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저널=왕진오 기자) 세계 유수의 갤러리와 미술관 등에서 활발한 전시를 이어가고 있는 벨기에 출신 추상화가 쿤 반덴 브룩(Koen van den Broek, 42)의 세 번째 개인전이 서울 압구정동 갤러리바톤에서 8월 27일부터 열린다.
'Sign Waves'라는 타이틀을 내건 이번 전시는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작가의 개념이자 작품과 직간접 또는 관념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이정표이다.
특정 지역의 도로변을 포착한 작품 'Havana', 'Fence/Die Beacon'은 도로명, 회전 방향들이 쓰여 있을 법한 채색된 철골 구조물이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상단에 위치하고 있을 사인(Sign)은 의도적으로 배제됐다.
이 부재는 보이지 않는 존재를 더욱 부각시키면서 익숙함 속에서 낯섦이 느껴지는 언케니(Uncanny)적 효과를 불러일으킨다.
촬영된 사진에서 회화로 옮겨진 대상은 작가에 의해 색상이 변형되고 이미지가 강조, 축소되면서 애초 현상된 이미지와의 거리가 영원히 고착된다. 무명의 장소를 작품 주제로 줄곧 삼아온 작가의 접근 방식에서 사인은 사인이 아닌 상태로 존재한다.
두세 가지 원색의 파동이 일정한 간격을 두고 특정한 리듬감을 공유하면서 산재해 있는 'Waves' 시리즈와 존 체임벌린의 조각 작품에서 모티브를 취한 작품 'Cut Away'도 선보인다.
쿤은 "현대미술이라는 하나의 거대한 흐름이 긴 파동을 가지며 현재까지 흘러왔고, 그 파동 선상에서 서로 이어지고 있는 느낌을 재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건축학을 전공한 작가는 로열 아카데미 오브 파인 아트와 네덜란드 아카데미 오브 비주얼아트 등에서 수학했다. 작품은 SFMoMA, LA County Museum 등 주요 미술관과, 한국에는 삼성미술관 리움이 소장하고 있다. 전시는 10월 8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