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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환 건강 칼럼]변비 고친다며 알로에 5년 먹다가 대장흑색종 걸린 가정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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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16호 최창환 중앙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2015.02.05 09:11:18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저널 = 최창환 중앙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가정주부인 46세 김 모 씨가 변비 증상으로 병원에 내원했다. 1주일에 1~2회 배변, 단단한 변, 과도한 힘주기 등의 변비 증상은 약 10년 전부터 지속되고 있으며, 5년 전부터 증상 완화를 위해 알로에를 복용했다.

알로에를 먹으면서 변비 증상이 호전돼 2일에 1회 정도 배변을 하며 지냈으나, 최근 변비 증상이 다소 악화됐다. 내원해 시행한 대장내시경검사에서 대장점막 전체가 짙은 갈색으로 변하는 대장흑색증(melanosis coli)이 관찰되었다.

알로에의 장기 복용으로 인해 대장흑색증이 발생했고, 이후 김 씨는 알로에 복용을 중단하고 부피형성 하제와 삼투성 하제로 변비 증상을 조절하며 지내고 있다.

변비는 가장 흔한 소화기질환 가운데 하나로, 유병률은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약 2~20%에 달한다. 국내에서 변비의 유병률에 관한 대규모 연구는 드물지만, 한 역학 연구에서 기능성변비의 유병률이 16.5%로 보고된 바 있다.

변비가 각종 기질적질환에 의해 이차적으로 발생해서 이 질환을 해결할 경우 치료되는 경우도 있으나, 환자의 대다수에서는 특별한 원인 없이 발생하는 원발성 변비이므로 만족할 만한 치료 결과를 얻기가 쉽지 않다.

국내에서는 다수의 하제가 의사의 처방 없이 무분별하게 남용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적절한 치료를 위해서는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에 대해 정확하게 평가해야 한다. 특히 기질적질환이나 전신질환, 혹은 사용 중인 약물 등에 의한 이차성 변비를 확실히 배제해야 하며, 원발성 변비의 경우 서행형 변비인지 골반출구폐쇄형 변비인지 감별해야 한다.

이차성 변비가 배제되면 가장 우선적으로 식이요법을 고려해야 하는데, 적절한 양의 섬유질과 수분 섭취가 필요하다. 섬유소는 장내세균에 의해 발효되어 유익한 장내세균을 증식시키고 대변의 용적을 증가시킴으로써 대변을 무르게 하여 변비의 개선에 도움을 주게 된다. 통상적으로 하루 15~25g 정도의 섬유질과 1.5~2리터 정도의 수분 섭취가 권장된다.

생활습관 개선이나 식이요법에 반응이 없는 경우 약물 치료를 시행하며, 통상적인 변비 치료약물은 작용 기전에 따라 부피형성 하제, 삼투성 화제, 자극성 하제, 그리고 기타 약물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1차 치료 약제로는 부피형성 하제를 사용하는데, 이 부류에 속하는 약물들은 대개 비흡수성 물질로 장관 내 수분을 흡수하여 대변의 부피를 증가시키고 무른 변을 볼 수 있도록 한다. 현미, 밀기울, 식물 씨앗, 해초, 메틸셀룰로즈, 폴리카보필 등의 성분들이 이 범주에 속한다. 단, 대장 협착이나 폐쇄 환자에서 이 약물들을 사용할 경우 폐쇄에 의한 증상이 악화될 수 있기에 유의해야 한다.

▲알로에를 장기 복용할 경우 대장흑색증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 가급적 수개월 동안 단기 요법을 권하고 있다. 사진출처 = 위키피디아


삼투성 하제 역시 대장에서 흡수되지 않고 대장 내의 수분 함량을 높임으로써 변을 무르게 만들고 배변을 원활하게 한다. 고삼투성 하제로는 마그네슘 염, 락툴로즈, 솔비톨, 락티톨, 폴리에틸렌글리콜 등이 있으며 장에서 흡수되지 않고 대장 내의 삼투압을 높게 유지함으로써 액상 형태의 배변이 가능하도록 한다.

부피형성 완하제나 삼투성 완하제에 반응이 없는 경우 자극성 하제를 고려하게 된다. 자극성 완하제의 정확한 작용기전은 아직 정립되어 있지 않으나 장벽에서 수분 및 전해질 흡수를 방해함으로써 장관 내에 대변 양을 증가시키고 장관 운동을 촉진함으로써 배변을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변비약 종류·작용 다양하니 무턱대고 먹지 말고 전문의와 상담해야.
생활습관 개선, 적절한 양의 섬유질과 수분 섭취가 먼저



가장 흔히 사용되는 자극성 하제는 알로에, 센나, 비사코딜 등이며 의사에 따라 권하는 정도에 차이는 있지만 가급적 수개월 동안의 단기 요법을 권한다. 장기 사용의 안전성에 대한 여러 의학연구들이 있으나 부작용으로 수분 및 전해질 손실, 대장흑색증, 이차성 고알도스테론혈증, 지방변, 단백소실성장증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대장 기능을 저하시켜 변비를 악화시키는 악순환을 유도할 수도 있다.

자극성 하제의 경우 국내에서 의사 처방 없이 약국 등에서 쉽게 구입이 가능하여 남용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약제는 이러한 자극성 하제보다는 부피형성 하제와 삼투성 하제가 우선적으로 추천되며, 이러한 약제로도 듣지 않을 경우 가장 마지막 단계로 자극성 하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그 외 변비에 사용해볼 수 있는 약제로 위장관운동 촉진제인 프루칼로프라이드(세로토닌 수용체 효능제)가 있다. 이 약물은 장관의 연동운동을 촉진하고 위장관 분비 역시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다양한 임상 시험에서 좋은 결과를 보였다. 서구에서 상품화돼 사용 중이고 최근 국내에서도 출시됐다.

이러한 변비약은 오래 복용한다고 해도 대부분 내성이 생기지는 않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이가 듦에 따라 변비 증상이 점차적으로 악화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변비약의 효과가 감소될 수 있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변비약의 선택에 대해서는 상황에 따라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변비약 사용과 관련해서 전문의와 상담 후 결정하는 것이 좋다.

(정리 = 안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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