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저널=왕진오 기자) 국내 미술품 양대 경매사인 서울옥션과 K옥션의 9월 메인 경매에 437점, 약 240억 원대의 작품이 대거 출품된다.
올 상반기부터 주식시장에서 신고가 행진을 펼치고 있는 서울옥션은 260점, 추정가 110억∼160억 원대 경매를 준비한다.
경국대전, 월인석보 등 보물 18점을 포함한 '고서경매 - 책의 기운, 문자의 향기'를 9월 14일 진행하며, 15일에는 시작가 15억 원의 김환기 작품이 포함된 근현대 미술품과 고미술품으로 구성된 '제137회 미술품 경매'를 펼친다.
고서 경매에는 추정가 3억 5000만∼5억 5000만 원의 보물 제1683-2호 하피첩이 애호가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하피첩(霞帔帖)'은 1810년 가을 다산 정약용이 전라도 강진에서 유배 생활을 할 때 부인과 아들, 딸, 손자에게 보내는 사랑과 가르침을 살펴볼 수 있게 한다.
보물 제745-3호 '월인석보' 권9, 권10 2책과, 조선 통치체제의 대강을 규정한 기본 법전 보물 제1521호 '경국대전' 권3도 경매에 붙여진다.
제137회 미술품 경매에는 김환기, 이인성, 천경자, 박서보 등 근현대 작가들의 작품과 근대 동양화, 서간, 시고, 목기 등 다양한 고미술품이 나온다.
시작가 15억 원에 경매를 시작하는 김환기의 1950년대 중반 작품 '산'의 낙찰 여부도 관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8억 원부터 응찰되는 이인성의 '침실의 소녀'도 주목할 만한 작품이다.
또한 보물 제1204호 '의겸등필수월관음도'는 18세기 조선 최고의 승려화가 의겸이 그려낸 '수월관음도'로 4억 3000만∼7억 원에 경매를 시작한다.
이외에도 천경자의 1977년 작 '여인'은 4억에서 5억 원에, 장욱진의 풍경은 1억에서 1억 8000만 원에 출품된다. 서울옥션의 9월 메인 경매에 출품되는 작품의 전시는 9월 3∼6일 서울옥션 강남점에서, 9∼15일 평창동 본사에서 볼 수 있다.
총 177점, 약 83억 원어치의 작품이 출품되는 K옥션의 가을 경매는 9월 16일 오후 5시에 서울 신사동 K옥션 본사에서 진행된다.
이날 경매에는 현대 미술의 대가 김환기의 20억 원대 작품 8점을 포함해 근대 서양화의 양대 거목 박수근, 이중섭의 작품, 천경자의 인물화 2점 그리고 한국 근현대 미술을 빛낸 대표 작가 장욱진, 이인성, 도상봉, 오지호, 이대원 등의 작품이 나온다.
해외 미술로는 줄리안 오피, 야요이 쿠사마, 요시토모 나라의 작품이, 한국화 및 고미술 부분에는 고암 이응노, 청전 이상범의 작품과 청자상감운학문매병, 백자 달항아리 등이 출품된다.
마지막으로 공공기관 의뢰 작품에서는 법원과 KDIC 등이 공적자금회수를 위해 의뢰한 작품 21점이 경매에 오른다.
K옥션의 9월 가을 경매에는 추정가 12억∼20억 원에 경매를 시작하는 김환기의 1966년 작품 '3-II-66'의 낙찰 여부가 주목을 받고 있다. 다양하고 폭넓은 영역에 걸쳐 많은 작품을 남긴 현대 미술의 대가 김환기의, 구체적인 자연 모티프가 사라지고 순수한 색의 면, 점, 선의 추상적 구성이 진행된 작품이다.
천경자의 작품은 여성 인물화가 많은데, 크게 자신의 모습을 담은 ‘자화상 성격의 인물화’와 일상생활이나 여행을 통해 만난 ‘타인의 인물화’로 나뉜다. 그러나 타인의 인물화일지라도 그 얼굴에는 작가의 표정과 감정이 겹쳐 있어 결국은 천경자의 모습이 투영되어 있다.
이번 경매에 출품된 작품 ‘신디’는 무명 배우의 모습을 그린 것이다. 외롭고 고독한 얼굴과 공허한 눈동자, 길게 뻗은 목, 굳게 다문 입술에서 슬픔과 한을 가진 작가의 자화상을 읽을 수 있다.
현재 심사정, 심산 노수현, 청전 이상범 등 주요 한국화 작가의 작품과 청자상감운학문매병, 백자 달항아리, 백범 김구, 박정희 휘호 등이 나오는 K옥션의 가을 경매 출품작들은 9월 5∼16일 K옥션 신사동 사옥에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