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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 아티스트 - 장수종]존재않듯 존재하며 새출발하는 ‘보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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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45호 왕진오 기자⁄ 2015.08.27 08:51:54

▲장수종 작가.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저널 = 왕진오 기자) 의도치 않은 실수가 도움이 될 때도 있다.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바뀌기 때문이다. 그러면 무수한 새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한다. 

작가 장수종은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도쿄, 교토, 구마모토, 샌프란시스코, 뉴욕, 볼티모어, 런던, 파리, 양곤, 홍콩, 제주 등 줄곧 다양한 곳에서 살았다. 도시의 다양한 모습을 경험한 그는 현재 서울에 산다. 

작가는 자신이 머문 장소에서 영감을 받는다. 여러 장소에 머문 경험이 있는 사람은, 자신의 장소를 여러 관점으로 보게 된다. 그래서일까. 그의 작업은 원초적이고 즉흥적인 시선으로 사람들과 환경을 바라본다. 화려함을 멀리하며, 어두운 사진 작업을 통해 도시를 관찰하며 기록한다. 일상의 다양한 우아함을 수집하기 위해 사회의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을 넘나들며 다양한 지역에서 그만의 공간을 구축해온 성과다. 

▲장수종, 도시재생 프로젝트.

작가가 구축하는 모든 공간들은, 직접 제작한 모듈과 재료에 기반을 둔 구조물로서 지역 주민과 긴밀한 관계성을 정립한다. 지역 사회와 결합돼 도시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다.  

장수종 작가는 “예술가나 큐레이터로서 사회적 역할을 수행할 의무는 없습니다. 하지만 분열된 사회에서, 파편화된 일상의 장소들을 다양한 매체로 기록하고 예술적 실천으로 복원하는 게 아티스트의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수종, 도시재생 프로젝트 ‘캐슬’.

그는 자신이 만난 지역 환경의 다양한 차원을 해체함으로써, 공간을 비현실적 관점으로 해석한다. 다양한 차원에서 상호 연결되며 유동적으로 변화하는 유기체로서의 도시 구축을 목표로 한다. 여기에 확장된 미디어를 갖고 실험을 통해 주어진 환경을 전환시킬 다양한 표현 양식들을 개척한다. 그가 구축하려는 ‘보이드(void)’의 세계다. 

‘보이드’란 다층적 의미를 갖는다. 기본적으로 ‘빈 공간’이나 ‘공허감’이란 의미지만, ‘무효의 , 법적 효력이 없는’ 등으로 확장되며, 컴퓨터 용어로는 ‘새로 시작’의 의미도 된다.

“빈 공간, 나만의 공간을 찾으면서 도시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보이드가 발전하면서 가시화됐어요. 그동안의 작업은 보이드의 의미와 개념을 유추해보는 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이드는 다층적이어서 긍정과 부정을 모두 담기도 하고, 있음과 없음을 관통하기도 해요. 이런 다층적 의미가 예술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장수종, ‘보이드’ 프로젝트 설치작품.

그는 확장된 미디어의 실험을 통해 주어진 환경을 전환시킬 다양한 표현 양식들을 개척한다. 그러면서 다양한 삶을 경험하고, 공동 창조자로서 관객과 새로운 관계를 실험한다. 단순한 관람자에 머물지 않고 독창성과 자발성을 가진 창의적인 대중을 창출하려는 작업이다.  

작가가 생각하는 도시는 오랜 기간 다층적인 활동을 진행해 왔고 현재도 계속 진행하고 있는 유기체다. 급변하는 사회의 변화 속에서 도시민들의 공간적 유산과 장소적 기억은 파편화된 일상에 의해 정체돼 왔다고 장수종은 정의한다. 

▲장수종, ‘Existence’. 모노크롬 프린트, 콜라주.

그는 지역의 역사적 기억을 담고 있는 골목에 주목하고, 이를 문화적 공간으로 변화시키면서 주민과 지역을 파악한다. 숨겨진 이야기를 미디어 콘텐츠로 확보해 소멸하는 지역의 흔적을 정보 통신 기술로 저장한다. 일상에서 배제됐던 장소를, 확장된 미디어와 지역 장소성에 기반을 둔 콘텐츠로 회복시키려는 노력이다.   

주민을 관객으로, 관객을 주민으로 만드는 장소 체험

이를 위해 유기된 장소로 명명된 도시의 구석구석을 미디어 아트 플랫폼으로 변형시킨다. 이렇게 명명된 공간은 지역의 현대적 가치를 드러내며 지역 재생을 위한 상징 공간으로 재탄생한다. 

▲장수종, 도시재생 프로젝트.

최근까지 작가는 △도시 공간을 통해 도시성을 조사하는 어반 센소리엄(Urban Sensorium) △거리의 다양한 표지판을 통해 현대 도시의 일상성을 연구하는 웨이스트 랜드(Waste Land) △도시의 다양한 커뮤니티들을 분석하는 노바디(Nobody) △다양한 작가들과 협업해 즉흥 극장, 위치기반 게임 등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도시 공간을 맵핑하는 보이드 시티(Void City) △유휴지에 실험 건축물을 만들어 시민들과 호흡하는 메타그램(Metagram) 등 다양한 교류 프로그램과 아트 프로젝트를 네트워크 식으로 진행했다. 지역 산업과의 협업을 통한 장소 만들기다.

▲장수종, ‘보이드’ 프로젝트 설치작품.

현재 그가 진행하는 프로젝트는 장소성에 기반을 둔 융합적 문화 연대다. 도시에 적응하며 생존해 나가는 현대인의 삶과 가치를 조명하는 내용이다. 사물인터넷 개념이 위치기반 게임의 방법론과 결합해 도시 재생 사업과 연결된 미디어 아트 작품을 탄생시킨다. 

이 프로젝트는 다양한 공간과 지역 사이에서 사물과 장소 그리고 장소와 사람을 연결시킨다. 다각화된 기록 방법과 표현 장르를 통해 일상 공간을 전혀 다른 공간으로 변형시키는 것이다. 지역을 하나의 거대한 연극 무대처럼 만들어 주민을 관객으로, 관객을 주민으로 유도하는 장소성 체험 공간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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