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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들이 빚어낸 구운 그림들,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에 선보여

순수 회화 못지 않는 깊이 있는 도자타일의 색감과 예술성이 돋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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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09호 왕진오⁄ 2013.01.14 17:41:29

흙과 건축의 상호 관계적 협력을 의미하는 ‘클레이아크’의 상징성을 담고 있는 미술관의 컬렉션이 관객들과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1월 18일부터 7월 7일까지 김해시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에 이우환, 이강소, 이영배, 조한기, 안규철, 서용선, 김춘수, 유명균, 심문섭 등 개관 이래 지금까지 수집된 1200여 점의 건축도자 작품 중 타일 작품을 중심으로 한 ‘그림이 있는 도자-세 개의 방’이 펼쳐진다. 점토로 만들어진 도자타일은 건축도자를 대표하는 것 중 하나로 기원전 약 4천 년대의 바빌로니아 건축에서부터 지금까지 건물의 내・외부를 감싸는 표피와 같은 역할을 담당해왔다. 도자타일이 오랜 시간 동안 건축물의 피부로 널리 사용될 수 있었던 것은 여타의 재료보다 우수한 내구성과 내화성, 청결성 등 을 꼽을 수 있다. 이 같은 장점으로 최근에는 유명 예술가의 그림이 도자타일로 대량 복제되어 쓰이거나 예술가와 산업의 협업을 통해 제작된 작품이 건축물이나 공공시설 내·외부를 장식하기에 이르렀다. 도자타일들은 오랜 시간을 걸쳐 건물의 외관뿐만이 아니라 도시의 경관을 아름답게 하고 대중들이 일상에서 예술을 체험하고 누릴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그 어떤 순수예술 장르의 작품보다 지속가능한 공공성과 사회성을 지니고 있다.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은 예술가들이 창조해 낸 도자타일들로 구성한 이번 전시는 건축도자로서의 도자타일의 우수성과 함께 순수회화 못지않게 도자타일이 발현하고 있는 색채의 깊이와 예술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림이 있는 도자-세 개의 방’展은 도판(陶板)에 그려진 그림들의 공통된 속성에 따라 세 가지의 그룹으로 나누어진다. 첫 번째 방 ‘고요한 산사’에서는 이우환, 이강소, 이영배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세 명의 작가는 1970년대 한국의 현대 미술사 형성에 깊은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다. 컴퓨터, 영상 미디어 등 수많은 기계장치들, 날로 새로워지는 개념과 아이디어들이 넘쳐나는 현대의 흐름 속에서 이들 특유의 절제되고 함축된 점과 선들은 감상자들에게 낯설면서도 고요한 편안함을 느끼게 해준다. 두 번째 방은 작가들이 만들어내는 다채로운 “이야기”로 가득하다. 먼저 거대한 스케일을 자랑하는 조한기 작가의 도벽작품은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의 공간을 도식화하고 이를 분해, 재조합하여 익숙하지만 마치 앨리스의 이상한 나라처럼 낮선 공간을 만들어낸다. 서용선 작가는 현대사회에서 살아가는 인간 내면의 갈등과 고립을 붉은색과 푸른색의 강렬한 색채대비를 통해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또한, 미술관 주변에서 포착되는 소소한 풍경을 도판에 옮겨놓은 안규철 작가의 드로잉 연작도 만나볼 수 있다. 작품은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일상의 사물과 풍경에 대한 감상자들의 인식을 환기시킨다. 세 번째 방은 도자에서 많이 쓰이는 안료이자 순수 회화에서도 특유의 청량감으로 많은 예술가들에게 사랑받는 색인 코발트블루로 채워진 작품들을 볼 수 있는 “푸른 숲”이다. 도자 안료로서의 코발트블루는 검은색을 띠고 있지만 이에 열을 가하는 소성과정을 거치게 되면 깊고 진한 푸른색이 나타나게 된다. 이 방에서 만나게 되는 김춘수, 유명균, 심문섭 작가의 작품들은 코발트블루를 통해 광활하고 생명력 넘치는 자연의 변화무쌍한 다채로운 형상들을 표현하고 있다. 왕진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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