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음과 어두움의 경계에 있는 아스라한 빛을 통해 보이는 일상적인 풍경을 그리는 김성호 작가의 개인전 ‘도시, 빛을 머금다’가 가나 컨템포러리에서 8월 10일부터 26일까지 열린다. 새벽의 표정을 풍부한 빛을 통해 빚어내는 그는 이번 개인전을 통해 도시가 가진 다양한 면모를 그려낸다. 도시의 중량감, 거대한 존재감, 실재감을 견고하면서도 가볍게 터치해 낸 그의 풍경은 특유의 나이프 스트로크(knife stroke)로 살아나게 된다. 김성호는 그동안 침묵에 잠긴 도시가 깨어나는 과정 속에서 역동하는 거대한 기운과 그 과정, 흐름에 주목했다면 이번 개인전에서는 새벽바다, 항구, 비 온 날의 거리 풍경 등이 간직한 경쾌함을 풀어내고자 했다. 또한 작품 전반에 흐르는 색조는 어두웠던 도시의 밤이 간직했던 정적이 깨지고 다가오는 새벽녘의 푸르스름하고 어스름한 기운을 느끼게 하면서 그의 감성을 드러내게 하는 주요한 요소로 자리한다. 김성호에게 아날로그적인 감수성의 발현을 위한 빛의 운용은 작업의 핵심이다. 그의 배경은 주로 ‘낮과 밤이 만나는 경계선상의 시간대’인 새벽이나 밤이다. 작품의 배경이 되는 특정한 시간대는 주변의 어둠과 극명하게 대립되는 한정된 빛을 통해 형상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형상은 명확하지 않고 실루엣으로 인식된다. 불분명한 형상의 표현을 통해 작가는 구상과 비구상이라는 회화의 경계를 넘나들고 있다. 그에게 빛은 경계를 넘나들 수 있는 도구가 되며 주변의 풍경을 감각적인 인상으로 기록할 수 있는 매체가 된다. 그는 찰나의 순간이 내보이는 인상을 빛과 어둠의 조화를 통해 풍경으로 완성하고 그 느낌을 전달하고자 한다. - 김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