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적 요소 즉 겉모습에 치중하는 우리의 삶을 다시 한 번 생각하고자 하는 전시인 ‘시각적 플라세보’ 전이 갤러리 에뽀끄에서 9월 12일부터 10월 9일까지 열린다. 시각으로 우리는 많은 정보를 받아들인다. 어느 감각 기관보다도 가치 있게 생각하고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게 시각이다. ‘백 번 듣는 것 보다 한번 보는 것이 낫다’라는 말이 있듯이 증거 사진은 무엇인가를 확실하게 입증하는 데 우선순위를 갖는다. 이번 전시는 시각이 주는 가치와 반대로 그 허망함에 대해 얘기해 보고자 한다. 시각적으로의 속임이 잘못인지, 그 위장의 실체를 믿고 있음이 올바른 것인지 우리는 확답을 바라며 산다. 특히 이러한 확답보다는 또 다른 ‘보다’의 의미를 제안하는 전시가 되며 시각적인 즐거움을 선사하는 치료가 된다고 할 수 있다. 전시는 작품 자체에서도 플라세보(가짜 약) 효과를 느낄 수 있으며 전체 전시를 통해서도 평면과 입체에 대한 환각을 심어준다. 실체가 있는 환각인 셈이다. 새로운 각도로 실체를 보게 되며 그 새로운 실체를 다시 한 번 보고 판단한다. 심리적으로 속았다라고 생각이 들지만 허상이 시각으로 다가왔을 때 대처해야 하는 스릴은 우리를 즐겁게 해줄 수 있다. 이에 시각이 주는 확실함에 반기를 드는 전시가 되고자 한다. 전시에는 김민경, 신동원, 황은화 작가가 참여하며 2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 김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