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아트 & 스페이스]건축가 장윤규, 건물에 감성을 불어 넣는다…지구 살리는 ‘에너지+’ 계획

문화확장 위해 갤러리도 운영, 건축문화대상 등 휩쓸어

  •  

cnbnews 제343호 왕진오⁄ 2013.09.09 13:29:22

젊음의 거리 신사동 가로수 길을 거닐다 보면 독특한 모양으로 눈길을 모으는 건물이 있다. 일반 건물과 달리 창문이 보이지 않고, 노출 콘크리트 외벽에 칼로 잘라낸 것처럼 건물의 파사드 자체를 조각적인 형태로 만들어 벽과 벽사이 공간이 살아 숨 쉬고 있는 외관이다. 이곳은 2006년 한국건축문화대상과 한국건축가협회상상, 제24회 서울특별시건축상을 받았고 2007년 젊은 건축가에게 수여하는 최고 영예이자 세계적인 건축상 AR어워드를 수상한 예화랑 건물이다. 미술전시공간이 건축 관련 상을 모두 휩쓸다시피 한 이유는 이 건물에 생명을 불어넣은 건축가 장윤규(49)소장의 집념과 같은 건축철학이 녹아있기 때문이다. “제 스스로 한국건축계의 실험적인 건축가로 자평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해외의 건축을 카피하거나 트렌드를 따라하는 것보다는 그것을 뛰어넘고, 지금까지 없었던 건축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노력을 경주하고 있습니다.” 장 소장의 말처럼 예화랑 건물은 일반 전시공간과는 차별성을 넘어 새로운 차원의 공간을 만들어냈다. 벽과 벽사이의 공간을 만들면서 건물 파사드 안에 공간이 숨어있어서 전체가 하나의 공간처럼 느껴지는 것이 특징이라 할 수 있다.

특별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 장 소장은 예화랑 대표와 협상을 통해 자신의 건축 의지가 반영될 수 있기까지 1년여 기간의 설계변경이 이루어졌다고 말한다. “건축주는 경제적인 면을 강조하기 때문에 외부 스킨을 떼었다 붙였다. 건축가로서는 외부 스킨이 필요한데, 건축주는 처음에 난색을 표명했다”며 “예술에서 궁금해 하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외부를 통해 내면에 있는 것이 중요하다는 논리로 설득을 해 2년 6개월 만에 지금의 예화랑 건물을 완성하게 됐다”고 전했다. 건축의 문화적 콘텐츠로서의 가능성을 다각적으로 이끌어 내기 위한 ‘개념적 건축’을 실험하고 실현하는 건축가 그룹 ‘운생동’을 이끌고 있는 장윤규 소장은 건축설계, 인테리어, 건축기획, 프로그래밍, 대단위 단지계획 등 여러 분야를 협력건축가의 방식으로 수행하고 있다. 현재 국민대학교 건축대학 교수로 있으며 건축을 운생동으로 변화시켜 새로운 건축적 실험을 시도하고 있다. 건축을 넘어 문화적 확장을 위해서 갤러리 정미소도 운영하고 있어 단순한 건축가가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그가 추구하고 만들어내려는 건축은 과연 무엇일까? 장 소장에게 차가운 머리와 뜨거운 가슴으로 도면과 싸우면서 이루고자 하는 숨은 목표를 들어봤다. 문화콘텐츠로서의 개념건축 실험 중 - 개념적인 건축을 진행하고 있다. “건축의 개념을 새로 쓴다고 할까요, 예화랑의 표피를 새롭게 만들 듯이 건축의 형태, 공간, 랜드스케이프와 구조를 다방면에서 다시 한 번 정의를 내리려 하고 있죠. 아마 다른 형식의 결합도 건축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입니다. 최종적으로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어 도시적, 공간적 프로그램을 완성시키려 합니다. 이를 통해 사람들의 삶이 다른 방향으로 변화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일상에서 체험할 수 있는 삶까지도 개념으로 보려고 합니다.” - 시간성의 개념을 바꾸는 건축을 시도하고 있다. “이 표현은 100년의 건축을 해보자는 것입니다. 지금의 건축은 앞을 내다보는 건축물이 없을 정도입니다. 저는 1000년이 지나도 기억될 수 있는 외국의 노트르담 성당이나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처럼 상징적이고 역사적인 시간성을 담보하는 건물을 만들고 싶습니다.”

- 도시적 역할을 통해 사회에 보탬이 되는 건물을 만들고 있다. “멋있게 보이는 건물이 아니라 도시인들과 호흡하는 그런 건물을 만들고 싶습니다. 도시와의 호흡을 통해 그 사용자가 누구인가에 초점을 맞추어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공감이 가는 건물을 만드는 것이죠.” 건축물에 조각이라는 개념을 도입해 새로운 콘셉트의 문화공간으로 변신시키고 있는 장 소장은 최근 친환경적인 주제를 고민하면서 주택 스스로 에너지가 순환되는 건물에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전한다. ‘에너지 플러스 하우스’란 이름으로 만들고 있는 그의 또 다른 건물은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에 대한 작은 예우 차원에서 환경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더라도 삶 속에서 자연친화적으로 살 수 있는 그런 건물을 차근차근 세워보려는 계획도 전했다. 이와 함께 건축과 사회성이라는 측면에서 장 소장은 아프리카 우간다에 에이즈 아동센터를 재능기부로 지었다. 건물을 지어서 돈을 버는 것은 아니지만, 사회에 기부하는 것도 건축가로서 책임지어야 할 하나의 작은 의무라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문화적 확장을 위해 소리 없이 세상을 움직이려는 노력의 일환은 서울 대치동에 만들어진 복합문화공간 크링(Kring)에서도 잘 나타난다. 초기 이 건물은 건설회사의 주택문화관으로 만들어졌는데, 건물의 구조와 다양한 문화 활동을 통해 문화센터로 변신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건축을 제대로 수행하면 문화적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신념이 생겼다는 에피소드이다. - 왕진오 기자

배너
배너
배너

많이 읽은 기사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