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의 문화예술나눔공간 스페이스 K 과천은 작가 3인이 복고적인 풍경을 담은 기획전 'Retro-Scene'을 연다.
작가 김성수, 이상원, 정재호가 참여한 이번 전시는 지나간 시대의 기억과 이미지를 그들만의 시각을 통해 낯선 장면으로 재구성했다.
이번 전시에서 김성수는 자신의 유년 시절을 토대로 놀이기구와 우화적 요소를 결합한 '나의 유년기 시리즈 - 상자 속의 놀이공원'을 선보인다. 작가는 누구나 소중히 간직하고 있는 유년 시절의 경험과 기억을 작품을 통해 현재로 불러들여 관람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동력을 부여한 조각(키네틱 아트)을 통해 환상으로 박제된 유년 시절의 기억을 환기시키는 동시에 또 다른 경험을 개입시켜 관람객과 시공간을 공유하고자 한다고 작가는 밝혔다.
이상원은 모두 같은 옷을 입고 열을 맞춰 서있는 군중들로 화면을 가득 채운다. 이는 개성보다는 전체와 집단을 중시했던 한 시대를 떠올리게 한다. 우리 몸에 배어 있는 규격화된 관습이 과거뿐 아니라 오늘날에도 유효한 사회의 초상을 통해, 지난 세대의 유산이 어떠한 형태로 우리네 삶 속에 뿌리내리고 있는지 바라보게 한다.
정재호는 사회 발전의 과도기를 내달리던 한국의 1960-70년대의 사물과 풍경들을 추적한다. 그가 수집하는 장면들은 한때 우리 삶의 영위를 대변했지만 이제는 시대의 풍파에 의해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진 것들이다. 이 기억의 장면들은, 사라진 것의 재현에서 벗어나 지난 세대가 남긴 흔적이 오늘 우리의 현 좌표와 내일의 방향성을 찾는 이정표가 되도록 하는 작업이다.
전시에 참여한 작가 3인이 불러오는 오래된 시대의 초상들은, 과거를 기리는 막연한 노스탤지어가 아니라 우리 세대의 기반이자 유산으로 작동한다. 새로운 것들이 넘쳐흘러 지나간 시대와 쉽게 단절되고 마는 요즈음 지난 세대가 남긴 장면들은 우리가 잃어버린 존재들을 다시금 환기시킨다.
회화와 조각을 통해 새롭게 재생된 장면들이 펼쳐지는 이번 전시는 "어제가 될 오늘에 대한 반성, 그리고 다시 내일을 위한 모색으로 응답할 것"이라고 갤러리 측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