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0호 한복순 강북삼성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2014.03.17 14:07:56
최근 인천공항을 이륙해 호주 브리즈번으로 향하던 비행기에서 심장마비를 일으킨 응급환자가 기내에 탑승한 의사와 객실승무원의 헌신적인 조치로 생명을 구한 일이 화제가 됐다.
객실승무원은 항공기에 탑승해 비상시 승객을 탈출시키는 등 안전업무를 수행한다. 멋진 유니폼에 아름다운 미소로 승객을 대하는 객실승무원은 기내 서비스가 주 업무로 보이지만, 알고 보면 가장 중요한 업무는 승객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다. 안전에 관한 지식은 객실승무원에게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 힘든 교육과정을 매년 받아야 한다.
객실승무원의 역사는 민간항공사와 같이 시작됐다. 최초의 여성 객실승무원은 엘렌처치로 알려져 있다. 조종사가 되고 싶었던 그녀는 1930년, 보잉항공사(미국 유나이티드 항공사의 전신) 문을 여러 차례 두드린 결과, 조종사가 아닌 객실승무원으로 한시적으로 일하는 기회를 갖게 됐다. 간호사 출신의 동료들과 함께 친절한 서비스로 승객들로부터 여승무원에 대한 좋은 평가를 이끌어낸 것이 계기가 돼 미국 항공사들은 앞 다퉈 여승무원을 채용했다.
뒤이어 프랑스의 파아망 항공사(에어 프랑스 전신), 스위스 항공, KLM항공사 등 유럽에서도 여승무원을 본격적으로 채용했다. 그 전까지 객실승무원은 모두 스튜어드로 불리던 남성들이었다. 초창기의 여승무원들은 전직 간호사가 많았다. 간호사들의 따뜻한 미소와 승객을 배려하는 친절한 서비스 정신과 성실함, 게다가 기내 응급환자가 있을 때 전문성까지 더하니 이들이야말로 누구보다 여승무원 업무를 잘 해낼 수 있었을 것이다.
초창기 여승무원의 선발자격은 지금과 달리 가벼운 체중과 신장 162cm 이하였다. 그 당시에는 항공기가 크지도 않고 높이도 낮으니 당연히 중량을 줄이고 기내 서비스에 문제되지 않는 신체조건이 선호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항공기가 점차 대형화되고 장거리 구간 운항이 많아지면서 철저한 직업의식과 건강한 신체, 튼튼한 체력이 요구되고 승객과 소통이 되는 외국어 구사능력이 필수가 됐다. 아울러 글로벌 매너와 승객이나 동료들과의 원만한 인간관계 등도 객실승무원이 지녀야 할 기본 자격이 됐다.
▲사진출처 = 아시아나항공
▲2013년 7월 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공항 활주로 옆에 사고를 당한 아시아나항공 OZ214편 여객기. 사진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