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송이의 골프과학]위아래·좌우 근육균형, 프로도 맞추는데…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저널 = 최송이 프로(연세 골프·사이언스 실장)) 한국 골프의 강세가 두드러지는 시대다. 특히 여성 프로 골퍼들은 그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만큼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유독 한국 여성 프로 골퍼들이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은 이유를, 적절한 근거를 바탕으로 논리적으로 이야기하라면 그 누구도 쉽게 입을 열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연습과 체력 관리, 개인 관리 등 엄청난 노력의 결과라는 것이다.
박세리 선수 이전에도 한국 여성 골프 발전을 위한 선구자들이 있었지만, 1998년 대한민국 전 국민뿐 아니라 미국에 한국 프로 골퍼의 실력을 알리고 골프 종목을 각인시킨 선수는 단연 박세리다. 박세리를 필두로 많은 여성 주니어 골퍼 및 프로 골퍼가 미국 투어 진출을 꿈꿨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골프 선진국에서 이뤄지는 신체 트레이닝과 연습 방법을 받아들였다. 또한 기술 향상을 위해 새로운 스윙 코치를 찾아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 과정이 장점만 가져다준 것은 아니다. 여러 부작용도 생겨 실력이 좋아지지 못하거나, 도리어 슬럼프를 겪는 안타까운 선수들도 나타났다. 하지만 한 해에 150여 명이 미국 투어에서 뛸 수 있는 자격을 갖고, 2000년 초반부터 미국 투어에 합류한 한국 선수가 40여명에 달하는 것을 보면 결론적으론 득이 된 것처럼 보인다. 또한 매 시합마다 우승권에 한국 선수들이 지속적으로 이름을 올리고, 2015년 6월 말 현재는 별로 놀랍지도 않게 상금 랭킹과 월드 랭킹 1위에 한국 여자 프로 골프 선수의 이름이 올라 있다. 탑 20위 안에 한국 골프 선수들이 대거 포함된 건 당연하다.
▲박세리가 티샷을 날리고 있다. 1998년 박세리는 미국여자프로선수권과 미국여자오픈대회에서 우승하며 미국에 한국 골퍼의 우수성을 알리고, 국내에 골프 종목을 각인시켰다. 사진 = 연합뉴스
과거 10년 전 미국 투어에서 한국 사람이라고 국적을 밝히면 처음 들어본 국가라는 반응 또는 북한에서 왔냐고 물어 당황스럽게 만드는 미국 골퍼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서울, 인천, 제주, 경상도 등 한국 도시를 다녀온 경험을 미국 골퍼가 직접 이야기해줄 정도로 한국에 대한 인식과 인지도가 확연히 달라졌다. 또한 한국 골프의 강세에 많은 국가가 관심을 가져 한국 여성 골프만의 특징에 대해서도 궁금해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러 환경적인 면을 봤을 때 한국과 골프 선진국을 비교하면 선수의 실력을 제외하곤 월등하게 다른 점이 유감스럽게도 아직 없다.
한국 여성 골퍼가 세계 최고인 이유?
트레이닝에 있다
그러나 한국 여성 골프가 앞으로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지금의 황금기를 유지할 수 있도록 여러 분야에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골프 선수의 신체와 움직임에 관해 지속적으로 연구가 이뤄지고 클럽 용품회사들도 최대한 선수가 자신의 기량을 꾸준히 발휘할 수 있는 용품을 개발하는 데 시간을 쏟는다. 또 심리적 안정감을 위해 심리 트레이닝, 경기장에서 늘 함께 하는 캐디의 전문화 등 지속적인 발전이 이뤄지는 추세다.
▲김인경이 티샷을 하고 있는 모습. 김인경은 2013년 US여자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사진 = 연합뉴스
이 중 선수들의 신체 트레이닝을 간략하게 소개한다. 골프를 즐겨하고 관심 있는 대중에게는 골프 선수의 신체 강화 트레이닝이 일부 알려져 있지만, 트레이닝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려져 있지 않다.
골프 선수들의 트레이닝은 기초 체력 훈련, 유연성 및 파워 트레이닝, 심폐 지구력 트레이닝, 순발력 트레이닝, 순간 가장 큰 힘을 발휘하는 순간의 파워 트레이닝 등 골프를 할 때 거리 향상이 필요하거나, 집중력, 또는 체력 등 부족한 점을 확인해 자신에게 맞는 방법으로 이뤄진다.
▲6월 미국여자프로골프 투어 아칸소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최나연이 우승 트로피를 들고 있는 모습. 사진 = LF
다만 여성이든 남성 프로 골퍼든 많은 트레이닝을 받아도 부상을 지속적으로 겪는다. 근육의 불균형으로 생기는 통증으로, 이런 불균형이 지속되면 결국 척추 측만증과 최악의 경우 척추 디스크를 발생시킨다. 따라서 프로 골퍼를 포함한 모든 골퍼들은 실력 향상을 위한 트레이닝과 근육의 좌, 우 또는 위, 아래의 균형을 유지하거나 맞추는 트레이닝을 지속적으로 병행해야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
따라서 일반 여성 골퍼의 경우, 거리 또는 공을 맞추는 데 어려움이 있다면 스윙 부족으로 인한 어려움이라고 생각하기 이전에 신체 트레이닝에 조금 더 관심을 갖길 바란다. 프로 골퍼조차도 자신의 부족함을 스윙에서 찾기보다 신체검사와 트레이닝을 통해 향상시킨다. 유독 거리에 자신이 없다면 신체 트레이닝으로 달라지는 거리를 느껴보길 적극 추천한다.
▲박인비는 현재 US여자오픈 기록집에 세계랭킹 1위로, 대회 최연소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그녀는 2008년 19세 11개월 18일의 나이로 챔피언에 올랐다. 사진 = 연합뉴스
지금까지 골프 과학을 연재하면서 어드레스에서부터 피니쉬까지 스윙의 전반적인 이해와 방법 그리고 근육의 쓰임, 교정을 위한 트레이닝 및 강화 방법을 확인했다. 다음 저널부터는 골프 스윙의 메카닉스(mechanics, 역학)와 근육, 브레인 작용 등을 세부적으로 다루려 한다.
골프할 때 공을 잘 치는 데 관심을 쏟으면 됐지, 왜 스윙 이론에 집중하느냐고 반문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그 분들에겐 스윙을 전반적으로 이해하면 몸에서 잘 소화하지 못했던 구간의 스윙이 수월하게 이뤄지고, 그만큼 골프 실력이 발전할 것이라는 답을 드리고 싶다. 지식의 발전뿐 아니라 기량의 발전도 동시에 일어날 것이다. 골프가 더욱 재밌어지면 그만큼 반드시 질도, 실력도 향상된 골프를 할 수 있다.
(정리 = 김금영 기자)
최송이 프로(연세 골프·사이언스 실장) babsigy@cn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