기능을 한다. 겨울에는 피부 바로 아래에 있는 모세혈관이나 정맥들이 수축되면서 이곳으로 피가 적게 흐르므로 외부 온도가 낮아져도 체온이 덜 내려간다. 반대로 여름철에는 손등이나 발, 얼굴 등 노출된 부위의 혈관들이 확장되고, 땀을 흘려 증발시키면서 외부로 열을 발산한다. 여름철 온도가 많이 올라도 체온은 항상 37도를 유지하는 비결이다.
우리나라의 여름은 장마철이 시작되면서 여름이 닥치고 특히 습도가 높다. 이로 인해 운동 후에 그늘에서 쉬어도 더위가 쉬 가시지 않고 땀을 많이 흘리게 된다. 특히 여름철 도심에서 운동하는 경우 더위로 인해 심혈관계에 문제가 더욱 많이 생길 수 있으므로, 건강한 성인이든, 심장약을 복용하는 환자든 모두 심혈관계 건강에 매우 유의해야 된다. 더운 여름철에 혈관이 확장되고 땀을 많이 흘리면서 나타나는 문제로는 ① 혈관이 확장되면서 심장에서 많은 혈액을 온몸으로 보내야 하기 때문에 심장에 부담이 많이 갈 수 있으며, ② 땀을 많이 흘려 수분이 부족한 탈수 현상으로 인해 혈액이 뻑뻑해짐(피딱지가 잘 생김) ③ 땀을 흘림으로 피 속의 나트륨, 칼륨 등 전해질의 부족 현상 등이 발생하고 ④ 혈관이 이완되고 수분이 빠져 나가기 때문에 혈압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 등이 있다. 탈수 예방 및 치료법 ① 운동 후 또는 야외 활동 후 땀을 많이 흘리면 수시로 생수를 마시는 습관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땀을 너무 많이 흘리는 경우 체내의 나트륨, 칼륨, 마그네슘 및 칼슘 등 전해질이 땀으로 빠져나가면서 전해질 부족이 생길 수 있다. ② 땀을 너무 많이 흘린다 싶으면 1~2캔의 시원한 이온음료를 마시는 것을 권장한다. 이온음료는 우리 피 속의 전해질 농도와 비슷하며, 삼투압도 비슷해 위장에서 흡수가 빠르며, 전해질이 빨리 보충된다. 그러나 제품에 따라 당분의 농도가 달라 섭취하는 칼로리에 차이가 있다. 가능하면 칼로리가 적은 이온음료를 권장한다. ③ 당분이 많아 칼로리가 높은 일반 달콤한 음료수는 피하는 것이 좋다. 당분이 많은 음료가 흡수되면 오히려 삼투압이 높아져 혈액 속의 수분이 더 많이 빠져 나가면서 탈수현상이 악화될 수 있다(짜게 먹으면 소변을 많이 보게 되는 원리와 같다). ④ 대부분의 시판되는 이온음료는 1캔당 약 120mg 정도의 나트륨이 포함되어 있어서 운동 후 1~2 캔 정도는 별 문제 없지만 너무 많이 마시면 오히려 나트륨이 많이 흡수돼 부종이 생기는 등 나쁜 결과를 일으킬 수 있다.
심장약을 복용하는 분들의 대처법 ① 심장에 이상이 있거나 고혈압이 있는 분들은 더운 여름에는 힘들게 오르는 등산 등 심한 운동을 삼가는 것이 좋다. 등산을 한다면 속도를 조정하면서 무리하지 말아야 한다. ② 혈압조절을 하는 심장 약을 복용하는 분들은 탈수가 되면 혈압이 너무 내려가 어지러움, 현기증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땀을 흘리는 정도에 맞추어 수시로 생수를 마신다. ③ 땀을 너무 많이 흘리면 1~2 캔 이내의 이온음료 섭취를 권장한다. ④ 특히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분들은 약 복용을 빠뜨리지 말아야 한다. ⑤ 이뇨제를 드시는 분들은 땀을 많이 흘리는 경우 탈수 현상 및 전해질 이상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어지러움, 메스꺼움, 구토 등 이상이 있는 경우 주치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⑥ 이뇨제를 복용하는 분들의 경우 마그네슘이 부족하여 특히 종아리 근육에 쥐가 나는 현상(근육의 경련)이 흔히 발생하므로 마그네슘 보충이 필요하다. ⑦ 심장약을 복용하는 분도 본인에게 적절한 운동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즉 자신에게 맞는 그리고 즐거운 활동이 필요하다. 심장혈관계에 이상이 있는 분들도 시원한 숲 속을 걸으며, 좋은 공기를 마시고, 심신을 수련하는 지혜 있는 피서를 권하고 싶다. - 장병철 연세대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 심장혈관외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