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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윤 재테크 칼럼]잘 보이지 않는 곳에 투자하라

유명 펀드매니저의 고백 “투자의 성패는 잘 안 보이는 곳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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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59호 이동윤 현대증권 지점장 (정리 = 이진우 기자)⁄ 2013.12.31 18:53:11

계절은 어느 새 한겨울로 접어들고 있다. 가장 깊은 겨울의 정점을 동지라고 한다면 올 겨울의 정점은 바로 12월 22일이 된다. 동지가 지난 뒤 낮의 길이는 차츰 길어질 것이고 죽은 듯 보이는 나무들도 차츰 길어지는 태양의 존재를 의식하며 서서히 황홀한 봄날을 준비하게 될 것이다.

마음이 편안한 상태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하나는 정말로 완벽한 상태라서 편안한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착각이나 안일함에 빠져서 편안하게 느껴지는 상태이다.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가 결점투성이인 까닭에 완벽한 상태라는 것은 사실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따라서 우리가 경험하는 대개의 심적 평정은 착각 혹은 안일함 때문이다.

마음이 편안한 상태와는 반대인 경우도 경험한다. 바로 마음이 긴장되거나 불안한 경우 말이다. 편안한 상태보다는 긴장하고 불안한 경우가 현실적으로 훨씬 더 많은데 그것은 우리의 존재 자체가 불안정한 상태 위에 놓여져 있기 때문이다. 또한 현대라는 이 시대는 과거 그 어느 때보다 더욱 더 커다란 불안정성을 특징으로 한다.

아무런 이유도 없이 불안한 경우도 있지만 무언가 깊은 고민과 노력 끝에 중요한 결정을 내리고 그 결과를 기다릴 때도 우리는 역시 불안한 느낌을 갖게 된다. 주식시장에서 이름을 날리던 펀드매니저가 이런 고백을 한 적이 있다.

“잘 보이지 않는 것을 연구하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뒤 투자했을 때는 마음이 불안했지만 그 결과는 좋았고 반대로 눈에 잘 보이는 것 그리고 남들도 다 아는 것을 보고 투자했을 때는 마음은 편했지만 결과는 안 좋은 경우가 많았다.”

우리는 겨울나무 아래를 지나면서 그 나무가 어떤 나무인지 알지 못한다. 죽은 듯 서있는 그 나무에서 봄날의 황홀한 꽃을 인식하기는 쉽지 않다. 가지마다 꽃봉오리가 맺혀 있지만 이윽고 봄이 돼 꽃이 피고 잎새가 돋는 것을 본 뒤에야 비로소 그 나무의 정체를 당연하게 깨닫는다.

주식투자는 이것과 비슷하다. 남들이 모두 볼 수 있는 봄날의 꽃처럼 자명한 상태에서 투자하는 것은 마음은 편안하겠지만 그 결과는 그리 좋지 않다. 반면 얼어붙은 겨울날 헐벗은 나무를 보며 머지않아 그 나무에서 피어오를 꽃을 인식하며 투자할 때 비록 밤잠을 설치면서 번민하고 고민하겠지만 그 결과는 좋게 나타난다.

일종의 패러독스다. 만약 우리가 현재 편안하게 느끼고 있다면 그건 우리의 투자 결과가 우리의 기대대로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반면 연구하고 노력해 선정한 종목에 투자한 뒤 우리의 마음이 불안하고 긴장을 느낀다면 그 투자는 성공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이것은 누구나 볼 수 있는 뻔한 상태를 보고 투자한 것과 누구나 섣불리 볼 수 없는 것을 보고 예측해 투자한 것의 차이다.

지금 잠을 못 이룰 정도로 불안하고 긴장되는가? 만일 그렇다면 그것은 우리가 보이지 않는 것을 보며 온갖 불안에도 아랑곳 않고 꿋꿋하게 도전해 성공한 뛰어난 사람들과 같은 길을 걷고 있다는 반증이다. 그들의 밤은 편안함보다는 불안함이 훨씬 더 많았다.

- 이동윤 현대증권 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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