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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홍콩경매 앞둔 K옥션 손이천 경매사 "위작 사태 없도록 시스템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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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연수⁄ 2016.05.27 14:50:04

▲김환기, ‘Ⅰ-1964’. 캔버스에 오일, 61 × 84cm. 1964.


K옥션이 5월 29일 오후 3시 홍콩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홍콩경매를 개최한다.


68점 약 98억 원어치의 작품이 출품되는 이번 경매에는 한국미술을 대표하며, 전세계 미술시장에서 호평을 받는 김환기의 1960년대 작품을 선두로 정상화, 박서보, 윤형근, 하종현의 작품을 비롯해 이우환, 김기린, 이동엽, 이강소의 작품이 홍콩시장을 공략한다.


이 밖에도 피카소, 위에 민준, 윌렘 드 쿠닝, 헤르난바스 등 유명 해외 작가의 작품도 출품된다. 홍콩 현지 프리뷰는 5월 27~29일 그랜드하얏트 호텔의 메자닌층 더 레지던스에서, 경매는 29일 오후 3시 같은 장소에서 진행된다.


한편, 한국 미술이 해외 미술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소식이 연일 들려온다. 기분 좋은 일이지만, 경매 최고가를 갱신했다며 보도되는 액수는 '영 딴세상 이야기'로 들린다. 미술 작품이란 그리도 비싼 것인가? 돈 있는 사람들만 감상할 수 있는 건가?라는 의문이 절로 든다.


이 밖에도 미술시장의 가장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옥션에 대한 여러 가지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신사동의 K옥션을 방문했다. 홍콩경매에 나서는 옥션 빌딩의 1층 전시장에선 작품들의 프리뷰가 이뤄지고 있었다. 재작년부터 열풍이 일기 시작해 아직도 경매 시장에서 열기가 식지 않은 단색화들이 가장 많이 눈에 띈다.


K옥션의 경매사이자, 홍보차장인 손이천은 이번 홍콩 경매에 대해 70~80년대 단색화 화가들의 구하기 어려운 초기 작품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작품을 둘러본 후 간단한(?) 질문을 던졌다. 대화 뒤 옥션에 대한 불편한 편견이 완전히 다 사라졌다고 할 수는 없지만, 미술 시장 다양화의 필요성에 대해선 공감대를 이뤘다.


▲정상화, ‘Untitled 06-2-10’. 캔버스에 아크릴, 130.3 × 162.2cm. 2006.


다음은 손이천 차장과의 일문일답.


- 미술 작품이 왜 이렇게 비싼가요?

“물론 비싼 작품도 있지만, 비싼 작품만 있는 것은 아니예요. 가격대는 다양하게 형성돼 있어요. K옥션의 경우 온라인 마켓을 따로 마련해 300만 원 이하의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 가격으로 시장을 구분하는 이유가 있나요?

“시장을 구분하는 이유는 작가의 이름이나 작품에 따른 가치보다, 판매와 구입의 효율성 때문입니다. 콜렉터입장에서도 예상가격 범위 내의 작품들을 접하는 것이 효율적이구요."


- 아직도 단색화 인기가 많나요?

“단색화 열풍은 2014년 이전부터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그런 흐름을 읽어낸 유수의 갤러리들이 프로모션을 많이 진행하면서 2014년 하반기부터 열풍이 불기 시작했죠. 해외 시장은 아직도 유독 단색화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 작품 가격에 대해 경매회사가 이른바 '장난'(검증되지 않은 작가의 이름값을 높이기 위해 호가를 높게 부르는 등)을 펼치는 것이 가능한가요?

“솔직히 콜렉터 분들이 셀러보다 더 똑똑하다고 느낄 때가 많습니다. 돈 쓰는 사람이 더 철저한 조사를 하기 마련이죠. 그리고 기본적인 유통원리에 따라 가격은 소비자에 의해 정해지게 돼 있습니다.”


- 왜 갤러리나 미술관에서 보여주는 작품들과 경매시장에서 잘 팔리는 작품들은 다르죠?

“갤러리는 1차 시장이고, 경매는 2차 시장입니다. 전시가 좋은 거랑 작품이 팔리는 것은 다른 문제에요. 2차 시장인 경매에선 수요가 많고 유통이 되는 작품이 팔리기 마련입니다. 또한 미술 시장의 트렌드가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경매를 진행하는 손이천 경매사. (사진= K옥션)


- 그럼 갤러리에서 작품을 구입하는 것과 옥션에서 작품을 구입하는 것의 다른 점은?

“갤러리 전시를 통하면 정확히 마음에 드는 작품을 살 수 있지만, 비쌀 수도 있어요. 하지만 옥션을 통해 구입하면 싸게 구입할 가능성도 있고, 작품에 하자가 있을 경우 보상 및 구제를 받을 수 있는 공식적 통로가 생긴다는 장점이 있어요.”


-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이우환 화백의 위작 논란이 K옥션에서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위작 논란이 터졌을 때 보증서까지 확인하지 못한 잘못은 바로 인정했습니다. 그래서 확인 시스템을 개편했고요. 다행인 것은 낙찰 받으신 분에게 작품이 넘어가기 직전에 논란이 시작됐기에 낙찰 금액을 돌려드리는 것으로 마무리되긴 했지만, 이런 일은 한 번 일어나면 신뢰성에 금이 가는 일이기도 합니다.”


- 작품의 하자는 어떻게 확인이 가능한가요?

“최소 경력이 6~7년인 스페셜리스트들이 감정과 프라이싱(가격 책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몇 천에서 몇 만 점의 그림을 보며 트레이닝 된 인력들입니다. 특히 고미술의 경우는 미술 사학 등을 전공한 관련 전문가가 아니면 담당하기 힘든 분야입니다.”


- 젊은 작가들의 작품은 잘 주목하지 않나요?

“컨템포러리 아티스트들에 대한 수요도 분명히 있고, 몇몇 젊은 작가의 작업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말씀드린대로 경매 시장은 컬렉터의 요구에 의해 결정됩니다. 옥션의 역할은 작가를 발굴한다기보다 유통을 활발하게 하는 것이기도 하구요. 하지만, 시장이 더 넓어져야 한다는 고민은 항상 갖고 있습니다.”


- 미술 시장이 다루는 분야가 확대되기 위해선 뭐가 필요할까요?

“아무래도 미술에 대한 선입견이 가장 큰 장애물이긴 합니다. 특권층과 돈 많은 사람만이 즐길 수 있는 분야로 인식된 것이 사실입니다. 사실 1000만 원 이하의 작품이 80%라면, 수천만 원 혹은 억대의 작품들은 10%미만이죠. 경제 규모에 비해 미술 시장은 매우 작습니다. 그러기에 가장 필요한 것은 대중의 관심입니다. 관심이 많을수록 작품의 분야 역시 더 다양화될 수 있거든요. 더 많은 사람들이 부담 갖지 않고, 자전거 타듯 가볍게 미술 작품을 보러 방문하면 좋겠습니다.”


- 여기 전시장도 아무나 방문할 수 있나요?

“물론입니다. 전시도 무료구요. 미술 초보자가 경험을 쌓기에는 경매장 만한 곳이 없습니다. 작품 구입 안 해도 되고, 관심과 흥미만 생겨도 미술시장과 작가들에게는 큰 도움이 됩니다.”


▲K옥션의 작년 겨울 경매 장면. (사진= K옥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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