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산수화의 현대적 변용으로 동양화의 새 방법론을 제시하는 이승하 작가의 16번째 개인전이 리서울 갤러리에서 10월 10일부터 23일까지 열린다. 이승하는 추계예대와 홍익대 대학원에서 동양화를 공부하고 30여년 작품 활동을 해온 중견 작가로, 제9회 중앙미술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산수유람’ 작품들에는 시원(始原)의 자연이 재현된 듯한 풍광이 담겨 있다. 준봉과 능선은 위엄 있고 하늘과 계곡은 깊고 유연하다. “이 작업을 하기까지 수많은 작업들(인물화, 벽화, 채색화, 현대미술 등)을 해오면서 개발한 나만의 표현으로 정착할 수 있었던 것이라 생각한다.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밤새 운 소쩍새처럼 그런 과정 속에 나에게 주어진 과제처럼 불현 듯 찾아온 그림이다. 어려서부터 보아온 산수화는 아무리 현대미술을 해봐도 채워지지 않던 나의 마음 깊은 곳을 서서히 채워 주리라 믿는다.” 먹의 흘러내림과 번짐 기법으로 산수의 골격과 풍광을 완성해 나가는 이승하 만의 현대 산수화는 전통을 계승하되 이를 승화시키려는 각고의 노력과 오랜 성찰 끝에 나온 작품들이다. 특히 이승하는 한국화의 대가 청전 이상범의 손자로 청전이 완성한 한국화의 정신성을 이어받아 이를 자신만의 현대적 화풍으로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자연과 그 일부분인 인간을 가장 잘 표현하는 그림은 산수화이다”라고 말하는 이승하의 자연합일 사상과 독특한 필력이 구현된 작품들을 만나는 전시회다. - 김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