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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황후 시해 같은 비극 또 없어야”

이명수 의원이 읽은 조선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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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24호 최정숙 기자⁄ 2015.03.30 14:55:01

▲1895년 음력 8월 20일 새벽 명성황후가 시해된 곳으로 알려진 경복궁 내 건청궁의 옥호루. 사진 = CNB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저널 = 최정숙 기자) 3월2일 새누리당 이명수 의원이 들고 있던 ‘명성황후 최후의 날(김영수 지음)’은 ‘서양인 사바찐이 목격한 을미사변(乙未事變), 그 하루의 기억’을 담은 책이다.

한 때 민비로 더 많이 불린 명성황후는 1895년 음력 8월20일(양력 10월8일) 새벽, 일본 낭인들에게 시해 당했다.

영화 ‘쎄시봉(감독 김현석, 배급 CJ엔터테인먼트)’의 주인공은 명성황후와 이름이 같은 민자영이다. 영화 속 민자영은 ‘민비’라고 부르는 사람에게 ‘명성황후’라고 부를 것을 강조한다. 사실 당시만 해도 통상 민비라고 불렀다.

명성황후라고 본격적으로 부르게 된 때는 1995년 김영삼 전 대통령(YS) 때부터다. 김 전 대통령은 1993년 취임 후 일제 청산 등을 위해 ‘역사 바로 세우기’를 선언한다. 을미사변 발생 100년이 되던 1995년 조선총독부 건물이 철거됐다. 일본식 명칭인 국민학교는 초등학교로 이름이 바뀌었다. 아울러 민비의 호칭도 명성황후가 됐다.

뮤지컬 ‘명성황후’ 또한 이때 만들어졌다. 이후 2001년 배우 이미연 씨가 출연한 드라마 ‘명성황후’가 큰 화제가 되면서 명성황후를 공부하는 사람들도 늘어났다(드라마는 100회 이후 최명길 씨가 출연했다. 하지만 여전히 드라마 ‘명성황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배우는 이미연 씨라는 데 이견이 없어 보인다).  

명성황후에 대한 후대의 평가는 엇갈린다. 프랑스의 마리 앙트와네트 왕비와 비교하는 이들도 있다. 분명한 것은 명성황후가 일본이 싫어하는 존재였다는 것이다. 을미사변이 발생하고 전국 각지에서는 항일의병이 일어났다. 고종황제가 아관파천(露館播遷)을 하는 계기도 됐다. 

백범일지에는 명성황후 시해에 분노한 청년 김창수(개명 전 김구 선생)가 일본 밀정인 스치다 조스케를 죽였다는 내용이 나온다. 그는 이 일로 사형선고를 받았다. 이후 고종의 특명으로 사형을 면한 뒤 중국으로 넘어가 독립군으로 활동했다는 기록이 있다.

1910년 경술국치 당시 숨죽여야 했던 조선인들은 을미사변을 거쳐 1919년 고종황제가 서거하자 쌓였던 분노를 터뜨렸다. 이는 3ㆍ1운동으로 이어졌다.

이명수 의원은 “일본인들은 한 나라의 국모를 잔혹하게 살해했다. 이 책은 역사학자가 다른 나라의 여러 자료를 보고 쓴 것으로, 뮤지컬이나 영화에서 제대로 밝힐 수 없는 내용이 들어 있다”며 “한 나라의 국모가 비참하게 시해된 것은 우리 역사의 굉장한 비극”이라고 말했다.

아직도 진상 오리무중인 채 옥호루엔 봄빛 완연

국회도서관에서 책을 대여한 이 의원과 마찬가지로 기자도 이곳에서 책을 빌렸다. 그리고 인파가 북적인 주말, 경복궁을 찾아 명성황후가 시해된 장소로 가장 유력한 건청궁의 옥호루를 바라보며 책을 읽었다.

이 책에서 언급된 외국인 토목사 사바찐은 사건 당일의 경험을 털어놓았다. 그는 명성황후의 시해를 목격한 인물이다. 책을 끝까지 읽었지만 아쉽게도 명성황후를 누가, 어떻게 시해했는지에 대한 속시원한 답은 없었다. 사바찐이 신변보호 등을 이유로 진실을 모두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원군을 배후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명성황후가 일본 낭인(자객이라는 말도 있다)들에게 시해됐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저자는 “그동안 명성황후의 시해 과정과 시해법 등의 논란은 끊임없이 진행됐다. 이는 일본 정부의 조선 식민지 정책 및 왕비 시해 책임 등의 본질을 흐릿하게 만들었다”며 “한국인조차도 명성황후 시해사건을 ‘여우사냥’으로 풍자하려는 일본의 의도에 말려들었다”고 비판했다.

명성황후에 대한 논란은 많다. 그래도 결론은 하나다. 다시는 이런 아픔을 겪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명수 의원도 이 같은 점을 지적하며 역사공부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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