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의 마지막 그림’은 예술가가 남긴 마지막 작품들을 선별해 모아놓은 명작집이자 그에 관한 이야기가 실었다.
미술 저술가 이유리는 예술가들이 남긴 빼어난 예술작품 중에서도 유독 화가의 마지막 그림에 마음을 빼앗겼다. 생의 끝, 가장 아름답고 치열한 시간에 화가의 손끝에서 피어난 그림 한 점엔 삶의 진실이 녹아 있으리란 생각에서다.
그리고 실제로 화가의 마지막 그림 안에는 죽음이 임박한 순간, 그들이 무얼 예감했고 무얼 목격했으며 무슨 메시지를 최후로 남기고 싶었는지가 생생하게 담겨 있다. 생의 마감하기 전 최후의 작품이라면 비극과 무력함 덧없음이 깃들어 있으리라 짐작하기 쉽다. 실제로 죽음을 앞 둔 예술가들이 겪은 고통은 상상을 초월했다. 하지만 그런 비극 속에서도 생에 대한 에너지와 열망이 담긴 메시지가 가득했다는 반전 또한 존재한다.
반 고흐의 진짜 유작 ‘나무뿌리’가 말해주는 반 고흐 죽음의 진실, 사랑을 잃은 뒤 생을 마감했던 이중섭 ,잔 에뷔테른, 에곤 실레... 예술가의 삶이 참혹할수록 사후에 성공을 거둘 확률이 더 높아진다는 미술계의 얄궂은 속설을 증명하고 만 바스키아와 마크 로스코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외에도 시시각각 죄어오는 나치의 수색에 숨이 막힐 것 같은 상황에서도 여전히 ‘나는 살아있다’는 증거의 표시로 붓을 놓지 않은 유대인 화가 펠릭스 누스바움, 생때같은 아들과 손자를 연달아 전쟁터에서 잃은 후 ‘전쟁 반대’ 메시지를 새긴 작품을 줄기차게 생산한 케테 콜비츠, 세상이 반대한 사랑을 했다는 아픔을 기어이 숭고한 작품으로 승화시킨 미켈란젤로 등 다채로운 이야기가 가득하다.
이유리 지음 / 1만 4천 800원 / 서해문집 펴냄 / 320쪽