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힐링의 시대’다. 힐링은 자신의 진정한 행복을 찾아가기 위한 중요한 요소로 자리하고 있다. 예술은 우리의 영혼을 정화시키는 힐링 방법 중 하나로 항상 존재해왔다. 진화랑에서 9월 19일부터 10월 20일까지 열리는 한희숙 개인전 ‘힐링(Healing Diary)’는 25년 가까이 예술로 자신의 영혼을 치유해 나가려 부단히 노력했던 작가의 예술적 삶을 총망라해 보여주기 위해 기획됐다. 한희숙의 작품은 해안가의 버려진 조개껍데기, 깨진 유리조각, 돌기와, 나무파편 등을 마모시키고 염색시켜 회화에 콜라주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캔버스 표면에 뿌려진 목탄가루나 색의 중첩으로 인한 마티에르와 오브제 콜라주는 묘한 매력을 풍기며 아날로그적 향수를 자극한다. 작가는 시, 소설, 영화, 음악을 접한 후에 생겨나는 감성(그리움, 슬픔, 판타지 등)을 작업으로 기록한다. 일기를 쓰듯 일상의 하찮은 물건들을 아름다운 예술로 승화시키는 행위는 삶에 대한 미적 충동 내지 내면의 샘솟는 갈망을 해소하며 행복감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진화랑 신민 기획실장은 “한희숙 작품의 주제는 자신이 일상에서 받은 감동(반가움, 그리움, 기쁨, 슬픔, 부끄러움, 초라함 등)을 어떻게 은유적 이미지로 표현할 수 있는가에 집중하는 것”이라며 “그녀에게 있어 은유적 표현은 자신과 세상을 아름답게 하고픈 ‘삶에 대한 미적 충동’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금 이 순간 우리에게 필요한 힐링은 바로 자신의 향수, 판타지를 끌어내고 이를 긍정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아닐까”라고 덧붙였다. 일상의 단편적 순간들을 예술화한 작가의 삶을 엿보는 이번 전시는 힐링의 방법을 찾는 이들에게 특별한 감흥을 준다. - 김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