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왕진오 기자) 쏜살같이 흘러간 지난 시간을 돌이키며, 잠시 숨을 멈추고 스쳐갔던 기억을 떠올리면, 아쉬움과 함께 당시의 즐거웠던 시간들이 하나 둘 머릿속에 맴돌게 될 것이다.
더욱이 성인이 되어 현대 사회의 중심에서 그 무엇에 떠밀려 흘러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 다면 그 아련함은 더욱 커지게 된다.
다시금 어린 시절의 즐거웠던 기억으로 돌아가고 싶은 어른들의 마음에 주목한 작가 박현웅(45)은 아톰, 어린 시절 할머니 집으로 향하는 길, 알사탕, 분홍코끼리, 회전목마, 테디베어 등을 주요 소재로 어른들을 위한 동화를 우리에게 읽어주고 있다.
4월 30일부터 5월 20일까지 서울 인사동 선화랑(대표 원혜경)에서 진행되는 ‘숨은 그림 찾기’展은 박현웅이 잊고 있던 기억을 찾아 현실로 그려낸 조각 그림들의 향연이다.
동화 같은 이미지로 가득한 작가의 작품에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시간여행으로 살아오면서 경험했던 다양한 여정을 진솔하게 고백하듯 담아낸다.
특히 40세에 혼자 떠난 스페인 여행에서 본 장면과 그리스의 언덕, 스위스의 산맥은 작품의 배경이 되고 이 배경들은 한층 더 이국적인 느낌을 강하게 부여한다.
이를 위해 캔버스가 아닌 자작나무를 켜서 판재를 만들고, 그 위에 아크릴 물감으로 그 만의 화폭을 만들어 낸다. 이러기를 수차례 반복해서 물감을 쌓듯 실톱으로 정성들여 만들어낸 나무를 물감처럼 화면에 올려 놓는다.
“다양한 감각을 동시적으로 호소하는 공감각성을 드러내고 싶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처럼 잊고 있었던 기억을 찾기 위해 그림 안에 숨은 그림을 10개 정도 집어 넣었다. 전체 화면만을 바라보는 것 외에 또 다른 즐거움이 있지 않을까 합니다.”
금속공예를 전공한 작가의 이력 때문인지, 작품들의 묻어난 세밀함은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지면서 잊고 지냈던 동심 세계를 불러낸다.
이는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의지를 적극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그 동안 잊고 지냈던 순수했던 그 시절을 회상하게 하는 것이다. 또한 여행을 시작하는 설렘, 떠나고 싶은 충동 등 우리들의 감성을 자극해 보고만 있어도 흐뭇한 미소를 머금게 한다.
박현웅 작가는 홍익대학교 금속 조형디자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처음 금속작업을 했지만 재료와 표현의 한계를 느껴 자작나무로 작업을 하게 된다.
작품은 평평한 캔버스에 그려진 것이 아니라 핀란드 산 자작나무를 직접 손으로 하나하나 깎아 쌓은 부조작품이다. 붙이고 짜 맞추는 과정 속에 이미지는 점차 입체적으로 변화되고 알찬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된다. 높고 낮은 형태의 변화는 이미지들 간의 율동감과 생동감을 불러일으킨다. 문의 02-734-04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