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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저널 = 김연수 기자) 이 책(원제 ‘33 Artists in 3 Acts’)은 저자인 세라 손튼(Sarah Thornton)이 제프 쿤스(Jeff Koons), 아이웨이웨이(Ai weiwei), 데미언 허스트(Damien Hirst), 쿠사마 야요이(Kusama Yayoi), 신디 셔먼(Cindy Sherman) 등 현존하는 가장 유명한 현대 미술가들을 만나 그들에게 직접 “미술가란 무엇인가”를 묻고, 이들로부터 생생하고 다층적인 미술가 내면의 이야기를 이끌어 낸 책이다.
저자는 지난 2011년 출간된 전작 ‘걸작의 뒷모습(Seven Days in the Art World)’에서 비밀스럽고 배타적인 미술계의 현장을 추적해 주목을 받았다. 이번에 출간한 ‘예술가의 뒷모습’은 “선망할 만한 자유를 지닌 궁극의 개인으로서 국제적으로 입지를 굳히고 있는 전문가 직업군”인 미술가에게 초점을 맞춰 오늘날 본격적인 프로 미술가가 된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탐구했다.
이 책은 각각 정치(politics), 친족(kinship), 숙련 작업(craft)이라는 세 막으로 이뤄져 있으며, 각 막마다 상대를 돋보이게 하는 미술가(제프 쿤스 vs. 아이웨이웨이, 데미언 허스트 vs. 앤드리아 프레이저…)들을 반복 배치해 비교-대조한다.
미술가와의 심층 인터뷰는 그들이 자신의 작업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어떤 규범과 신념을 갖고 살아가는지, 미술 시장, 비평가, 미디어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등 날카로운 주제의 이야기를 이끌어 냄으로써 현대 미술가들이 비밀스럽게 감추고 있던 내면과 감정의 속살을 엿볼 수 있게 한다.
5대륙 14개국 출신으로 대부분 1950~60년대 출생했고 경력이 20년 이상 되는 미술가들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이들은 미술가로서의 정체성을 확실히 알고 있으며, 자신의 평판과 사회적 위상에 대해 개방적인 태도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하지만 저자는 이 책에 담긴 미술가들의 발언이 모두 솔직한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미심쩍은 발언까지 그대로 옮겨 독자의 판단에 맡김으로써 정제된 언어로 미술가의 삶을 서술하기보다는 한층 더 민낯에 가까운 미술가의 모습을 드러내고자 시도한다.
세라 손튼 지음, 배수희 옮김 / 2만 9천 500원 / 세미콜론 펴냄 / 584쪽
김연수 기자 hohma00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