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하나⁄ 2016.04.25 19:30:55
아트센터 나비는 도시 대정전 상황을 상정하고 그 돌파구를 예술과 기술의 융복합으로 찾는 해카톤 '나비 해카톤 시빅해킹: Blackout City - 도시 대정전'을 장충동 타작마당(서울시 중구 장충동1가 89-1)에서 연다.
여기서 잠깐, 해카톤과 시빅해킹(Civic Hacking)라는 말이 낯선 이가 많을 것이다. 이 말의 의미를 우선 알아보자.
우선, 해카톤이란 해킹하다(Hack)와 마라톤(Marathon)의 합성어다. 이는 한정된 시간 동안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새로운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실행에 옮기는 활동을 말한다. 시빅해킹(Civic Hacking)은 도시를 더 나은 모습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기술, 예술, 사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해결 방법을 고안하고 적극적으로 삶에 적용시키는 시민들의 행위를 뜻한다.
아트센터 나비가 추구하는 시빅 해킹은 시민과 전문가들의 협업으로 도시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파악하고, 기술적 돌파구를 개발해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번 해카톤은 테크놀로지 기반 예술 작업과 시빅해커들의 창의적 도시 해킹을 통해 도시 대정전 사태를 대비하거나 혹은 그 상황에서 생존할 수 있는 기술적 돌파구를 모색해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인류의 지표가 되어주던 슈퍼 인공지능은 무분별한 개발과 환경파괴로 지구가 한계에 이르렀다 판단하기에 이른다. 이에 전력공급을 강제 차단하는 인류 재부팅 프로젝트를 강행했고, 대한민국은 그 첫 번째 타깃이 된다'라는 가상의 시나리오를 설정했다. 개발자, 아티스트, 도시 전문가, 에너지 전문가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해 지난달 3월 26일 진행한 아이디어톤을 통해 총 6팀이 구성됐다.
참여자는 시빅해킹 단체 '코드포서울', '코드포인천'과 신생 에너지 전문 스타트업 '놀라디자인', 그리고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을 이어온 미디어 아티스트 IVAAIU, 신승연, 최재필 등으로 구성되었다. 아이디어톤에서는 압전 발전 댄스 플로어를 제작해 도시의 정전 상황에서 자가 발전 에너지로 언더그라운드 전자음악 파티를 즐길 수 있는 아이디어, 시민들이 효과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고 자발적-협력적으로 재난 상황을 해결 할 수 있도록 돕는 시민 참여형 관제 센터 웹 서비스 등의 아이디어가 논의됐다.
아트센터 나비 측은 "이 결과물을 통해 현 예술의 지향점과 기술의 융합 그리고 사회 전반을 성찰하여 미래도시를 미리 그려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해카톤은 4월 22~23일 무박 2일 동안 타작마당에서 진행됐고, 4월 27일(수) 7시 오픈 스튜디오 행사에서는 6팀의 최종 결과물 발표와 심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심사에는 아트센터 나비의 노소영 관장, 서울대 융합기술대학원 이중식교수, 울산과학기술대학원 조재원 교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강종윤 교수가 전문 심사위원으로 참석하고 오픈 스튜디오에 모인 관객들도 투표를 통해 심사에 참여할 예정이다.
미디어아트 전문 미술관인 아트센터 나비는 2013년부터 지속적으로 창작 해카톤을 개최하고 있다. 방앤리, 권병준, 플랜비(김태윤+윤지현), 강병수 등 미디어 아티스트뿐만 아니라 패션디자이너 김홍범, 가방디자이너 호제 등 총 100명의 국내 크리에이터들이 사운드, 웨어러블 등을 주제로 협업했다. 뿐만 아니라 2014년 11월 제주ICC에서 국내 최초로 한중일 창작 해카톤 PAN Innovation for Good을 개최, 한국, 중국, 일본, 대만 등 26명의 창작자들 모여 “Innovation for Good"을 주제로 IoT 개념의 로봇 물고기, 소리를 촉각으로 변환해주는 비트큐브 등을 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