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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진기 문화 칼럼]조상들의 일기예측도 첨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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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33호 박현준⁄ 2013.07.01 10:57:20

모처럼 새 옷을 입고 외출을 했거나, 중요한 큰 행사를 앞두었는데 비가 내려 하늘을 원망한 적이 종종 있을 것이다. 날씨만큼 우리 일상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안도 드물다. 특히 하늘만 쳐다보고 농사짓던 우리 조상들에게 날씨의 예측은 생존과 맞물린 초미의 관심사였다. 요즘처럼 TV나 라디오, 신문 등을 통해 비올 확률까지 그날의 날씨를 예보해주는 기상청이 있기 이전에 우리 조상들은 어떻게 다음 날의 날씨를 알 수 있었을까? 근대에 와서 기압과 기온, 습도, 바람, 구름 등 기상요소들을 측기(測器)로 재고, 그 자료를 분석해 과학적인 일기예보를 하고 있다. 최근에는 컴퓨터와 팩시밀리, 기상위성 등 첨단 과학기재들을 활용하고 있다. 우리 선조들의 일기예측은 요즘처럼 정확하고 장기적인 예보일 수는 없었다. 그러나 해와 달, 별, 바람, 구름의 상태나 그 변화, 또는 여러 가지 생물의 특이한 행동 등을 보고 다가올 일기의 변화를 예측했다. 이러한 날씨 점은 일상생활에서 관찰과 경험에 의한 첨단 예측이었고 어느 정도 과학성과 생활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동물들의 감각은 사람보다 훨씬 예민하다. 특히 개미나 황새, 제비 등은 다른 동물보다 기압의 변화에 예민해 사람보다 먼저 인지를 하고 특이한 행동을 하게 된다. 굴뚝의 연기가 하늘 높이 올라가지 않고 땅으로 깔리는 것이나 기압에 예민한 제비가 땅에 가까이 나는 것은 저기압 때문이다. 저기압은 비를 오게 한다. 개구리와 두꺼비는 습지에서 수분이 있어야 살 수 있는 생물이다. 그런 생물이 땅으로 나온다는 것은 비 올 것을 미리 알고 있기 때문이다. 농사를 짓는 농민이나 배를 타고 바다에 나가는 어부들은 농사에 대한 궁금증, 물이나 바람 등 날씨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가졌다. 해와 달, 별, 바람, 구름의 상태나 그 변화가 옛날에 사용한 날씨예측의 잣대였다.

날씨 점은 대부분 그날 또는 하루나 이틀정도의 단기예보이지만 상당히 긴 기간의 장기예보를 위한 것도 있었다. 특히 한해의 첫날인 설날, 첫 만월인 정월대보름, 한해의 농사가 시작되는 2월에는 장기예보를 위한 농사점, 일기점 풍속이 특히 많았다. ·개구리가 처마 밑에 들어오면 장마진다. ·개미가 이사하면 비가 온다. ·고양이가 얼굴 씻으면 비가 온다. ·제비가 낮게 날면 비가 온다. ·굴뚝에 연기가 깔리면 비가 온다. ·가뭄 때 햇무리나 달무리가 생기면 비가 온다. ·정월 보름날 달빚이 희면 큰 바람이 있고, 붉으면 큰비가 있을 징조다. ·동지섣달에 눈이 많이 오면 오뉴월에 비가 많이 온다. 우리 선조들은 조그마한 자연현상이나 동물들의 움직임을 세심히 관찰해 실제 생활에 활용한 지혜를 가지고 있었다. 물론 그것은 과학적인 근거에 의하기 보다는 오랜 생활경험을 통해서 얻어낸 지식이었다. 경험에 바탕을 둔 생활과학도 현대의 첨단과학에 못잖게 예측성이 뛰어났다. 물론 우리 조상들의 일기점, 날씨점은 오늘날만큼 정확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그것은 근거 없는 미신이 아니라 생활경험에서 얻어낸 생활과학이었다. - 천진기 국립민속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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